• 게으름은 당신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

    1/ 우리는 대부분 자신에게 말도 안 되게 높은 기준을 적용한 뒤 일을 더 하고, 덜 쉬어야 한다고 느낀다. 우울증, 양육, 불안, 트라우마, 허리 통증이나 단순히 인간으로 사는 것과 같은 개인적인 문제들이 충분히 타당한 변명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초인적인 수준의 성취를 해야 하고, 그러지 못할 때 게으르다고 자신을 질책한다.

    2/ ‘게으른lazy’이라는 단어는 1540년경에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때도 이 단어는 일이나 노력하기를 싫어하는 누군가를 비판할 때 사용되었다.

    3/ 집중을 못 하고, 피곤하고, 게으르다고 느끼는 것은 몸과 뇌가 휴식할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진burn-out 직전의 사람은 집중을 못 하고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반복적으로 증명되었다. 압박과 스트레스를 아무리 많이 가한다 해도 없는 집중력과 동기가 마법처럼 생기지 않는다. 해법은 한동안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다.

    4/ 게으름이라는 거짓은 휴식에 대한 욕구가 우리를 형편없는 사람으로 만든다고 설득하려 한다. 동기가 없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므로 어떻게 해서든 피해야 한다고 믿게 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느끼는 피로감과 게으름은 약간의 휴식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우리를 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

    5/ 많은 사람은 자유 시간에 대한 욕구를 숨겨야 한다고 느낀다. 계획을 취소할 때, 정말 그럴듯한, 도덕적으로 타당해 보이는 변명을 애써 찾는다. 변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진실은 말해서는 안 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한계와 욕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인정하는 것은 나약함이 아니라 강인함의 신호다. 의무를 줄이는 것은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실망시키는 게 아니다.

    6/ 명상은 천천히 움직이고, 침묵을 음미하고, 지금 이 순간을 느낄 수 있음을 알려준다. 명상은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명상은 잠시 목표를 내려놓고 스트레스를 놓아버리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와 웰빙을 회복하는 일에 관한 것이다.

    7/ “실패는 완전한 패배다. 그리고 패배함으로써 삶, 사랑, 예술, 존재를 위한 다른 목표들을 상상할 수 있다.” (잭 핼버스탬Jack Halbertam) 달리 말하자면, 실패할 때 우리는 타인의 기대를 따르는 대신 무엇을 우리의 진정한 목표와 우선 사항으로 삼을지 선택할 자유가 생긴다.

    8/ 완벽한 양육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부모는 결함이 있으며, 그런 결함을 없애려는 노력은 통하지 않았다. 그 대신 완벽해지려는 희망을 완전히 버릴 때 오히려 더 잘 대처했다. 충분히 좋은 부모good-enough parent는 자녀에게 사랑, 안식처, 충분한 음식을 제공한다. 실수도 하지만 그 일이 자녀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9/ 게으른 사람을 혐오하는 문화는 인간관계, 자녀 양육, 신체 치수, 투표를 막는 요인 등등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이 거짓은 우리에게 더 많이 일하는 사람이 더 가치가 있다고 가르친다. 그런 식으로 사람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불안과 비판으로 점철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10/ 자신에게 친절하라 — 아이러니하게도 게으름이라는 거짓에 저항하는 법을 배우려면 끊임없이 지속되는 내적 작업이 많이 필요하다. 자기 연민과 친절을 계속해서 실천하고, 변화가 바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노력한다고 결과가 바로바로 나오는 게 아니며, 게으름이라는 거짓과의 싸움에서 승리한다 해도 받게 되는 트로피도 없다. 그냥 계속해서 배우는 것이다. 결코 완벽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지금 그대로의 당신으로도 괜찮다. 다른 모든 사람도 마찬가지다.


    ¶ 출처: 데번 프라이스, ⟪게으르다는 착각⟫, 웨일북, 2022. (책 구입하기)

    책: 게으르다는 착각
  • 망하는 조직에 있으면 자신감을 잃게 된다

    1/ 망하는 조직에 있으면 자신감을 잃게 되어 있다. 조직이 점점 더 정치적으로 변한다. 나쁜 버릇을 많이 배운다. 그런 환경에 있으면 다 따라하게 된다.

    2/ 좋은 회사는 성장하는 회사이다. 성장을 해야 사람도 더 들어오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늘어난다.

    3/ 불확실성은 언제나 있다. 그걸 통해서 무언가를 잃는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가진 것과 새로운 경험을 교환한다고 생각하라.

    4/ 자신의 상처를 인지하려면 가슴 속 소리를 잘 들어봐야 한다. 일을 하다가 갑자기 감정적이 되고 불안해진다면 많은 경우 과거의 상처와 관련이 있다. 그 상처가 치유가 안 되면 이상한 사람이 되어간다.

    5/ 사람이 변화하는 것은 두 가지. 하나는 안 해본 거 해 보는 것. 또 하나는 싫어하는 거 다시 해 보는 것. 뭔가 불안하고 감정적이 된다 싶은 상황들이 있으면 정공법으로 부딪혀보는 것도 방법이다.

    6/ 기본적으로 큰 회사는 개인이 낼 수 있는 임팩트에 한계가 있다. 시간이 가장 유한한 자원이고 속도가 중요한데 큰 회사는 속도를 내기가 어렵다.

    7/ 스타트업은 사람을 잘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뽑은 사람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이끌기 위한 노력, 문화가 있어야 한다. 원래 있던 사람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면 그게 잘 안 된다.


    ¶ 출처: 27년차 실리콘밸리 개발자 한기용의 인생 이야기 (Youtube)

  • 창업해서 성공한 경험 있는 VC가 성공할 가능성 높은 이유

    1/ 연구 주제는 창업자로서의 경험이 벤처 투자자로 성공하는 데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임(how experience as founders affects the success of venture capitalists). 창업해서 성공한 경험 있는 투자자(successful founder-VC, SFVC), 창업해서 실패한 경험 있는 투자자(unsuccessful founder-VC, UFVC) 그리고 창업 경험 없는 투자자(professional VC, PVC) 간의 차이를 연구함.

    2/ 전체 벤처 투자자 중에서 스타트업(벤처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venture capital-backed statup)을 창업한 경험이 있는 투자자는 약 7% 정도임. 창업자는 과거 자신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던 VC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음: 창업해서 성공한 경우(SFVC)는 89.0%, 성공하지 못한 경우(UFVC)는 85.4%.

