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레비, ⟪실리콘밸리의 잘나가는 변호사 레비 씨, 스티브 잡스의 골칫덩이 픽사에 뛰어들다!⟫ (2017) 읽었다.
잘 나가는(?) 변호사이자 모 기술기업의 임원이던 로렌스 레비가 스티브 잡스의 요청으로 픽사에 합류한 뒤, 픽사의 IPO와 디즈니에 매각하는 딜까지 성사시키는 과정을 자전적으로 썼다.
이 책의 주요 소재는 단연 스티브 잡스. 그와 가까운 거리에서 긴밀한 대화를 주고 받으며 일했던 저자는 잡스에 대한 애정을 진하게 드러낸다. 그게 자신을 낮추고 공을 잡스에게 돌리는 겸양적 표현의 한 방법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책에 등장한 스티브 잡스의 모습은 또 한 번 위대하다.
2019년의 우리는 이 이야기의 결론을 이미 알고 있다. 1995년 개봉한 ⟨토이스토리⟩는 그해 최고 수익 영화에 오르며 초대박을 쳤다. 최초의 full 3D 장편 애니메이션으로서 역사를 새로 썼다. 아니, 그로부터 역사가 시작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토이스토리⟩를 세상에 내놓기 전에도 그 성공을 의심하지 않았다. 잡스 본인과 달리 그게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잡슨의 확신은 독선과 오만으로 비춰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또렷한 비전과 사재를 털어넣는 헌신으로 무려 10년 가까이 회사를 지켰고 결국 성공시킨다. 물론 혼자서 한 일은 아니고 이 책의 저자와 같이 인품과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받쳐주었기에 가능했다.
개인적으로는 스티브 잡스로부터 픽사에 합류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저자가 자신이 잘 할 수 있을지 확신을 갖지 못해 고민하던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career적으로 완숙기에 접어든 저자도 그런 고민을 했다. 결국 주류와는 다른 선택을 했고, 최고의 선택을 한 셈이 되었다.
그 시작은 친구가 나에게 보낸 송금 지원금 36원이었다. 이게 뭐지 하고 토스 앱을 켰더니 ‘송금 지원금 9만원 이벤트’ 알림이 와 있었다.
내 연락처에 등록된 사람들에게 송금 지원금을 보내고, 그 액션의 결과로 나에게도 얼마간의 돈이 주어지는 구조.
이런 구조의 바이럴(viral), 리퍼럴(referral) 프로그램이 완전히 새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참고: 고객이 영업사원이다), 몇 가지 산뜻한 인상을 받긴 했다.
첫째,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구나. 대단하다.
토스 정도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성공한 서비스/프로덕트라는 인식이 있는데 (그건 나의 ‘인식’일 뿐이었다. 내 주변에도 토스를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허슬(hustle)하고 여전히 더 많은 욕심을 내고 있는 것 같아서.
둘째로, 헛돈 안 쓰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구나. 똑똑하다.
내가 보낼 수 있는 송금 지원금의 액수가 사람마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었다. 어떤 사람은 1원, 어떤 사람은 380원, 어떤 사람은 무려 2,449원. 토스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게 더 많은 돈을 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인데, 나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꽤 세분화 되어 있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과연 성공했을까.
궁금했다. 이건 내부 데이터가 있어야 판단이 가능한 영역일 테지만, 내 지인들은 ‘돈을 준다’는 갑작스런 문자메시지(SMS)에 당황한 반응이었다. 내게 따로 연락을 해서 보이스피싱을 당한 게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과연 그들이 정말 토스 앱을 깔고 2,000원 남짓한 돈을 받아갔을까.
벳푸(別府)의 한 버스 터미널에 앉아 유후인(由布院)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터미널 안에 설치된 디스플레이에서 영상이 나왔다. 소리 없이 자막만 봤다. 일본어가 짧아 자막 내용을 100% 읽을 수 없었지만, 누가 봐도 벳푸시 관관 홍보/안내 영상이었다. (YouTube에서 보기)
그런데 그 영상의 문법이 조금 달랐다. 고퀄리티 영상에 엉뚱한 유머가 섞여 있었다. 작은 가게들을 소개하는데 직원들이 투닥거리며 싸운다거나 전통의 숙박시설을 소개하면서 직원들이 일렬로 서서 차례로 원형을 그리는 군무를 춘다거나.
‘대체 이게 뭐지?’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 보는데, 위 사진 속 정중앙에 서 있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2015년 벳푸시 역대 최연소 시장이 된 나가노 야스히로(長野恭紘)라고 한다. 올해 4월, 벳푸시 최초 무투표 당선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 구마모토현과 오이타현으로 전국적인 원조가 있었고, 그때의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전국 어디든 벳푸의 온천수를 무료로 배달한다는 내용이다. 전국에서 2,800건 이상 응모를 받았고 실제로 약 90톤의 벳푸 온천수를 배달했다.
