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이름 같이 읽히지만, AI로 변호사 업무를 혁신하고 있는 대표적인 두 스타트업의 이름. Harvey는 미국팀, Legora(예전 이름은 Leya)는 유럽팀(스웨덴).
1/ Harvey는 2022년 창업, 2~3년 만에 ARR 7,500만 달러를 달성. 2025년 기준 기업가치는 50억 달러. Sequoia, OpenAI, Kleiner Perkins 등이 투자했고, 누적 투자액은 4억 달러 이상. Allen & Overy, PwC 등 글로벌 톱티어 로펌과 기업들이 주요 고객.
2/ Legora는 2023년 스톡홀름에서 창업. Y Combinator W24 출신으로, Benchmark가 리드한 시드 라운드(1,050만 달러)를 시작으로 2025년 5월 ICONIQ Growth 주도로 8,000만 달러 시리즈 B 완료. 기업가치 6.75억 달러, 누적 투자액 1.15억 달러.
3/ Harvey의 핵심 기능은 복잡한 법률 업무 자동화다. Harvey Assistant(대화형 AI), Knowledge(판례/법령 검색), Vault(대량 문서 분석), Workflows(다단계 작업 자동화) 등을 제공.
4/ Legora는 “세계 최초의 진정한 협업형 법률 AI”(“the world’s first truly collaborative AI for lawyers”)를 표방. Tabular Review 기능으로 수백 개 계약서를 스프레드시트처럼 병렬 검토할 수 있고, MS Word 애드인으로 기존 업무 흐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Agentic Research 기능은 AI가 스스로 웹을 검색해 답변을 생성.
5/ Harvey는 O’Melveny & Myers 출신 변호사 Winston Weinberg와 DeepMind 출신 AI 연구자 Gabe Pereyra가 공동 창업. 회사명은 유명한 미드 ‘Suits’의 Harvey Specter 이름에서 따왔다고. Weinberg는 신입 변호사 시절 끝없는 문서 검토에 지쳐 창업을 결심.
6/ Legora 창업자들은 변호사가 아님. Max Junestrand는 머신러닝과 비즈니스를, Sigge Labor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공. 흥미롭게도 Sigge는 멕시코에서 농장 운영 경력도 있음. 두 사람 모두 20대 중반에 창업.
7/ 고객 확보 전략도 대조적. Harvey는 Allen & Overy와의 파트너십 발표(2023년 2월)로 업계를 놀라게 했음. 3,500명의 변호사가 파일럿 테스트에 참여해 몇 개월 만에 4만 건의 쿼리를 처리했다. “if you earn the trust of a few of those [top] firms, the rest will trust you”라는 전략이 통했음.
8/ Legora는 스웨덴 최대 로펌 Mannheimer Swartling과 2023년부터 긴밀히 협업하며 제품을 개발. 현재 20개국 250개 이상 로펌이 사용 중.
9/ 비즈니스 모델은 둘 다 B2B SaaS 구독. Legora는 연간 사용자당 1,000~3,000유로로 추정. Harvey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형 계약 중심으로 훨씬 높을 것으로 보임. Harvey가 2년 만에 ARR 7,500만 달러를 달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요 고객사당 연간 수백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을 가능성이 큼.
10/ 기술적으로? Legora는 모델 불가지론적(model-agnostic) 접근. OpenAI GPT-4, Meta LLaMA 등 여러 모델을 작업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함. Harvey는 OpenAI와의 파트너십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Anthropic, Google 모델도 추가.
11/ 두 회사 모두 AI가 변호사를 대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 (정말?)
한국 시장에도 여러 플레이어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경쟁과 시장 전망이 궁금함.