    3/ 창업해서 성공한 경험 있는 벤처 투자자(SFVC)의 투자 성공률은 29.8%로서 대조군에 비하여 높았음. cf. 창업 실패 경험 있는 투자자(UFVC)의 투자 성공률은 19.2%, 창업 경험 없는 투자자(PVC)의 투자 성공률은 23.2%. (여기서 투자 성공이란, 기업공개를 하거나 총 투자액 대비 높은 가치로 회수한 경우를 의미함.)

    4/ 창업해서 성공한 경험 있는 벤처 투자자(SFVC)는 더 나은 딜 플로우(deal flow)를 끌어 오는 경향이 있음. 그들의 포트폴리오 스타트업의 창업자는 (창업 성공률 높은) 연쇄 창업자일 확률이 높고, 상위권 대학원 프로그램 수료했을 가능성이 크며, 투자자 본인이 과거 창업했던 스타트업의 동료였을 가능성이 큼.

    5/ 그러나, 딜과 벤처 투자 회사의 품질(deal and venture capital firm quality)이란 변수를 통제하더라도 여전히 창업해서 성공한 경험 있는 벤처 투자자(SFVC)의 투자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임. 도구 변수 분석(Instrumental Variable Analysis)에 의하면, SFVC의 투자 성공은 양질의 딜 플로우(deal flow) 또는 선별 활동(selection)에 더하여 그들이 투자 이후에 가치를 높이는 활동(add value)으로 포트폴리오 회사에 기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임.


    ¶ 출처: 김석관, 창업 경험이 있는 벤처캐피탈리스트는 투자자로서 더 성공적일까? (네이버 블로그), Paul A.Gompers & Vladimir Mukharlyamov, TRANSFERABLE SKILLS? FOUNDERS AS VENTURE CAPITALISTS, NBER Working Paper 29907 (PDF 다운로드)

  • 10년 동안 기록을 해 온 창작자의 기록 노하우

    1/ 처음에는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다 종이 일기장에 썼다. 날이 갈수록 기록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현재 갖게 된 기록의 노트는 4가지 형태다: 스케쥴(노션), 영감(아이폰 메모), 비밀(일기장), 글쓰기 연습(블로그).

    2/ 노션에 스케쥴 쓰는 이유는 PC, 모바일에서 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고 뭐가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삶에서 낭비가 적다. 휴일이지만 오늘 일정을 다 적었다. 하루를 계획을 세워서 살면 자기 전에 후회가 없다. 그날 하루를 만족스럽게 살면 잠을 잘 잔다. 잠을 잘 자면 불면이 없고 우울증이 안 온다.

    3/ 영감은 아이폰 메모에 적는다. 영감은 언제 떠오를지 모르기 때문에 언제든 적을 수 있는 매체여야 한다. 샤워하다가도 애플워치에 적는다. 스케쥴과 영감은 다르다. 한 노트에 쓰면 안 된다. 기록을 10년 해보니 알겠더라. 용도에 따라 기록 도구가 달라야 한다.

    ​4/ 매력적인 사람이 되려면 비밀이 있어야 한다. 비밀이라는 건 일기에서 나온다. 고독의 순간에 사유를 한 걸 일기에 적으면 그게 나라는 사람의 깊이를 만들어준다. 일기는 나만 알고 있는 노트에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놓으면 된다. 인생을 산다는 건 나라는 사람에게 적응하고 그걸 최대한으로 잘 살려서 사는 것이다. 그게 인생이 아니겠는가. 일기장만큼 자기에게 재밌는 책이 또 없다.

    ​5/ 일기장 뭐 쓰나? 몰스킨은 비추한다. 사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히스토리 빼고 실용성 없다. 가격 너무 비싸. 종이 질이 쓰레기다. 나는 최소 만년필 잉크를 견디는 종이를 찾는다. 난 만년필 쓰려고 일기 쓰는 건데… 노트의 특징은 너무 비쌀 필요 없고 너무 싸면 애착이 안 든다. 그 중간이 15,000~25,000원 정도이다. 어차피 한 번 사면 짧게 3개월, 길게 1년씩 쓴다. 아무튼 결론은 미도리노트 추천…

    ​6/ 사회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보여지는 글도 쓴다. 보여지는 글 쓰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사람들이 이걸 보고 있어 라고 생각하면 좀 더 논리를 갖추게 되고 부끄러움을 알게 되고 맞춤법에 신경을 쓰게 된다. 글이 진짜 많이 늘게 되었다. 블로그 장점은 의외로 언더그라운드에 일기 쓰는 사람 많다는 걸 알게 된다는 거. 일기를 공유하며 내적 친밀감을 공유한다. 이게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과 또 다른 느낌이다.


    출처는 “일기만 10년 쓴 사람이 추천하는 노트와 앱” 영상. 참고로 유튜버 이연님은 내가 2021년 읽은 책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던 《겁내지 않고 그리는 법》의 저자.

  • 일본 리걸테크 스타트업 LegalForce

    1/ 일본 리걸테크 스타트업 LegalForce가 137억 엔의 시리즈 D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이번 라운드까지 누적 투자 유치액은 179억 엔이다.

    2/ LegalForce가 제공하는 핵심 서비스는 계약서 파일을 업로드 하면 계약 유형별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필수 조항 누락이나 리스크 있는 조항을 검출하는 것이다(“use AI to screen contracts for loopholes and potential legal risks”).

    3/ 이전 계약서에서 원하는 조항을 바로 검색하는 기능이나 기재례를 제공하는 기능도 있고, 작성 중 문서의 버전 관리가 가능하며, 팀원 간 코멘트를 주고 받는 일종의 협업 기능도 있다. MS Word에서 플러그인(?)처럼 바로 쓸 수 있어서 사용성이 높아 보인다.

    4/ LegalForce라는 사명 및 제품명은 SalesForce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계약서 자동 검토 기능 제공에 국한하지 않고, 검토 의뢰부터 전자 계약 체결까지 법무 프로세스 전반을 효율화 할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SaaS). 계약서 자동 검토 기능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계약서 등 법률문서 관리 시스템이 필요한 클라이언트에게 소구점이 있다는 의미이다. 서비스 출시 3년 만에 2,000곳 넘는 고객사를 확보했다.