내가 본 것은 이 캠페인을 갈무리한 내용인데, 온천수를 실은 차량이 일본 열도 곳곳을 누비는 장정은 정말 볼만했다. 호스나 수통을 이용해 직접 욕조에 온천수를 부어주고, 욕실 출입구에 미니 사이즈 노렌(のれん)까지 걸어주는 퍼포먼스. 감동적인 사연의 응모가 등장하고, 사연의 주인공이 갓(?) 배달된 따끈한 벳푸 온천수에 몸을 담그며 “아. 역시, 벳푸 온천수가 최고네요.” 하는 멘트와 노곤한 표정까지 알뜰하게 담았다.
스토리와 컨셉을 매끄럽게 연결한 훌륭한 캠페인이라고 생각했다. 2016년 지진에 대한 원조에 보답한다는 메세지를 내세우면서 온천의 도시는 역시 벳푸라는 포지셔닝을 놓치지 않았다. 일본인의 생활문화 중 하나인 탕 목욕문화와 결부된 재밌는 퍼포먼스로 전국적인 이슈를 만들었다. 일반 가정 뿐만 아니라 요양시설까지 찾아다니며 온천수를 공급하는 장면은 잔잔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다음 이어진 영상은 ‘온천을 테마로 한 놀이공원, spa + amusement park가 만들어진다면 어떨까?’라는 무제한적 상상력이 돋보인 컨셉 영상이었다. (YouTube에서 보기)
2016년 11월, 나가노 야스히로 시장은 이 영상을 공개하면서, 100만뷰를 넘길 경우 이 프로젝트를 현실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영상 공개 4일 만에 120만뷰를 돌파했고, 현재는 569만뷰를 달성 중이다.
처음부터 실행을 예정에 둔 프로젝트였을 것이다. 이듬해인 2017년 7월, 벳푸의 불바다(火の海) 축제 기간에 3일 동안 짧게 오픈하는 방식으로 약속을 지켰다. 이 캠페인은 비록 단신일지언정 ‘지구촌 화제’로 다루어지며 우리나라에서도 기사화되었다.
최근엔 어떤 캠페인이 진행 중일지 궁금했다. 나가노 야스히로 시장은 젊은(?) 시장 답게 Facebook 같은 소셜 미디어 활동도 적극적이어서 금방 알 수 있었다. (나가노 야스히로 시장의 Facebook)
2019 럭비 월드컵 경기 —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라고 하지만 럭비가 비인기 종목인 한국에서는 대회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 — 가 오이타현에서 치뤄지는 이슈를 받아 대나무로 된 목욕 바구니를 럭비공처럼 운반하며 럭비 룰을 설명하는 영상이 공개되어 있었다. (YouTube에서 보기)
벳푸시는 규슈 동북쪽 오이타현에 있는 인구 13만 명 규모의 도시로 관광 수입 의존도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한다. ‘온천’ 하나로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모았지만, 어딘가 한물 간 느낌이 있었다. 나부터도 벳푸하면 오래된 여행책자의 빛바랜 사진들을 떠올렸고, 이번에 여행을 하면서도 ‘벳푸에 이렇게 일찍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라고 생각했다.
벳푸시가 효도 관광의 명소라는 이미지를 깨고 전세계 젊은 여행객들에게 매력을 어필 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 기사에 의하면, 나가노 야스히로 시장은 “관광객 유치보다 벳푸의 팬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이런 젊은 리더십의 도전을 보면 가슴이 뛴다. 기대가 된다.
“시간은요, 정말 덧없이 확 가버려요. 어머나, 하고 놀라면 까무룩 한세월이야. 안타까운 건 그걸 나이 들어야 알죠. 똑똑하고 예민한 청년들은 젊어서 그걸 알아요. 일찍 철이 들더군. 그런데 또 당장 반짝이는 성취만 아름다운 건 아니에요. 오로라는 우주의 에러인데 아름답잖아요. 에러도 빛이 날 수 있어요. (미소지으며)하지만 늙어서까지 에러는 곤란해요. 다시 살 수가 없으니까. 그러니 지금, 눈 앞에 주어진 시간을 잘 붙들어요. 살아보니 시간만큼 공평한 게 없어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아! 눈부셔라, 우리가 사랑했던 시간들” 김혜자 단독 인터뷰 (원문)
이번 주말 아침도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를 읽으며 시작했다. 마침 아내가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김혜자 선생님의 연기가 감동적이라며 나에게 클립 몇 개를 보여준 다음이었다.
인터뷰를 읽으며, 한 편의 영상이 머릿속에 펼쳐지는 느낌을 받았다. 인터뷰어의 필력에 감탄하며, 인터뷰어의 지혜에 마음을 적시며.