박세희 변호사 — Leading in the AI Era
변호사에서 스타트업 COO로. 조직을 만들고, 문화를 바꾸고, AI 시대를 경영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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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철학 101 (Management 101)
회사가 너무 작아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해야 한다고 고민할 필요도 없다. 회사가 성장해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하지 못하게 될 경우 오히려 더 힘이 든다. 나는 경험으로 이 사실을 잘 안다. (215)
경쟁 업체들이 값싼 지역에 사무실을 차리는 것과 달리 우리 사무실 대부분은 도시의 가장 비싼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회사에서 사원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를 위해 가장 좋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 (…) 나를 포함한 그 누구도 개인 사무실이 없다. 그리고 사원 매점 한가운데 손님들이 기다리는 자리를 만들어 그들이 우리 회사의 역동적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사우(社友)들과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블룸버그는 당신의 적성에 맞는 곳이 아닐 것이다. (219)
나는 지시를 통한 사원관리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명령을 통해 어느 정도 작업을 완수할 수는 있겠지만 관리자가 잠시 등을 돌리면 사원은 바로 옛 습관대로 일을 처리하게 될 것이다. (219)
우리 회사의 개방된 분위기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 직원들임을 보여준다. 직원이야말로 회사다. 기술과 자료, 명성과 고객은 바뀔 수 있지만 사원들 사이에 형성된 기업문화와 교감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220)
나는 우리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여는 송별회에는 한 번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내가 왜 송별회에 참가해야 하나. 그들을 욕하지는 않지만 떠나는 사람을 축복해 줄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 진심이 아닐 테니까. / 우리는 서로 의지하며 일한다. 각 직책은 필요에 의해 생겨났기 때문에 누가 떠나면 남겨진 사람의 부담이 그만큼 커진다. 우린 자식들을 먹여 살릴 의무가 있다. 떠나는 직원이 중요한가 가족이 중요한가? 사원이 경쟁업체로 갈 경우 우리는 모두 그가 실패하기를 진심으로 빈다. 새 직업에서 그는 옛 동료에게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족상의 문제로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절대 다시 고용하지 않는다. 만약 이탈자를 다시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직원들의 눈을 마주칠 수가 있겠는가? (…) 직원의 충성심이란 결코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221)
사원들에게서 협력과 능률, 헌신을 바란다면 그들을 보호하고, 돕고, 발전시켜주고 금전적으로 지원해 줘야 한다. 성경에 나오듯 뿌린 대로 거두는 법 아닌가. 물론 우리는 당신이 회사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를 원한다.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날에도 충동을 꾹 누르고 출근하기를 바란다. 물론 같이 일하기 불편한 동료와 작업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사원들이 자판기 앞에서 노닥거리는 것보다는 생산적으로 일하기를 바란다. 직원들이 열심히 해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고 또 월급을 올려줄 수도 있다. (222)
직원 만족도와 애사심은 우리가 해마다 15% 이상의 성장을 하는 데 기여했다. 이런 조건을 갖고 있는 회사가 몇이나 되겠는가? 충성심. 그게 전부다. 사원들은 내가 그들에게 충성하기를 원하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솔직하게 그리고 열심히 일하면서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존경하는 것. 거기에 능률만 조금 첨가하면 우리는 아주 오래오래 함께 일할 수 있다. (223)
블룸버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고객이 우리 제품에 대해 싫증을 느끼는 경우다. (224)
우리 힘으로 회사를 키워가면서 얻은 중요한 자원은 바로 사람이었다. 회사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우리는 유능한 사원들에게 관리자의 직책을 부여하여 보상을 해 주었다. 인수와 합병을 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잘 알지도 못하는 직원들을 대량으로 해고할 수밖에 없다. 나는 그러한 행동을 내 아이들에게 설명할 자신도 없고 이 나이에 할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235)
창업이건 인수건 기업 성장에는 늘 무시 못할 위험이 있다. 그래서 모든 직책에서 두터운 경영 지식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영진이 회사를 사직하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회사가 위험에 노출 될 수 있다. 직속 관리자의 업무를 평가할 때 나는 늘 이런 질문을 한다. “자네를 대신할 만한 사람이 있는가? 없다면 더 큰 업무를 맡길 수 없네. 다음에 똑같은 질문을 할 때도 오늘처럼 대답한다면 더 이상 나한테 직접 보고할 필요가 없네!” 내가 죽거나 능력을 상실하거나 아니면 은퇴한다면? 누가 내 대신 회사를 경영하고 내 재산을 지켜주며 직원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 (236)