    5/ 변호사 고용 여력 또는 의사가 없는 기업이 주요 고객사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법무법인 등 변호사도 주요 고객사라고 한다(300곳 이상 사용 중). LegalForce 홈페이지에 게재된 한 변호사 고객 인터뷰를 보면, 이 LegalForce 사용으로 계약서 검토 시간을 50% 이상 단축시켰다는 경험담이 있다. 무엇보다 이 솔루션 도입을 통해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이 효율적으로 개선되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6/ 온라인 콘텐츠 마케팅, B2B 세일즈도 야무지게 한다. LegalForce 홈페이지에 고객사의 솔루션 도입 사례를 매우 매력적으로 소개하고 있고, 법률 개정 소식이나 실무에서 유용하게 참고할 법무 관련 콘텐츠를 다수 제공하고 있다.

    7/ LegalForce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파일로 다운로드 하려면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때 소속 회사에서 1달에 계약서 검토 건수가 몇 건인지 등을 물어본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매우 꼼꼼하고 치밀한 홍보 설계라고 느껴졌다.

    8/ 창업자인 츠노다 노조무(角田 望)는 1987년생 교토대 법학부 졸업한 변호사이다. 일본 Top-tier 로펌인 모리 하마다 마츠모토 법률사무소에서 일할 때 계약서 검토할 때마다 오탈자가 없도록 인용 조문에 오류가 없도록 꼼꼼히 검토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인간은 스스로를 믿을 수가 없다!) 그래서 매일 새벽 3~4시까지 일했던 경험이 사업 아이디어가 되었다고 한다.

    9/ LegalForce는 2017년 창업했다. 이때, 먹고 살기 위해 법률사무소 Zelo도 같이 개업했다. 제품이 출시된 건 2019년이었다고 한다. 이번 시리즈 D 투자금으로 미국 시장에 도전한다고 한다.

  • 나는 인생의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키르케고르는 말했다. “모험은 불안을 유발하지만, 모험하지 않으면 자아를 상실한다…… 가장 큰 모험을 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자아를 의식하는 것이다.” 두렵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뜻이다.

    1/ 우리는 그냥 생긴 대로 산다. 조금도 더 현명해지지 않는다. 뜨거운 불에 데인 뒤 ‘다시는 그러지 않을 거야’라고 다짐하는 것을 지혜라고 부르긴 어렵다. 그건 다섯 살짜리 우리 아들도 하는 경험이다. 하지만, 그 애는… 여전히 다섯 살이다. 뜨거운 가스레인지에 다시는 손을 대지 않겠다는 것까진 좋다. 하지만 두 번 다시 사랑이나 기회, 위험에 덤벼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행동에 발목이 잡혀 새장에 갇히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지극히 지루하고 겁먹은 사람이 되어버리는 일이다.

    2/ 지혜가 당신 삶에 뿌리를 내리게 하려면 숙고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진짜 지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벼락같은 통찰처럼 무언가를 직접 발견하는 순간, 그 전으로는 절대 되돌아갈 수 없다. 당신은 그 지혜로 이후의 삶을 일구고 살아가게 된다. 인생에서 내가 진정으로 발견한 것들은 나를 바꿔놓았다. 영원히 바꿔놓았다. 되돌아가는 일은 없었다. 줄곧 문제는 당신 자신이었음을 깨닫고 나면, 남 탓을 하려고 해도 목구멍에서 걸려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3/ 기분이 나아지는 것으로는 절대로 충분치 않다. 삶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데 당신의 기분이 좀 나아졌다고 해서 만족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그런 걸 바로 ‘정체’라고 부른다. 진부하게 들릴지 몰라도, 당신은 그보다 훌륭하다.

    4/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보았다: “내 삶도 괜찮아. OO만 빼고.” 그만 좀 해라. 당신의 삶은 괜찮지 않다. 계속 기준을 계속 낮춰가면서 ‘OO만 빼고’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전부 괜찮든지 아니면 전부 괜찮지 않은 것이다.

    5/ 우리는 무언가가 목숨을 위협하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직면하고 싶지 않은 것은 무엇이든 덮어버리기 위해 두려움을 반창고로 이용하고 있다. 그 일을 언제까지고 미룰 핑계 말이다. 문제는 실패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다시 말해 실패했다는 사실을 영영 아무도 알 수 없다면, 당신은 그렇게까지 전전긍긍하지 않을 것이다.

    6/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물리치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느끼더라도 문제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두려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구나 평가를 하기 마련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평가받는 편이 훨씬 더 나은 일임을 깨닫는 것이다.

    7/ 내가 나를 얼마나 봐주고 있는지 세어보자. 한두 번이 아니라면, 오늘도 내일도 스스로를 계속해서 봐주고 있다면 당신은 아마 자기 동정이라는 상태에 갇혀 있거나 그럴 위험이 있는 것이다.

    8/ 탓하기와 책임지기 사이의 거대한 차이를 쉽게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운전이다. 운전을 하며 탓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신은 그냥 차를 운전하는 것이다. 삶도 마찬가지다.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당신이다. 이 빌어먹을 것을 이제 직접 운전해라.

    9/ 중요한 것은 행동하느냐, 마느냐다. 궁극적으로 당신이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그것뿐이다. 그 행동이 긍정적 사고를 주입하든 하지 않든 상관없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들여다보라. 뻔히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도 이뤄낸 일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 때로는 감정을 바꾸는 게 행동을 바꾸는 동기부여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변화를 일으킬 가장 빠른 방법은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동기부여나 자신감, 그 밖에 다른 감정이 없더라도 행동은 여전히 효과를 낸다.


    ¶ 출처: 개리 비숍, ⟪나는 인생의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갤리온, 2021 (책 구매하기)

    나는 인생의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 토끼는 왜 경주 중에 잠을 잤을까

    주말 테니스 레슨 코트 옆에 우레탄 트랙이 하나 있다. 배수지 위에 조성된 근린체육시설이다. 트랙 한 바퀴에 320m 정도 된다.

    오늘 레슨 시작 전에 시간이 남아서 워밍업 삼아 2~3km 달렸다. 종아리 부상 이후 첫 러닝이었다. 페이스는 6’30’’/km 수준으로 가볍게 뛰었다.

    트랙을 돌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를 앞지르는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난다. 당장은 그 빠르기에 기가 눌린다.

    그러나 대개는 얼마 안 가서 다시 만나게 된다. 그렇게 빠르게 치고 나갔지만 숨을 고르느라 멈춰 서거나 다시 느리게 걷기 때문이다.

    토끼와 거북이 우화가 떠올랐다.

    이 우화에서 달리기 경주 중에 감히 낮잠을 잔 토끼는 그 안일함과 자만심 때문에 비난의 대상이 된다. 일시적인 우위에 안주했다간 금새 후발 주자에게 따라잡힌다는 살벌한 경고로 읽히기도 한다.