혜자. 참 아름다운 이름이다. 어릴적 TV에서 김혜자 선생님을 봤을 때 사람이 나이가 들면 다 저렇게 곱고 아름답게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삶은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거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식 없는 진지함이 정직하게 쌓여 순함의 경지에 이를때, 우리는 그것을 연륜이라 부른다.
2005년 1월부터 현재까지 무려 15년째 LG생활건강 최고경영자로서 매출, 영업이익, 주가 모든 숫자를 성장시킨 차석용 부회장의 경영능력은 경이롭다. 길어야 2-3년을 넘기기 어려운 게 (우리나라) 전문경영인(CEO)의 운명인데 말이다.
그러나 저 빛나는 성과와는 별개로 이 책은 조금 실망스럽다.
이 책을 펼치며 이른바 ‘차석용 매직’이 세밀하게 분석되어 있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건 없었다. 좋은 결과는 이 결과를 초래한 모든 과정을 정당화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냥 다 잘한 일이다. ‘이것도 잘 했고, 저것도 잘 했고… 그래서 이렇게 잘 되었다.’
그리고 차석용 부회장이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아무튼 그가 회계와 재무와 마케팅의 전문가라서 그렇다… 라는 식의 서술이 몇 번이나 반복된다. (물론 그게 사실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경영학의 외피를 쓴 기업홍보자료 같은 느낌을 준다. 저자가 LG생활건강에서 사외이사를 꽤 오랜 기간 했기 때문일까. 분석 대상과의 거리두기에 자주 실패한다.
급기야 에필로그에서는 임직원의 표현을 인용하여 차석용 부회장을 ‘반신반인’이라고 치켜세운다. 읽는 나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듣는 사람도 무안할 것 같은데, 글을 쓰는 사람은 어떻게 참았을지…
회식, 골프(접대), 의전을 하지 않고, 오전 6시 출근, 점심은 사무실에서 혼자 먹고, 오후 4시 퇴근하여 번화가, 마트 등 소 비자 접점을 돌아다니다 일찍 귀가, 하루 7~8시간 푹 잔다는 그의 라이프스타일은 그와 비슷한 연령과 지위에서는 극히 드물 것이다. 그런 생활양식 만으로 그의 캐릭터와 포지션은 매우 희귀하고 가치 있다.
그때 나도 처음으로 ‘차석용’이라는 경영자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보다 심도 있는 경영 이야기가 나오리라 기대했고, 저자의 전작인 ⟪배민다움⟫을 무척 재밌게 읽었던 터라 그 기대는 더욱 컸는데, 그게 충족되지 못해 아 쉽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약 1년 정도 임직원 인터뷰를 했다고 하는데 조사방법론의 한계인 듯 싶기도 하다.
외려 이 책의 엑기스는 맺음말 직전에 수록된 ⟨차석용 부회장과의 대화⟩이다.
특정 조직이나 파벌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사생활을 철저히 관리하고 ‘그레이프바인’(grapevine, 비공식 의사전달 통로)를 두지 않으려 하는 엄격함, OO상 받는 마케팅, 화려한 마케팅 말고 실제 매출을 올리는 마케팅을 하려는 실용성. 마지막으로, 똑똑하고 성실하고 정직한 경영자가 되려는 진실된 마음 — 이건 정말 귀하다고 생각되었다.
우리의 일에, 삶에 ‘애자일’ 방식이 필요한 이유는 ‘불확실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자일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 무언가 확실한 상황이라면 굳이 애자일 방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애자일이 불확실성을 다루는 방식은 “좀 더 짧은 주기로 더 일찍부터 피드백을 받고, 더 다양한 사람으로부터 더 자주 그리고 더 일찍 피드백을 받는 것”이라 정리할 수 있다.
애자일의 핵심 구동원리인 학습과 협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응전략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학습하고,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이 물음이 이 책의 화두이다.