후계자 양성의 원칙은 나한테도 똑같이 적용된다. 다른 경영진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후계자를 지목해야 한다. 아니면 내 의무를 다하지 못한 셈이 되며 결국 다른 일도 하지 못하게 된다. 블룸버그가 떠난 블룸버그 회사를 위해 나는 무엇을 준비했나? (…) / 나를 대신할 사람은 직원들로부터 확신과 존경을 얻어야겠지만 적어도 준비할 시간은 있다. (…) / 누가 내 뒤를 이을 것인가. 블룸버그 이사회에서는 내 뜻을 파악하고 있다. 물론 내 의지는 끊임없이 바뀐다. 나는 이사회에 내가 무엇을 하겠다고 계속 말해 왔다. 그러나 그들이 선택의 시점에 처했을 때 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무덤에서 회사를 경영할 수는 없다. (237)
오늘날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할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인가? 성공에 따른 허장성세와 무의미한 성장의 결실, 의도적으로 현실에 안주하려는 병폐와 맞서 싸우는 일이다. (240)
인간은 인간일 뿐이고 경영인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경영진으로 성공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정상의 자리에 오른 경영진들에게 필요한 기본 자질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 즉 직원들을 보호하고 생계를 보장해 주는 일이다. 여기에는 직원간 협력을 촉진하고 위험 부담에 대해 보상을 해주며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보상체계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게 최고경영자의 첫번째 임무다. (241)
우수한 팀웍을 갖춘 경영조직은 주주의 매력적인 투자 요인이 된다. 최고 경영진이 조직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 그 회사의 주가는 과대 평가된 셈이 된다. 수익 증가와 주식가치를 바탕으로 최고경영자의 연봉을 매기는 모든 잡지의 조사는 이런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성공의 표준으로서 이런 점은 측정하기가 훨씬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주식가치를 올린다거나 수익을 창출하는 것보다는 미래에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고 이끌며 동기를 부여하는 것으로 경영진의 보수가 결정돼야 한다. (241)
회사의 대변인이 된다는 것은 조직 경영상 중요한 부분을 맡는 것이며 아마 회사 경영진의 일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모든 사람들이 회사 최고경영자의 의견(비록 누가 대필한 것일지라도)을 듣고 싶어한다. 회의 참석자들은 누구나 사장과 악수를 나누고 싶어한다(회의가 끝나면 아무도 누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명함을 교환하거나 함께 사진을 찍을 때에도 사장이 아니면 안 된다. 그래서 고위 경영자는 다른 급한 일이 있을지라도 언제나 언론과 주주, 직원, 고객과의 만남에 우선 순위를 둔다. (241)
최고경영자는 부모이며 선생님이고 목사이자 정치가다. 모든 사람들이 언제나 주목하고 있다. 하루 24시간 일주일에 7일 모두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는 게 불편한가? 그러면 물러나라. / 최고경영자는 군대의 정훈장교와도 같다. 일반 직원들이 새로운 일을 시작해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쇄신시켜야 한다. (…) 불안하게 쳐다보면 실패한다. 새로운 시도를 할 경우 자신의 경력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창조력이 마비된다. 평범한 직원들이 열성적으로 일하지 않으면 전쟁에서 진다. (242-243)
지휘체계를 흔들어 활기를 불어 넣는 것도 최고경영자가 책임져야 할 일 중의 하나이다. 그런 일은 쉬운 일도 아니고 기분 좋은 일일 수도 없다. 어떤 경우는 설명조차 불가능하다. 어려운 시기에는 시기를 놓쳐 할 수 없고 좋은 시절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문제다. 그러나 그 일을 하지 않으면 회사는 내부에서부터 무너진다. (244)
내가 회사를 볼 때 나는 그 회사의 회계 보고서에는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다. 창의력이 뛰어난 회계사라면 숫자 조작으로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려낼 수 있다. (…) 회사를 평가하는 방법은 전문가들과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 전문가들이란 기자나 분석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와 회사의 잠재력을 실제 알고 있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회사에 대해 가장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도 나는 고객을 첫째로 꼽는다. (244-245)
그들(고객들)에게 “이 회사 제품을 살 계획입니까?” 혹은 “다른 경쟁자가 더 좋은 제품을 내놓았나요?”라고 묻는다. 그리고 나는 그 회사 내부의 직원, 똔느 헤드헌터들에게 연락한다. “사람들이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하나요? 아니면 상당수가 떠날 생각을 합니까?” 경영자나 회계사들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무엇이나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과 직원들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245)
경쟁은 소비자를 위해서 분명 좋은 것이지만 회사한테도 필요하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서 그날 치뤄야 할 전투를 생각해 본다. 경쟁이야말로 우리를 살아 있게 만들고 번창시키는 힘이다. 내일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우리가 경쟁사에 패배할 것이라고? 경쟁자 손에 권투장갑을 끼워 링 위로 올려보내라.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 (245)

Bloomberg by Bloomberg -
“바다에서 배를 타고 가다 강력한 태풍이 불면 사람들은 대부분 선원들이 파도를 볼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경험상 그 말은 틀렸다. 선원들은 파도를 보지 않고 선장의 얼굴을 본다.“
이 대목을 읽으며 내가 선장이었다면 어떤 얼굴이었을지 잠깐 상상해봤다.