    그런데, 토끼는 왜 경주 중에 잠을 잤을까.

    빨리 달린 만큼 빨리 지쳐서 그랬던 게 아닐까. 느릿느릿 기어오는 거북이를 무시하며 단잠을 청한 것이 아니라 경주 초반에 오버 페이스를 해서 체력이 바닥난 것이다. 부족한 체력에 페이스 조절 실패… 그런 토끼를 안일했다고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서점에서 한화이글스 수석 트레이닝 코치 이지풍씨가 쓴 《뛰지 마라, 지친다》(한빛비즈, 2022)라는 제목의 책을 봤다. 제목부터 딱 내가 하고 있던 생각이어서 바로 구입했다.

    이지풍, 《뛰지 마라, 지친다》 (한빛비즈, 2022)

    이 책에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는 없지만) 야구계에서 흔히 패배의 원인과 실패의 원인을 기본기 부족, 체력 부족, 투혼 부족으로 돌리는 문화에 대해 “너무 쉽게, 아주 게으르게 해결책을 찾으면 몸과 마음이 편한 만큼 나중에 더 큰 고통이 찾아올 것”이라고 점잖게 비판하는 대목이 있다.

    나 역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달리기든 공부든 일이든 무엇이든 지칠 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 모든 게 결국 장기 평균선으로 회귀할텐데 말이다. 바꿔 말하면, 우리의 장기 평균선을 우상향 시킬 수 있다는 근거와 확신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지칠 때까지 해도 좋다는 이야기다.

    사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에서 토끼가 안일했던 부분이 없지 않다. 상대인 거북이가 어떤 강점을 가졌는지 알아볼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자신의 장기인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경주 시합에 응했기 때문이다.

    다시 달리기 이야기로 돌아와서… 나는 적정한 거리를 적당한 페이스로 꾸준히 오래 멀리 달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지치면 안 된다. 즐거움을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한 책을 읽는 과정은 아주 즐거웠다. 추천. (책 구매하기)

  • 블록체인은 융합하기 좋고 나눠주기 좋은 투명한 인프라 기술

    1/ 코인과 P2E 게임이 블록체인의 전부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여명기에 불과하다. 초기 온라인 게임 제작될 당시에도 콘솔 게임 유저들은 부정적인 평가했고, 초기 모바일 게임 역시 마찬가지였으나, 현재는 비약적 발전을 한 것을 보라. 지금은 블록체인의 가능성 자체에 포커스 해야 한다.

    2/ 넥슨은 패키지 게임에서 PC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으로의 발전을 가상 세계의 진화로 해석해왔다. 같은 관점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가상 세계의 진화라는 측면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넥슨은 블록체인을 가상 세계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다른 가상 세계와 융합하는 통합 플랫폼이자 통합 가상 세계로 본다.

    3/ 블록체인은 온체인에 모든 정보 기록하여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고(투명성), 누구나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고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얻을 수 있으며(열린 생태계), NFT와 토큰이라는 수단을 통해 가치 저장하고 교환할 수 있게 한다.

    4/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모든 재화가 자유로운 연결이 가능하고 대체불가능한 존재로서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즉, 블록체인은 하나의 게임이라는 닫힌 생태계를 열린 생태계로 확장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5/ 투명성이라는 블록체인의 특성이 게임에 제대로 적용되면, 게임 개발사가 게임이라는 가상 세계의 합의된 규칙을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게 되고(권한 분산), 이는 유저들의 게임(가상 세계) 몰입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투명성에 기반하여 보다 신뢰성 있는 게임 서비스 가능할 것이다.

    6/ 기여도에 따라 과실을 분배하는 열린 생태계에서는 게임 개발사 역시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존재하게 된다. 다른 기여자(유저)를 인정하고 그들에게 이익을 공유한다면 전체 커뮤니티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7/ 게임 NFT가 제아무리 가치를 저장한다고 해도정작 게임이 없어지면 사용처 함께 없어지므로 쓸모가 없게 된다. NFT 프로젝트를 제대로 하려면 NFT에 저장된 가치와 사용처인 게임 둘 다 영속할 것이라는 신뢰감 있는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8/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만들 것이다. 메이플스토리 기반 여러 게임들이 이 유니버스에 속하게 되고 같은 메이플스토리 NFT를 공유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단순 유행 편승이라는 오해를 피하고 진정성을 의심 받지 않기 위해 넥슨이 감히 훼손할 수 없는 IP인 메이플스토리로 시작한다.

    9/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서 유저는 NFT를 통해 아이템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 갖고 거래와 이전이 자유로워진다. 메이플스토리 N에서는 캐시샵 운영하지 않는다. 즉, 유료 상품 판매도 없을 예정이다. NFT 프리세일도 진행하지 않는다. 모든 아이템은 반드시 게임 플레이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10/ 유니버스 내에 게임 제작 플랫폼(MOD N), 앱 제작 플랫폼(SDK N)도 제공한다. 이 플랫폼에서 제작된 게임과 앱, 콘텐츠는 모두 크리에이터가 소유하게 되고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설령 넥슨이 사라지더라도 이 SDK는 남아서 메이플스토리 NFT의 지속적인 사용처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강대현(넥슨코리아 COO), NDC22 키노트: 블록체인과 가상세계의 진화 (영상)

  • Web3 집단 광기에 여러 사람 다칠 것이다

    1/ Web3 한다는 회사가 전세계적으로, 갑작스럽게 쏟아져나오고 있다. Web3가 정확히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겠지만 그건 상관 없다.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Web3가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고 창업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를 포함하여 3개 분기 연속으로 상위 15개 VC가 다른 영역에 비하여 Web3와 DeFi 영역에 더 많은 투자를 했다. 두 번째로 많이 투자된 영역인 바이오에 비하여 거의 2배에 가까운 투자금을 유치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 영역에) 진입하려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진입하지 못하는 걸 더 두려워한다. (A lot of people are trying to get in on it, and a lot of people are more afraid of not getting in.)

    Dayton Mills

    2/ Web3라는 용어는 2014년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공동 창업자 개빈 우드(Gavin Wood)가 특정 조직이 아닌 블록체인 기술의 신뢰에 기반한 이상적인 웹 시스템을 설명하면서 언급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류가 되지 못했던 이 용어는 암호화폐, 블록체인,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s”),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DAOs”), 메타버스, 탈중앙화 금융(“DeFi”) 제품 모두를 포괄하는 장바구니 같은 역할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혁신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일부를 소유하는 능력”(the ability to own a piece of the internet)을 갖게 된다고 하는 이론적인 비전으로 묶인다. Web3 추종자들은 이런 시스템이 더 공정하고 더 공동체적인 버전의 웹이 될 거라고 믿거나 혹은 믿는다고 주장한다. Web3가 기존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로 인하여 소외되었던 사람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진정한 금융 통합(truly empower financial inclusion)을 이뤄낸다는 게 이들의 주된 레토릭이다.