김창준, ⟪함께 자라기: 애자일로 가는 길⟫ (인사이트, 2018)
전략 1. 학습
일반 대중이 갖고 있는 ‘전문가’에 대한 환상이 있다. 첩첩산중 깊숙한 동굴에 속세와 절연하고 무공을 연마하는 무림 고수와 그를 찾아온 제자가 수련을 하는 모습은 ‘전문가’에 대한 대표적인 환상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전문가는 외부와 담을 쌓고 혼자 연마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적 스킬’이 높고 ‘사회적 자본’이 풍부한 사람이다. 대인관계에 능한 사람이다. 그래야 구성원 간 협력이 가능하고, 제품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몰입과 의도적 수련
언어이론에 의하면, 학습은 ‘자신이 기존에 알고 있고 할 수 있는 것(i) + 1’ 정도의 긴장이 주어질 때 가장 몰입도가 높다고 한다. 그보다 난이도가 높은 경우에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그보다 난이도가 낮은 경우에는 ‘지루함’에 휩싸인다. 이 적절한 긴장을 찾으려면 스스로 여러 번 실험을 해보고 실패를 해보고 ‘학습’하는 수밖에 없다. 주변에 적절한 피드백을 줄 좋은 코치가 있다면, 이 학습은 당연히 더 잘 될 것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수련의 양적 측면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질적 측면으로 따지자면 이 1만 시간으로 달인이 되려면 ‘의도적 수련’(deliberate practice)가 필요하다. 이 의도적 수련이 바로 위에서 설명한 ‘몰입’ 상태에서 행해지는 학습과 가깝다. 우리는 태어나서 1만 시간 이상 칫솔질을 했지만, 여전히 칫솔질 전문가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학습도 ‘혼자’ 보다는 ‘함께’ 할 때 더 잘 되는 경우가 많다. 학습의 목적이 지식의 축적, 시험에서 고득점 획득이 아니고 실제 우리 사회에서 사용될 수 있는, 그런 가치가 있는 ‘제품’, ‘상품’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략 2. 협력
프로젝트 역할 배분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 재미있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역할 배분은 프로젝트가 끝날 때쯤에야 간신히 명확해진다. 그런데 대개는 프로젝트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힘든 첫 회의에서 甲은 A를 하고, 乙은 B를 하고, 丙은 C를 하고…, 하는 식으로 나눈다. 그렇게 나눈 다음 각자 열심히 일을 하고 다시 만나면, 엉뚱한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팀이 일하는 방식
12개의 일을 12명에게 나눌 때, 1명이 1개의 일을 각각 맡는 병렬 방식이 과연 효과적일 것인가. 그리고 그런 조직을 곱하기 시너지를 내는 ‘팀’(team, 서로 얽혀 있는 형태의 조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그건 그냥 더하기 효과를 내는 작업 그룹(work group, 리더를 중심으로 한 중앙집중형 조직)에 가깝다.
한 프로그래밍 구루에게 위와 같은 케이스를 물어보았다:
Q. 12개의 일과 12명의 사람이 있다. 너는 어떻게 업무를 나누겠느냐?
그의 답변은 이랬다:
A. 우선 12개의 일 중 3개의 일을 12명이 협력하여 하도록 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 섞여서 서로에 대해 배우도록 한다.
심리적 안전감
‘학습한 것을 공유한다.’ 제대로 ‘공유’하려면 그 밑바탕에 ‘신뢰’가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협력의 기본은 ‘신뢰’다. 이 신뢰는 google 연구에서 다른 말로 표현된 적이 있다. 바로, ‘심리적 안전감’이다. 심리적 안전감은 팀원들이 과감히 실험하고 실패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밑바탕이다.
실수는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라는 패러다임 전환. 실수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지면 오히려 더 큰 실수가 생기는 역설이 있다. 산불이 나지 않게 하려고 하면 오히려 가소성 물질이 쌓여서 큰 산불이 난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작은 산불이 여러 번 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관리한다.
실수가 적은 조직이 무조건 좋은 조직이라고 볼 수 없다. 대개 그런 조직은 실수가 없는 것이 아니고 실수가 보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수를 드러낼 수 없는 분위기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실수가 공유될 리 없다. 개인도 조직도 실패를 통한 학습을 이뤄낼 수 없다.
전문가 조직에 대한 환상
뛰어난 사람(전문가)가 여럿 모여 있는 팀이 항상 좋은 팀이라고 할 수 없다. 이들을 융화하고 협력하도록 하려면 좋은 코치가 필요하다. 오히려 이 코치의 역량이 전문가들을 서로 협력하도록 하고 시너지가 나도록 하는데 매우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학습하고 협력하는 조직
학습과 협력이 가능한 조직은, 그 조직에 속한 개인은 물론 조직 자체로 성장할 수 있다. 일의 방식을 달리 하면 일을 하면서, 업무를 하면서 개인과 조직이 성장한다. 이렇게 성장한 개인과 조직은 사회에 가치를 주는 제품을 전달할 수 있다.
지난 주말 대구 가족과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을 그날 저녁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인화 주문을 넣어 어제 대구에 도착하게끔 했다. 오늘 누나가 어머니께 그 사진들을 건네드렸다. 물론 좋아하셨다.
어려운 일 아니고, 대단한 일 아니다.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예전 같았으면 이 핑계(좀 더 크리에이티브하게 만들어야지) 저 핑계(다음 기념일 때 모아서 드려야지)를 대며 묵혀뒀을 일이다.
‘남은 시간이 얼마일지 모른다.’ 그 생각이 머리에 들어오고나서부터는 미루지 않고 싶다.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당장 하고 싶다.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언제까지 이 조직에서 이 사람들과 이 일을 하고 있을 것인가. 그건 아무도 모른다. ‘남은 시간이 얼마일지 모른다.’