책: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회장은 1935년 전남 강진 가난한 소작농의 11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강진농고 재학 중 담임교사가 ”내가 너네 나이라면 바다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보겠다“라고 한 말에 부산수산대로 진학한다. 졸업도 하기 전에 국내 첫 원양어선 출항 소식을 듣고 1958년 무급 수습 선원으로 참치잡이 배에 오른다.
고기를 잘 잡았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고기를 잡으면 배를 갈라 뭘 먹었는지 살펴봤다. 그 먹이가 많은 곳에 참치들이 모여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배에서도 책을 끼고 연구했다.
선장으로 명성을 날렸고 일본 배를 빌려 세계의 바다를 누빈다. 1969년 원양어선 한 척으로 동원산업을 시작한다. 바다는 알지 경영은 모른다는 생각에 서울대와 하버드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이수한다.
미국에서 젋고 똑똑한 인재들이 증권사로 몰려가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언젠가 한국도 그런 시대가 오겠구나 생각했다. 한국에 돌아온 1982년 한신증권을 인수한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시작이었다.
여담이지만, 미래에셋금융그룹 박현주 회장이 이 한신증권 지점장 출신.
참치를 잡아 납품하던 원양어선 선장 출신 대표가 만든 회사가 세계 1위 참치캔 제조사였던 스타키스트를 2008년에 인수한다. 분명 내가 과문한 탓이겠지만 이런 비즈니스 스토리는 세계적으로도 드물 것이다.
실패는 없었을까. 많았다. 잘못된 인수, 어설피 시작한 신사업. 빠른 포기로 돌아나온 때도 있었고, 본진이 휘청인 때도 있었다. 그 고비를 넘기며 마른 논의 벼 뿌리가 굵어지듯 더욱 단단해졌다.
2020년 카이스트에 500억 기부 약정하며 김재철 AI 대학원을 만든다. 국운은 AI에 달렸으니 카이스트가 AI 연구에서 세계 1위 대학이 되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이제 아흔. 현업에선 은퇴했지만 여전히 꿈을 꾸고,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강원도에서 연어 양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래의 가성비 좋은 단백질원으로 연어만한 것이 없다며.
자, 이제 누가 청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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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도 모교 학부대학에서 불러주셔서 21년 차이나는 25학번 후배님들께 짧게 몇 마디 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 내용을 기록 삼아 공유해봅니다:
자기 소개
저는 198*년 **월에 대구에서 태어났고요, 대구에서 공부를 하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2004년도에 이제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때는 이제 신촌 캠퍼스였죠. 입학해가지고 그때는 사회계열이 있었어요. 그래서 사회계열로 1년을 보내면서 전공을 결정해야 되는데, 그때 1학년 1학기에 들었던 정치학입문 수업을 이제 김**, 김**, 진** 교수님의 팀티칭으로 들었어요.
왜 웃죠? (웃음) 아, 진** 교수님이… 아직도 계세요? 꼭 안부 전해주세요. 제가 많이 기억납니다. “연대생들은 달라야 한다. 연정은 더 달라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제가 인상적이었던 거… 당시에는 혹시 신촌 캠퍼스 가보신 분 있나요? 네네 좋습니다. 거기… 근데 지금은 이제 차가 통행이 안 되죠. 그때 예전에는 이제 차가 다녔어요.
혹시 한국어가 불편하신 분 있나요? 영어가 더 편하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없지만 네, 한국어로 하겠습니다. (웃음)
그 백양로에 이제 차가 통행할 수 있었는데 택시를 타고 온 학생들이 중간에 차를 세워서 내리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러면 어떻게 되죠? 차량 흐름이 뒤에 막히죠.