    게빈 우드 (Gavin Wood)

    3/ 그러나, 힐러리 J. 앨런 교수는 간결하게 말한다: “벤처캐피털(VC)이 이렇게 몰고 가는 이유는 단 하나. 돈을 벌기 위해서다.” 금융 규제를 연구하는 그는 권한 부여(empowerment)와 통합(inclusion)과 같은 레토릭을 Web3의 부정적인 이면을 가리고 공격적으로 발판을 만들기 위한 책략에 불과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개척하기에 무르익은 거대하고 규제되지 않은 시장이 불분명한 가치 지표, 논쟁의 여지가 있는 미등록 증권, 기이한 금융 상품, 현금화 방식, 대중을 향한 이념적인 사명 선언문 등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4/ 토큰(token)은 Web3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규제기관은 이 토큰에 대한 적절한 규제 방식을 정하는데 여전히 애를 먹고 있지만, 벤처캐피털(VC)은 토큰이라는 매력적인 새 유형의 금융 상품을 통해 기업 공개를 하지 않고도 (상장을 한다면 두 번 이상 하면서도) 빠르고 멋지게 현금화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시장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전문적인 돈 복사 계급(the professional money-making class)을 위한 완벽한 경기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냉혹한 비평가들은 Web3가 디스토피아적 악몽의 씨앗을 담고 있는 웹의 초자본주의적 재구성(“hyper-capitalistic” reframing)에 가깝다고 우려한다.

    암호화 자산에 있어서 혁신이 있었다면, 그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금융 엔지니어링에서 일어났다. (If there is any innovation in crypto assets, it’s not in software engineering but in financial engineering.)

    Stephen Diehl

    5/ Web3 광신도(“zealots”)는 의심하는 자들을 무시한다. 작가 예브게니 모로조프(Evgeny Morozov)는 Web3 광신도를 반대되는 모든 반대 증거에도 불구하고 고도로 발전한 자본주의는 사회주의로 전환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믿는 성가시고 저속한 마크르스주의자에 비유하기도 했다. 주로 친-Web3 VC들에 의해 반복되는 일반적인 반론은 Web3가 1990년대의 인터넷과 같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것이다. 회사를 매각해야 돈을 버는 VC들은 이러한 억제되지 않은 낙관론(unbridled optimism)을 펼칠 유인이 충분하다. 1990년대 후반 닷컴 붐을 생각해보라. 결국 불황이 찾아왔지만, 많은 VC들은 그 전에 투자금 회수를 마쳤다.

    6/ Web3의 이념을 지지하기 위해서가 아닌 다른 이유로 관심을 갖는 이들도 많다. VC 투자자인 토마스 툰구즈(Tomasz Tunguz)는 작년 8월 솔라나(Solana) 토큰 가격이 40달러에서 9월 중순에는 190달러로 치솟아서 11월에는 시총(market cap)이 거의 800억 달러에 도달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가 투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 한 가지 이유는 이 비즈니스에 가치 평가를 위한 명확한 지표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그는 이걸 나쁜 점으로 보지 않았고, 이미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져서 우위(edge)를 갖기 어려운 Web 2.0 세계와 비교하여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Web3 산업이 광범위한 발명(broad invention)의 시기에 있다고 여겼다. 고객 확보 비용(cost of customer acquisition), 회수 기간(payback period) 등 객단가(unit economics)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새롭다고 봤다. 또 하나의 이유는 토큰(token)의 금융적인 잠재력이었다. 크립토 세계에서 “토큰”(token)은 블록체인 상의 거래 단위이지만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갖게 되었다. 비트코인 같이 화폐로 쓰이거나, 거버넌스 토큰을 통해 투표 지분을 증명하거나, NFT 같이 디지털 수집품이 되었다. 플레이-투-언(P2E, play-to-earn) 게임 같은 온라인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게 되기도 했다.

    토마스 툰구즈 (Tomasz Tunguz)

    7/ 그러나 토큰(token)을 크립토 프로젝트의 거래 가능한 지분(tradable shares)으로 보는 시각 역시 생겨났다. 한 예로 토큰(token)을 주된 투자 대상으로 삼는 투자회사인 멀티코인 캐피털(Multicoin Capital)의 공동 창업자이자 경영 파트너인 카일 사마니(Kyle Samani)는 전통적인 투자자들의 주식 분석 방식과 유사하게 “암호화 자산”(crypto assets, 그는 “암호화폐cryptocurrency”가 부적절한 용어라고 믿는다)에 투자하는 접근법을 알아냈다고 한다. 암호화 자산 중 다수는 스타트업이 수익을 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직접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이를 모델링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많은 이들이 토큰(token)을 투자 계약(investment contract) 또는 증권(security)과 같이 규제해야 한다고 믿는 이유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토큰에 투자할 때 증권의 법적 요건인 “타인의 노력을 통해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합리적 기대”를 갖기 때문이다.

    카일 사마니 (Kyle Samani)

    8/ a16z는 토큰-중심 구조(token-focused structure)를 가진 Web3 회사는 그렇지 못한 회사에 비하여 사용자, 창작자, 개발자 그리고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에 일치된다고 주장한다(2022 State of Crypto Report by a16z). 그러나, 툰구즈(Tunguz) 같은 투자자들은 Web3 회사에서 “규제 차익 거래”(regulatory arbitrage) 기회를 본다. Web3에는 아직 적용할 수 있는 규제가 없고 따라서 전통적인 회사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자금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또한 툰구즈(Tunguz)는 토큰(token)을 “스테이킹”(staking)하고 고리의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매력적으로 여겼다. 그는 이러한 막대한 고정 수입이 VC 뿐만 아니라 채권 투자에 집중하는 전통적인 기관 투자자들을 흥분시킬 것이라 기대했다.