그래서 오늘 오후 사무실에서 피자 하나 시켜 먹는 간단한 팀 행사였음에도 ‘피자파티’ 줄여서 ‘피파’라고 이름 짓고, 동명의 스포츠게임 이미지에 팀장 사진을 합성한 포스터도 만들어 붙였다.
오늘 행사 중에 찍은 스케치 사진들은 간략한 메시지와 함께 퇴근 전에 전체 이메일로 뿌렸다. 너무나 사소한 행사라 오늘을 넘기면 그냥 다 휘발될 것 같아서 마침점을 찍는 느낌으로.
피자파티의 추억
한 동료가 퇴근하면서 “오늘 덕분에 재밌었어요. 이건 기억에 남겠네요.” 하고 말했다. 그 말을 다음에, 어쩌나 생각이 났을 때, 시간이 흐른 뒤 아 맞다 그때 말이죠 하면서, 할 수도 있었겠지만, 오늘. 오늘 내게 그 말을 해줬다.
행사 시작 전부터 내가 붙인 포스터를 보고 동료들이 웃고 즐거워했기 때문에 그 모습들을 보면서 나는 이미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그 동료의 말을 들으니 또 기분이 좋았다.
그렇다. 오늘. 모든 것은 오늘. 어제 어린이집에서 들은 부모 강연회 내용도 그것이었다.
적지 않은 수의 부모들이 아이의 미래를 대비해 선행학습을 시킨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현재에 충실할 수 있도록, 즉, 지금 발달단계에서 배우는 것을 충분히 짚고 넘어갈 수 있도록, 현재 궁금한 내용을 다루고 고유한 방식에 따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곧 가장 좋은 학습일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렇게 아이들이 삶과 배움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곧 ‘미래를 위한 준비’라는 말씀이었다. 십분 공감했다.
이 책의 장점은 여느 기획방법론 책들과 달리 굳이 ‘이야기’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게 왜 장점일까. 좋은 이야기는 독자를 참여시킨다. 독자는 이야기에 빠져 유사 경험을 내재화한다. 책을 덮고 한참이 지나도 내용이 선명히 기억난다. 주인공인 5년차 광고인 김지학 대리의 성격이나 그가 처한 상황, 내부 경쟁 PT에서 패배한 그의 당혹감, 팀을 옮기면서까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집념, 새로운 팀에서의 변화, 배움, 도전 등등.
이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면 “습관적인 생각을 벗어나야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의 각도를 넓혀라.” 생각을 깊이 하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각도를 넓히라는 말은 좀 낯설다. 다양한 각도로 접근을 하라는 말은 많이들 쓴다. 저자는 ‘통찰력’은 ‘같은 사물과 현상을 보더라도 다른 의미로 재해석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한다. 사물과 현상을 기존과는 다른 각도로 바라볼 때 비로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그러려면 우리가 갖고 있던 기존의 각도는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는데, 항상 같은 각도로만 보던 사람은 그 각도에 익숙해서 그것에 익숙해진 사실 조차 망각하게 된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는 말이 통하려면 그 자신이 고정관념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할 것이고, 그에 앞서 대체 어떤 생각이 고정관념인지부터 알아야 할 터인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말이다.
이때,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크게 7가지이다:
전문가의 생각에 의존하지 않는다.
고정관념에서 출발한다.
입체적으로 생각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프로세스에 연연하지 않는다.
진짜 문제를 생각한다.
숫자를 믿지 않는다.
먼저, 전문가의 생각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말은 전문가의 말을 무시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전문가의 의견을 취하면서도 스스로의 생각의 스위치를 항상 켜두라는 말이다. 당연하지! 정말 당연한가? 전문가의 의견도 최대한 다른 각도에서 최대한 냉정하게 의심해보자. 이런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결론을 도출해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고정관념은 우리를 구속하는 생각, 일종의 ‘한계점 같은 생각’이지만 그 한계점을 극복할 때 우리는 사람들에게 새로움을 줌과 동시에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고정관념을 찾으려면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 원래 그런 것으로 느껴지는 것 앞에서 멈춰 서는 연습을 해보라. 고정관념을 찾으면 반대로 생각해보라. 그게 어려우면 적어도 의심은 해보라.
입체적 사고란 “주어지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의 단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각도에 따라 보이는 진실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생각의 각도를 펼쳐 입체적으로 정보를 다루는 습관”을 말한다(p.183) 이 습관을 훈련하는 좋은 방법은 역지사지, 다른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은 정의하거나 단정짓지 않는 것이다.
회의 시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터무니없다거나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 이야기는 아주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우리의 고정관념 또는 단면적 사고를 건드리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에 인내심이 아닌 호기심으로 접근해보자. 이것은 아이디어를 찾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겠지만 회의에 임하는 좋은 자세이기도 하다. 회의 때는 받아적기보다는 질문을 하며 그 생각의 궤적을 좋고 나의 의견과 갈라지는 부분을 체크해두자.