근데 어느 날 수업을 딱 시작하는데 진** 교수님이 “너희 혹시 백양로에 택시 타고 다니는 애들 있니? 중간에 세우지 마라. 그건 연대생답지 못하다. 아무래도 연정이라면 그러지 마라.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된다. 연정은 그런 행동 하지 않는다.” 그런 말씀 하셨던 게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그때 정치학입문 수업 들었는데 A+가 나왔습니다. 그래가지고 전공은 정외과로 결정했습니다. 단순하죠. 그렇게 해서 정외과를 다녔는데 정말 너무 너무 재밌었어요. 저는 그때 정치사상 수업 많이 들었어요. 김** 교수님 수업이랑 지금은 퇴임하신 장** 교수님 수업 많이 들었고, 그때 고대 중세 서양 정치사상, 현대 정치사상, 근대 민주주의 이런 것들을 많이 들었었고…
그러면서 차츰 느끼게 되죠. 이 수업을 듣다가 내가 밥줄이 끊기겠구나. 취업을 못하겠구나. 그래서 경제학 이중전공을 합니다. 왜냐하면 뭔가 저의 옵션을 늘리고 싶었어요. 취업을 하게 됐을 때 저희 과보다는 그래도 경제학과가 조금 더… 그런 알량한 생각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2006년도에 제가 제43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을 했었고요, 너무 학교 생활이 재미있었어요. 그래가지고 재학 중에 군대를 안 갔어요. 학교 다닐 때 혹시 여기 군 복무를 마치고 온 학생이 있나요? 아, 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군대와 로스쿨
저는 이제 학부를 졸업하고 당시 이제 또 주변에 공군 학사장교로 이제 군역을 해결하는 트렌드가 좀 있었어요. 특히 제가 좋아하던 선배들이 그렇게 많이 갔어요. 그래서 이제 시험 보고 공군 장교가 됐고요. 공군 장교는 복무기간이 40개월… 4개월 훈련을 받고 3년을 복무를 했고, 3년차가 되니까 막막하잖아요. 이제 저는 군역을 마친 26-27살의 신체 건장한 남자로서 아무런 직업이 없는 신세가 되는 거니까.
그래서 군대 전역하던 마지막 해에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었어요. 교수님도 찾아가고, 이제 이미 취업해 있는 친구들을 찾아가서 물어보고, 그리고 고시를 볼까… 그때는 PSAT라는 게 있었습니다. 혹시 아시나요? PSAT… 지금도 있나요? PSAT도 보고 취업 서류도 내고요. 그리고 대학원을 갈까 하면서 이제 대학원에 석사 과정에 있던 친구도 만나고 그런 많은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고등학교… 제가 대구라고… 대구 **고등학교라고 말씀드렸죠. 고등학교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 친구가 이제 **대학교에서 법학과 학생이었거든요. 저한테 “세희야, 로스쿨이라는 제도가 생겼다. 한번 지원해보지 않겠니?” 해가지고, 저는 “친구야. 나는 학부 때 법학 전공 수업도 안 들었고 법을 잘 몰라. 기본적으로 법을… 싫어해. 나는 판사들을 믿지 않아. 검사도 이상해, 다 정치검사인 것 같아.” 그랬죠.
그 친구가 “허튼소리 하지 말고 리트(LEET)라는 게 있으니까 그 시험을 쳐봐라. 그러면 네가 그게 잘 맞는지 잘 안 맞는지 알게 된다”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장교니까 주말에 남는 게 시간이잖아요. 리트 기출을 풀어봤죠. 오, 점수가 괜찮게 나왔어요. 그래서 “그럼 해볼까” 해서 그 해에 지원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운 좋게 **대 로스쿨에 합격을 했고, 입학을 딱 했더니 주변에 엄청 준비를 많이 한 학생들이 있는 거예요. 특히 학부 법대에서 사법시험 두세 번 보고 2차까지 갔던 친구들도 많고, 부모님이 법조인이시고 어릴 때부터 법조인의 꿈을 키워왔던 친구들도 많고… 그 120명이랑 같이… 100명인가 120명이랑 같이 있으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어요. “나는 왜 여기 있을까?” 근데 또 벌써 들어왔는데… 근데 또 어떻게 해야 돼요? 호랑이 등에 타면 어떻게 돼요? 일단 가야 되잖아요.