    9/ 하지만, 그와 같은 시스템에 내재된 위험은 금방 분명해졌다. 올해 5월 400억 달러 규모의 테라-루나 생태계가 붕괴했다. 주요 요인은 제휴 대출 프로토콜인 앵커가 20%의 스테이킹 수익률을 약속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해당 수익률의 지속 가능성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돈을 서둘러 인출했고, 이로 인해 테라의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인 UST가 달러화와의 페깅을 잃었으며, 자매 암호화폐인 루나가 폭락했다. 테라폼랩스의 초기 및 최대 투자자 중 하나인 크립토 중점 헤지펀드 판테라 캐피탈(Pantera Capital)이 UST 붕괴에 앞서 투자금의 약 80%를 조용히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70만 달러를 투자하여 약 1억7,000만 달러 조금 안 되게 회수했다. 이 소식에 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분노했다. 초기 단계에서 전문적인 투자자들이 우위를 점하고, 요란스럽게 바람을 잡고(loudly pumping up the project), 조용히 투자금을 회수한 다음(quietly cashing out — the dump), 다음 토큰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10/ 테크 저널리스트 케이시 뉴튼(Casey Newton)은 참을성 없는 VC는 스타트업에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토큰 제공하도록 시키고 일정량을 VC를 위해 남겨둘 것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조종한다고 썼다. 그렇게 하면 토큰이 거래소에 상장되었을 때 VC가 예정보다 수 년 일찍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그전에 프로젝트가 망하더라도 VC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BAYC가 ApeCoin을 발행될 때도 4분의 1을 이 프로젝트가 현실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이들에게 준다고 했고 그 중에는 VC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종류의 내부 거래(insidery dealmaking)가 크립토 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전문 투자자들을 의심하게 되는 이유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점점 더 많은 Web3 프로젝트들이 VC들에게 의무보호예수(lock-up)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VC들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VC 같은 투자회사들은 지분과 내부 정보를 대가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런 다음 초기 단계 토큰 비축량을 협상할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이들이 디스코드(Discord)를 통해 얻지 못하는 주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투자자들은 그 토큰을 커뮤니티에 던져버린다.

    케이시 뉴튼 (Casey Newton)

    그 붐으로 인해 많은 수의 베이퍼웨어(vaporware, 요란한 선전과 함께 개발하지만 실제로는 완성될 가능성이 없는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졌고, 얼른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쓸모 없는 기업가적 시도들이 생겨났다. (What everyone can seem to agree on is that the boom has created a lot of vaporware and useless entrepreneurial attempts to get rich quick, even if no one wants to name names on the record.) 

    11/ 기업가들과 벤처 투자자들은 몇 푼 더 유치하겠다고 Web3 요소를 끼워넣는 회사들을 “사기꾼들”(grifters)이라 설명했다. 벤처 투자자들은 그런 회사를 쉽게 구별해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대부분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한 창업자에 의하면 그게 무엇이든 Web3 요소만 끼어있으면 투자자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어떻게든 Web3만 덧붙이세요. 투자자들은 보지도 않고 기업 가치를 2~3배 더 쳐줄 테니까요.”(Tack on Web3 and investors will throw money blindly and inflate valuations 2-3x.)

    12/ 이제 문제는 이러한 규제가 없는 틈을 타서 차익을 실현하는 잔치(the regulatory-arbitrage party)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이다. 규제 당국이 불법 금융 활동으로 보여지는 것들을 포위하고 있다. SEC 의장 게리 겐슬러(Gary Gensler)는 많은 암호화 토큰이 증권으로 규제되어야 한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토큰화(tokenization)가 뜨면서 많은 Web3 비평가들이 좌절했다. 힐러리 J. 앨런 교수는 Web3를 만든 금융 상품과 금융 위기를 초래한 계기들의 유사성을 연구했다. 앨런 교수는 토큰(token)에서 신용 부도 스왑(credit default swap)에 필적할 혁신을 보았다. 둘은 물론 다르지만, 종국에는 둘 다 금융 시스템 내의 잠재적 레버리지(potential leverage)를 크게 높인다. 레버리지는 호시절에야 좋지만(great in good times), 시스템이 더 취약해지는 걸 의미한다. 앨런 교수는 정치인들의 점잖은 레토릭을 거부한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역사가 반복되기 전에 Web3 시스템이 규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힐러리 J. 앨런 교수 (Hillary J. Allen)

    ¶ 출처: Maxwell Strachan, The Pivot to Web3 Is Going to Get People Hurt (원문 읽기)

  • 인스파이어드, 프로덕트 매니저에게 어떤 역할이 요구되는가

    1/ 기술 중심 제품(technology-powered products)제품 관리자(product manager, 이하 “프로덕트 매니저”)는 제품팀을 이끌어 기술과 디자인을 결합하고 고객의 실제 문제를 비즈니스 목표에 맞는 방향으로 해결하는 사람이다(lead the product team to combine technology and design to solve real customer problems in a way that met the needs of the business).

    2/ 프로덕트 매니저가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이 없고, 사업에 대한 지식도 없고, 핵심 임원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며, 제품에 대한 열정이 없고, 제품팀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면 분명히 실패하고 만다.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팀에 기여해야 하는 중요한 책임은 고객, 데이터, 비즈니스와 이해관계자, 시장과 산업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사용자와 고객에 대한 전문가가 되는 것부터 시작하라. 좋은 결과이건 나쁜 결과이건 학습한 것을 공개적으로 공유하라.

    3/ 제품이란 기능(funtionality – the features), 그걸 가능케 하는 기술(technology), 기능을 표현하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user experience design), 기능을 통한 수익화(monetization), 사용자/고객 획득(acquire users and customers), 제품 가치 전달을 위한 오프라인 경험(offline experiences)까지 모두 포함하는 총체적인(holistic) 개념을 의미한다.

    4/ 제품에 관한 두 가지 불편한 진실이 있다: 첫 번째 진실은 당신의 아이디어 중 최소 절반은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프리토타이핑 책에도 같은 말이 나온다). 두 번째 진실은 아이디어가 충분히 잠재적인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더라도 필요한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어 내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최소 몇 번의 이터레이션(iteration)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5/ 고객 검증(customer validation)이 너무 늦게 이뤄지는 것은 큰 위험이다. 위험은 마지막보다는 초기에 대응해야 한다(Risks are tackled up front, rather than at the end): 가치 위험(value risk), 사용성 위험(usability risk), 실현 가능성 위험(feasibility risk), 사업 유효성 위험(business viability risk)을 먼저 발견하고 대응해야 한다.

    6/ 프로토타입(prototype)은 제품 출시를 위한 것이 아니고, 회사가 제품을 판매하고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기 위한 것도 아니다. 프로토타입은 빠르고 저렴한 비용으로 학습하기 위해(learning fast and cheap) 대단히 유용한 수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알 수 없는 것을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o know what you can’t know.)