프로세스를 중시하되 프로세스에 갇히지는 말자. 프로세스는 때로 의심의 여지를 지워버린다. 프로세스에 생각을 지배당하지 말고 생각으로 프로세스를 지배해야 한다. 프로세스를 최대한 단순화하면 결국 ‘목표’, ‘해결과제’, ‘해결방안’ 이 세가지 요소로 정리된다.
해결 방안에 대한 통찰(아이디어 발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업은 ‘문제 설정’이다. 부정적인 상황 자체를 문제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현상(phenomenon)과 문제(problem)은 다르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기획은2형식이다⟫를 참고)
숫자는 힘이 세다지만 전혀 객관적이지 않은 ‘특정한 의도’에 취약한 면이 있고 그래서 얼마든지 그릇된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숫자는 숫자로 명시된 사실 이면의 맥락을 ‘단면화’하여 우리의 입체적 사고를 방해한다. 소비자 조사의 한계 역시 명확하다.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고 맹신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이고, 그들에게는 좀 더 바람직해 보이는 모습을 표현하려는 습성이 있다. 조사는 인사이트의 부족을 메우는 보완재일 뿐이다.
읽으면서 가장 머리가 시원해졌던 부분은 아래. 주어진 문제(30~40대를 핵심 타깃으로 출시된 음료를 어떻게 더 잘 팔 것인가?)에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타깃을 설정함으로써 문제 설정 자체를 새로 해버리는 대목:
우리는 그것을 조사의 오류 혹은 조사 분석의 오류로 생각했어요. … 우리도 30~4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소비자 조사를 해봤어요. 대신 OOO에서 묻지 않은 질문 하나를 더 포함시켰죠. ‘찌뿌듯하고 집중이 잘 안 될 때 여러분은 보통 무엇을 원하게 되는가?’ … 그 결과 애석하게도 ‘음료로 머리를 맑게 하겠다’는 대답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어요. 대부분의 30~40대 직장인들은 ‘사우나에서 쉬고 싶다’, ‘산책을 하고 싶다’라고 대답했던 거에요. … 그들이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건 어쨌든 업무를 피해 잠시나마 쉬는 거예요. 그것이 그들의 진짜 욕구죠. 김 대리가 파악한 건 그들의 진짜 욕구라기보단 포장된 욕구가 아닐까 싶어요.
이 책, 345쪽
마지막으로, 영국 끝자락에서 런던에 이르는 가장 빠른 방법은? 타스케 팀장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책에서 확인하시길.) 나의 대답은 “지금 바로 출발하는 것.”
120장이 넘는 이 culture deck은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의 표현을 빌려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서”라고 불리며 여전히 바이럴 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성공이 세계적인 것이 될수록 “자유와 책임”이라는 넷플릭스의 기업문화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다.
패티 맥코드, ⟪파워풀 – 넷플릭스 성장의 비결⟫ (2018)
이 책 ⟪파워풀 – 넷플릭스 성장의 비결⟫은 넷플릭스의 성공이 기업문화 그리고 이 문화를 실제로 가능케 한 인사정책 덕분이라는 가정을 깔고 있다.
저자 패티 맥코드는 넷플릭스 초기 1998년부터 비교적 최근인 2012년까지 무려 14년 간 최고인재책임자(CHRO) 자리에 있었다. 소위 ‘Netflix Culture’를 함께 만든 사람이기에 이에 대한 해설서를 쓰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넷플릭스의 인재 정책은 아주 단순하다:
고성과자를 모셔오는 게 최고라는 것
고성과자에게 업계 최고 대우를 해주라는 것
고성과자가 자신의 퍼포먼스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라는 것 — 어떻게?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동료를 모두 고성과자로 꾸려준다. 회사가 직원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이다. (이른바 ‘최복동’)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절차, 정책은 없애버린다. 작게는 휴가 신청 절차부터 크게는 연례 인사 고과(그냥 자주 피드백 해주는 게 더 낫다), 승진(업무와 승진을 연결시키지 마라), 복잡한 인센티브 체계(업무와 인센티브를 연결시키지 마라)에 이르기까지.
솔직하고 투명하게 쌍방향으로 소통한다. 사업 내용은 물론이고, 세부 업무 피드백, 내가 왜 이 연봉을 받고 있는지까지.
이런 인사정책이 말하는 것은 딱 한 가지다. 바로 “넷플릭스는 성과를 중요시한다.”라는 것이다. 그게 곧 넷플릭스의 기업문화이다. 성과 중심. 단순하다. 그래서 강력하다. It’s Powerful!
이런 인사정책이 유지되려면, 리쿠르팅의 안목 부족으로 잘못 채용된 사람들, 한때는 고성과자였으나 시장이 급변하고 사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이제는 조직과 맞지 않게 된 사람들을 제때 잘 내보내야 한다.
회사라는 조직이 ‘가족’(혈연으로 맺어진 평생 공동체)과 ‘스포츠팀’(철저히 실적과 성과로 평가되어 in-out이 자유로운 집단)의 어디쯤에 존재한다면, 가족보다는 스포츠팀에 가까워야 한다는 이야기다.
패티 맥코드의 주장은 마치 인간이 학습 가능한 존재이고 성장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처럼 읽히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오해를 익히 받아왔는지 결코 그런 것이 아니라고 구구절절 해명한다.
다만, 넷플릭스와 같이 경쟁적인 시장에서 싸우고 있으며 사업 규모와 범위가 급격히 성장하는 상황의 기업이라면, 기존 구성원이 새롭게 무언가를 배우고 익혀서 새로운 업무에 대응하기를 기대하고 지원하기보다는 업계 최고 실력자를 데려와서 그 업무를 맡기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대체되는 기존 구성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들에게 맞는 업무, 팀, 회사는 사실 따로 있을 수 있다. 자주, 그리고 솔직한 피드백을 주어서 그들이 제 갈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어야 한다. 넷플릭스에서는 임직원들이 다른 기업의 채용면접을 보는 것이 taboo가 아니다. 여기에는 (업계 최고 대우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보려는 목적과 함께) 이런 이유도 있는 것이다.
이 책 그리고 넷플릭스 문화에 놀라운 점이 있다면 이 내용들이 단지 이론적인 논의가 아니라 현실에서 실제로 행하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에서 14년 간 최고인사책임자(CHRO)로 근무해 온 저자 역시 자신이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퇴사시킨) 많은 전(前) 넷플릭스 임직원들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2012년 넷플릭스를 떠나야 했다.
넷플릭스 초기 CEO 리드 헤이스팅스가 직접 넷플릭스로 데리고 왔고 이른바 넷플릭스 컬처를 만든 사람이지만, 스스로 이 원칙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1/ 레버리지는 돈을 벌고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당신의 가치를 우선하고 그 외의 모든 것을 줄이거나 제거하는 기술이다. 최소한의 노력과 시간으로 현대 과학 기술로부터 최대의 이익을 얻는 방법이고, 삶과 비즈니스를 위해 타인을 활용하는 방법이며,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처리하고,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고, 이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방법이다. (p.18)
2/ 목표 의식을 명확하게 하고, 자발적으로 적절한 순간에 올바른 일을 하기 위해서는 V(Value, 가치), V(Vision, 비전), K(Key Result Area, 핵심 결과 영역), I(Income Generating Task, 소득 창출 업무), K(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 성과 지표) 전략이 필요하다.
3/ 시간을 관리하겠다는 건 어리석은 생각이다. 시간을 관리하려고 할수록 당신은 점점 더 시간의 노예가 될 것이다.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 시간은 당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 시간은 당신을 자기가 가는 곳으로 끌고 간다. (p.96)
4/ 당신은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 결정, 행동, 감정을 관리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 있다. … 당신이 중요한 일을 하지 않거나, 삶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느라 분주하다면, 남을 부자로 만들어주면서 자신은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지 못한다면, 그래서 혼란과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낀다면, 우선순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것은 모두 당신이 자초한 것이다. 당신이 그렇게 되도록 자신의 시간을 허용했고, 시간이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게 막았다. (p.97)
5/ 항상 당신의 시간을 평가하고 모니터링하라. 엄격하게 시간을 투자하라.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얼마나 많이 일하는가가 아니라, 세상이 당신의 비전을 위해 얼마나 많이 일하는가이다. 당신이 사랑하는 일, 미래를 구축하는 일, 돈을 벌어다 주는 일을 할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라. (p.100)
6/ 좋아하지 않는 일 중 대부분은 당신에게 있어서 최선의 가치가 아니다. 사랑하고, 원하고, 돈을 벌어다 주는 일을 하고 나머지는 위임하거나 레버리지 해야 한다. 싫어하는 일은 아웃소싱하거나 쓰레기통에 버려라. 이것은 남에게 당신의 책임을 미루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은 아마도 당신보다 그 일을 더 좋아하고, 더 잘할 것이다. 일감을 기여하고 자유를 얻어라. (p.101)
7/ ‘내일’이라는 말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과 같다. 더불어 아홉 시간 동안 서류 더미와 씨름한 뒤 (즉, 후순위 업무만 열심히 한 뒤) ‘열심히 일했다’라고 자신을 설득하려는 내면의 목소리를 주의해야 한다.
8/ 궤도를 점검하라. 해당 업무가 가치 목록의 상위권에 있고, 비전에 다가가게 하고, 목표를 실현하게 하는 일이라면 그 일을 하라.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인계하거나 포기하라.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고 일을 지연시키는 모든 상황을 제거하라.