    마크 앤드리슨 (Marc Andressen)

    7/ 제품팀(product team)은 용병팀(team of mercenary)이 아니라 진심으로 비전을 믿고 그들의 고객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미션팀(team of missionary)이어야 한다. 제품팀은 의도적으로 수평 구조(flat organizational structure)를 지향한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제품팀 구성원의 상사가 아니다.

    8/ 제품팀은 가능하면 같은 장소에서 함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는 팀(a co-located team)이 흩어져 있는 팀(a dispersed team)보다 훨씬 더 높은 성과를 낸다. 사실이 그렇다(That’s just the way it is).

    9/ 프로덕트 매니저가 엔지니어의 사기에 큰 영향을 준다. 그들이 용병이 아닌 미션팀의 구성원이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 프로덕트 매니저의 역할이다. 엔지니어가 비즈니스가 직면한 문제와 해결하려는 고객의 불편함을 이해할 수 있도록 초대하라.

    10/ 제품 비전은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제품 전략은 분명한 초점이 있어야 한다.

    11/ 우리는 빠르게 학습하면서도 자신감 있게 제품을 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효과적인 제품 발견(product discovery)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실제 제품 구현 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고서도 빠른 실험을 통해 고객을 만나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위대한 제품을 발견하기 원한다면 실제 사용자와 고객을 대상으로 더 일찍 더 자주(early and often) 당신의 아이디어를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12/ 이해 관계자들이 특별히 로드맵(roadmap)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당신이 하는 업무에 대한 가시성(visibility)을 원하고, 당신이 가장 중요한 업무(the most important items)를 진행하는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사업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싶다. 그러기 위해 중요한 이벤트가 언제 발생하는지 알고 싶어 한다. 이 로드맵을 대체하려면 팀은 리더에 의해 우선순위화된 비즈니스 목표를 기반으로 업무를 하고 핵심 성과(key result)를 투명하게 공유하면 된다. 그리고 출시 일정을 맞춰야 하는 경우 높은 신뢰 수준의 책임(high-integrity commiments)을 약속하면 된다.

    13/ 이해 관계자 관리는 제품 발견의 핵심 중 하나다. 어떤 사람이 이해 관계자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실용적인 테스트가 있다. 그에게 거부권(veto power)가 있는지, 또는 당신의 제품 출시를 방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고민과 제약사항을 이해하고, 이러한 지식을 제품팀에 전달할 책임이 있다. 이해 관계자들은 당신이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신뢰가 없다면 우려를 확대하거나 당신을 통제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니 제품 백로그에 아이디어를 포함하기 전에 제품 발견 단계에서 핵심 이해 관계자들에게 솔루션을 먼저 보여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14/ 높은 충실도의 사용자 프로토타입(high-fidelity user prototypes)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승인되었다고 믿지 마라. 각 이해 관계자를 개인적으로 만나서 그들에게 높은 충실도의 프로토타입을 보여 주고, 어떤 우려 사항이든 제기할 기회를 제공하라. 시간을 할애하여 제품의 역할, 기술 기반의 제품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설명하라.

    15/ 강력한 혁신 문화(strong innovation culture)가 있다는 것은 실험(experimentation), 열린 자세(open minds), 자율성(empowerment), 기술(technology), 비즈니스와 고객에게 능숙한 팀(business- and customer-savvy teams), 능력과 다양성(skill-set and staff diversity), 제품 발견 기법(discovery techniques)의 문화가 있다는 의미이다.

    16/ 강력한 실행 문화(strong execution culture)가 있다는 것은 절박함(urgency), 높은 신뢰 수준의 약속(high-integrity commiments), 권한 위임(empowerment), 책임(accountability), 협력(collaboration), 성과(results), 인정(recognition)의 문화가 있다는 의미이다.


    ¶ 출처: 마티 케이건, ⟪인스파이어드 – 감동을 전하는 IT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이펍, 2018 (책 구매하기)

    Inspired: How to Create Tech Products Customers Love
  • 오늘 당신 기업이 사라진다면 내일 세상이 달라지는가

    1/ 당신 기업이 업계에서 차별성을 갖는다는 것은 당신 기업이 사라지면 세상에 구멍이 생기고, 당신 기업이 만족시키던 고객들이 눈물을 흘릴 거라는 의미다. 리더는 이 문제를 딱 한 번 생각해보고 끝낼 수 없다. 이 문제는 기업이 존재하는 동안 매일 설득력 있는 답을 요구한다. 리더인 당신은 아래의 네 가지 기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

    • 나의 조직은 세상에 무엇을 가져다주는가?
    • 그 차별성은 중요한가?
    • 그 차별성의 어떤 점이 희귀하고 모방하기 어려운가?
    • 내일 중요해지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을 오늘 하고 있는가?

    2/ 존재는 주어질 수 있지만 본질은 결코 주어지지 않는다. 스토리와 의미, 진정한 의미는 만들어져야 한다. 그것은 리더인 당신이 만들어야 한다. 회사 안팎의 사람들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기여할 수는 있지만 결국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은 리더이다.

    인간은 우선 존재하고, 자기 자신을 만나고, 세상에서 비상한 뒤에 자기 자신에 대해 정의한다. (Man first of all exists, encounters himself, surges up in the world – and defines himself afterwards.)

    장 폴 사르트르 (Jean-Paul Sartre)

    3/ 목적(purpose)이란 기업이 스스로를 설명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다. 이것은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 기업이 세상에 제공하는 독특한 가치, 자기 기업이 남과 다른 점, 그것이 왜, 누구에게 중요한지를 의미한다. 이것은 전략의 가슴 떨리는 핵심 부분으로 전략의 나머지 부분이 바로 여기서부터 생겨나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4/ 흔히 전략의 핵심이 경쟁기업을 물리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략의 핵심은 그런 것이 아니다. 전략은 충족되지 않은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 그리고 특별한 무언가 또는 이해관계자들에게 특별하게 좋은 무언가를 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물론 경쟁기업을 물리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그 요구를 찾고 충족시킨 결과이지 목표는 아니다.

    5/ 일반적으로 훌륭한 전략과 형편없는 실행 조합보다 형편없는 전략과 훌륭한 실행 조합이 더 선호된다. 후자는 적어도 약간의 성과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본질적으로 멍청한 양자택일이다. 자신이 성취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면서 실행을 할 수는 없다.

    6/ 훌륭한 전략은 단순한 열망이나 꿈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것은 서로를 보강해주는 부분들로 이루어진 가치창출 시스템이다. 설득력 있는 목적에 의해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전략은 기업이 어디에서 활동을 하고 어떻게 활동하고 무엇을 달성할지 이야기해준다.

    7/ 전략이란 오류가 전혀 없는 구상이 아니다. 기업은 어떤 경쟁우위라도 무너질 수 있는 복잡한 시스템 안에서 활동한다. 전략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살아 있는 것이다. 자신의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를 규정하는 일로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았다면 조정이 필요하다.

    8/ 전략은 하나의 여정이다. 전략은 간헐적이 아닌 지속적인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전략가는 어떤 기회는 무시하고 또 다른 기회는 추구해야 하는 사람이다. 컨설턴트의 전문지식과 신중한 판단은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기업의 진로를 정하고 그 진로를 끊임없이 다듬는 일상의 선택을 내려야 할 책임은 전략가에게 있다. 리더인 당신이 전략가라는 중요하고 지속적인 역할을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한다면, 당신 기업에서 정말로 중요한 무언가가 사라지고 말 것이다.

    9/ 위대한 기업들은 진화하고 변화한다. 위대한 전략가 또한 그렇다. 아무리 강력하고 아무리 명확히 규정되었다 해도 오래도록 번영하길 원하는 기업에게 충분한 지침이 될 수 있는 고정된 전략은 없다.

    결국 현재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해서는 우리가 되어야 할 모습이 될 수 없음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In the end, it is important to remember that we cannot become what we need to be by remaining what we are.)

    맥스 드 프리 (Max De Pree)

    10/ 당신은 전략가로서 ‘제멋대로의 우연’을 감수해야 한다. 엄격한 완고함이 아니라 유연성 있는 대응력을 키우며 ‘지배력에 대한 열망’을 포기하고 전략의 각 요소를 다시 생각하고 빚어내는 일을 순순히 받아들여야 한다. 당신은 리더로서 기업의 모든 부분을 재해석하는 일을 스스로 해낼 수 있어야 한다.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는 일이 필요한 것처럼 기업을 앞으로 나가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 목적을 다시 생각하는 일에 관대해야 한다.


    ¶ 출처: 신시아 A. 몽고메리,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리더스북, 2014 (책 구매하기)

    The Strategist: Be the Leader Your Business Needs (2012)
  • 이것이 공매도다

    1/ 공매도(空賣渡, short-selling)는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파는 거래 행위를 말한다. 공매도는 차입공매도(covered short-selling)를 말한다. (반면, 무차입공매도naked short-selling는 불법이다.) 차입공매도는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기 전 주식 대여자로부터 미리 주식을 빌려와 매도하는 공매도 방식을 말한다.

    2/ 공매도가 자본시장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장점은 주식의 가격효율성과 관련된 것이다. 가격효율성(price efficiency)이란 주가가 얼마나 적정가격(또는 공정가격)에 가까이 있는가를 말한다. 적정가격(fair price)이란 투자자가 감수하는 위험에 대한 적정한 수준의 보상으로 책정되는 가격을 말한다. 이것이 ‘적정’한 이유는 수익률(return)이 결국 위험(risk)에 대한 보상(compensation)으로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격이 적정가격에서 벗어난 경우 이는 누군가가 책임져야 할 분량의 위험을 지지 않은 채 보다 높은 수익을 얻고 있다는 것을 뜻하고, 이는 다른 누군가는 보상이 따라오지 않는 과도한 위험을 지고 있다는 것과 같다. 공매도는 적정주가의 회복에 도움을 주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공매도의 ‘가격발견price discovery’ 기능).

    3/ 공매도가 가격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정보에 기반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랜덤하게 사고파는 투자자들(noise traders)과 달리 열심히 그 회사에 관련된 정보를 찾아 스스로를 무장시켜 거래하는, 즉 ‘정보’를 가진 투자자일 가능성이 있다.

    4/ 공매도 투자는 역모멘텀(contrarian) 방식의 투자를 따른다. 역모멘텀 투자는 가격이 오르고 있는 주식들을 매도하고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주식들을 매수하는 방식의 투자다. 가격이 오르는 주식에 쏟아지는 매도주문은 가격 상승 모멘텀에 제동을 건다. 이처럼 역모멘텀 투자는 주가변동성(volatility)을 줄인다.

    5/ 공매도의 다른 중요한 기능은 공매도가 유동성(liquidity)을 공급한다는 것에 있다. 주식의 펀더멘털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주식을 파는 것이 어려워 할인한 만큼의 가격을 유동성 비용이라 부른다. 공매도는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밀려 있는 주식이나 사고자 하는 사람이 밀려 있는 시점에 적절히 주식을 공급해주어 주식 거래를 용이하게 만들어준다(거래의 용이성easiness of trading).

    6/ 양철원 교수(단국대학교)는 2018년 그의 논문에서 2013년부터 2015년 사이에 발표된 한국 기업들의 이익 공시와 판매, 공급 계약 관련 공시들을 분석한 후 공시정보가 사전 유출되는 비율이 무려 50% 이상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찾아냈다. 또 호재성 뉴스보다는 악재성 뉴스가 사전 유출되는 비율이 더 높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그러나 이러한 악재성 뉴스 사전 유출이 공매도 거래 증가로 연결된다는 체계적인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7/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이후 이를 정산(short covering)하는 시점에서 가격이 올라 손실을 입을 것이 유력한 경우(숏스퀴즈short squeeze 상태), 인위적으로 가격 하락을 획책하는 행위를 ‘베어레이드’(bear raid)라 부른다.

    8/ 스탠퍼드대학의 네이글 교수는 1980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 데이터를 분석한 후 이를 바탕으로 시장이상현상(market anomaly)의 많은 부분이 공매도를 규제한 데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네이글 교수는 기관보유 지분율이 낮은 주식들에게서 시장이상현상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며, 이들 주식들은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을 더욱 느리게 반영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9/ 공매도라는 용어는 그 용어가 주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문제가 아니라 부정확한 용어라는 게 더 문제다. 현실에서 합법인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온 후 매도하는 거래, 즉 차입한 후 매도하는 거래이므로 없는 것을 파는 거래와는 구분되어야 한다. 차입매도가 좋은 용어인 것은 불법으로 규제되고 있으나 버젓이 실행되고 있는 무차입공매도와 확연히 대비되는 용어라서 더욱 그렇다. 앞으로는 공매도를 차입매도로 바꾸어 부르자.


    ¶ 출처: 이관휘, ⟪이것이 공매도다⟫, 21세기북스, 2019 (책 구매하기)

    이것이 공매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