9/ 처음 시작하는 기업가는 비용을 절감하고 하루빨리 기반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모든 일을 혼자 해내려고 한다. 그 근면성이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가들이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름만 기업주일 뿐 실제로는 자신의 지시를 받는 노동자, 노예인 것이다. (p.186)
10/ 자신을 도와줄 중요한 사람들을 코칭하고, 훈련하고, 지원하는 시간을 뒤로 미루는 것만큼 어리석은 경영은 없다. 고용만 하고 교육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더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우선순위의 구분이 사라지고 장기적인 비전보다는 단기적인 손실을 막거나 당장의 수익을 올리는 일에만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너무 바빠서 교육을 빼먹는 것은 마치 너무 바빠서 성장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지금 당장 다이어리에 교육을 위해 절대 타협할 수 없는 불변의 시간을 적고 ‘삭제 불가’ 또는 ‘지우지 말 것’이라고 써넣어라. (p.204)
1/ 과거 전통적인 인공지능 개발에서 겪었던 어려움은 바로 인간에게 쉬운 일(ex. 걷기, 물체 인식, 목소리 알아듣기 등)을 기계에게 구현시키기 매우 힘들다는 점이었다. 이른바,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이다.
2/ 지능이 있다는 것은 ‘무언가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그러므로 어떻게 기계에게 지능을 줄 것이냐는 물음은 어떻게 기계에게 사물을 인식시킬 것이냐는 물음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하자면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논리적인 언어로 기계를 인간 수준으로 이해시킬 설명을 찾는 것인데,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언어의 해상도가 인식의 해상도보다 훨씬 낮다. 그리고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3/ 컴퓨터가 인간의 뇌를 본떠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정보를 획득하는 방법과 정보를 저장하는 방법이 다르다. 컴퓨터는 정보를 가감 없이 입력하는 반면, 뇌는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해석을 거쳐서 받아들인다(ex. 착시현상). 컴퓨터와 달리 인간의 뇌는 정보의 저장을 일종의 무늬(패턴) 형태로 하게 된다.
4/ 딥러닝(Deep Learning), 이 알고리즘은 인간의 물체 인지 과정을 개념적으로 모방한 시스템이다. 더 이상 인간이 기계에게 세상을 설명하지 않고, 세상에 관한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Big data)를 집어넣어(Input) 이 데이터에 포함된 통계학적인 정보에 대해 점점 더 압축된 표현을 만들어가도록 하는 것이다(이 과정을 학습Learning이라고 한다).
5/ 딥러닝 학습은 크게 세 가지 방식: (1)슈퍼바이저 학습(supervised learning) –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고 데이터와 함께 결과값까지 컴퓨터에게 알려주어 그 다음부터는 스스로 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시스템에 있는 파라미터(parameter)들을 최적화시키는 방법. 학습은 가장 잘 되지만 비현실적인 방법이다. (2)비슈퍼바이저 학습(unsupervised learning). (3)보상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 이 방법은 시스템이 답을 냈을 때 정답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맞았는지(o) 틀렸는지(x)만 알려주는 것이다.
6/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은 ‘인지자동화’에 가깝게 발전하고 있다. 자동화의 핵심은 대량생산이다. 앞으로는 상당 수의 지적 노동도 자동화 되어 대량생산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가 바로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무인자동차의 등장이다. 무인자동차 시대는 생각지도 못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7/ ‘약한 인공지능’이란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글을 쓰고 정보를 조합하고 이해하는 정도의 인공지능을 의미하고, 이에 더하여 독립성, 자아, 정신, 자유의지가 있는 기계를 ‘강한 인공지능’이라고 한다.
8/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박사와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강한 인공지능이 생기면 인류가 멸망한다, 강한 인공지능은 핵폭탄보다 더 위험하다고 이야기 했고, 닉 보스트롬(Nick Bostrom) 교수는 『슈퍼 인텔리전스』(Superintelligence)라는 책에서 인공지능은 만들어 질 수 밖에 없고 그냥 인공지능이 아니라 초지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썼다.
9/ 앤드류 무어(Andrew Moore) 교수는 이렇게 이야기 한 적도 있다고 한다: “강한 인공지능이 등장하면 인류는 멸망한다. 그런데 그게 왜 나쁜가? 인류가 멸망하는 것이 왜 나쁜지 설명해봐라.”
10/ 강한 인공지능의 등장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강한 인공지능이 ‘지구에 인간이 있는 것이 좋다’라는 결론을 스스로 내리도록 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인간은 미래 기계의 평가 수준에 맞도록 행동하여야 한다. 이제 인간은 지금껏 스스로 해왔던 약속을 지켜야만 한다. 지금껏 인간이 인간의 약속을 어겨도 별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더 뛰어난 지능이 그 약속의 존재를 알게 되어 인간이 그 약속을 지키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것이다.
¶ 출처: 김대식,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동아시아, 2016.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