로스쿨에서의 문화 충격
그래서 로스쿨 1학년 마치고 인턴십을 나갔는데요, 로펌에 지원해서 로펌 가서 인턴십도 해보고 회식도 하고 막 정신없이 그랬어요. 그렇게 해서 졸업을 했고 운 좋게 변호사 시험 붙었고, 그다음에 졸업하고 이제 서초동에 있는 법무법인에서 이제 변호사로 첫 일을 시작했고요.
그 로펌은 굉장히 형사소송을 많이 하던 곳이었어요. 형사소송을 많이 한다는 거는 이제 피의자를 많이 만나게 됩니다. 피의자를 많이 만나는 삶을 1년 2개월 정도 했어요. 그러니까 이제 현타가 오더라고요. “나는 변호사로서 사명감을 갖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 너무 힘들다.”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벌었으면 또 이런 생각 안 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일개 소속변호사다 보니까 저는 고정된 월급을 받았었고요. 그래서 당시에 이제 신문을 많이 보고 있었는데 스타트업이라는 게 이제 그때 한참 이제 한국 회사들이 많이 상장했었거든요. 토스, 쿠팡, 배민, 컬리… 지금은 이제 너무나 유명한 서비스들. 그래서 그걸 보고 “나는 저 길로 가야겠다.”
근데 또 바로 스타트업에 가는 용기는 없어가지고 큰 기업 가서 스타트업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 해서 이제 한화생명으로 가게 됐고, 한화생명에서 한 6년 동안 일을 하고 지금은 정말 스타트업으로 와서 스타트업에서 법무 그리고 운영을 총괄하고 있어요. 사무실은 역삼동에 있습니다.
이게 이제 저의 일련의 학부 때부터의 여정을 소개했고요. 조금 더 저의 소개를 드리자면, 로스쿨 3학년 때 만난 여성분이랑 결혼을 했습니다. 그래가지고 아이가 둘이 있고요, 첫째가 초등학교 3학년 입니다. 저의 취미는 러닝이랑 테니스고요.
근데 로스쿨에 가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게 뭔지 아세요? 성적으로 사람을 줄 세우는 거였어요.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그걸 당하는 줄 알았지, 로스쿨 가서 그걸 당할 줄은 처음 알았어요. 근데 또 재밌는 거… 법대 출신 애들은 그게 너무 자연스러운 거예요. 서열… 오더라는 게 너무 자연스러워요.
지금은 로스쿨 시스템이지만 예전에는 사법연수원 시스템이었거든요. 사법연수원에서는 사법시험을 본 학생들이 들어와서 2년 동안 트레이닝 받는 거예요. 그러면 이제 또 시험 많이 봐요. 연수원에서 그 시험 성적을 가지고 1등부터 마지막 등까지 줄 세운 다음에 고르는 거거든요. 판사, 검사 이렇게. 너무 자연스러운 거예요.
로스쿨 1학년 때 중간시험 마치고 이제 첫 수업 들어갔는데 옆에 앉은 친구가 “세희야, 너 몇 점 받았어?” 이러는 거예요. 점수… 깜짝 놀랐어요. “그걸 네가 왜 물어봐?” 이게 궁금해서… 그리고 한 학기 끝나고 두 학기 끝나고 성적이 이렇게 나오는데 석차도 되게 궁금해하더라고요. “세희야, 너 몇 등 했어?” 그런 거죠. 그게 너무 적응이 안 됐었고, 석차가 높으면 인격적으로도 높은 사람 취급을 하는 것도 이상했어요.
그래서 힘들어서 유급을 하거나 자퇴하는 친구도 많았지만, 전 정외과에서 길러진 또 저희만의 자존감… 그 자존감으로 이겨낼 수 있었어요.
인포메이셔널 미팅
오늘 여러분께 사실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저는 약간 충격과 공포를 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만약에 지금 알고 있는 걸 가지고 20대에 대학생활을 보낸다면 굉장히 불안할 것 같거든요. 왜냐하면, 여러분 AI 얘기 많이 들어보셨어요? 여러분 아마 많이 사용하고 계시죠? AI 사용 안 하시는 분 있나요? 다 사용하고 계시죠?
그냥 원래 이런 거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AI가 없던 시대에 대학을 나왔습니다. 그때는 교수님의 강의록이 너무나 중요했어요. 그리고 전년도에 선배가 들었던 수업 자료가 너무 중요했어요. 시험 족보가 너무 중요했어요. 왜냐하면 똑같이… 계속 하시고… 요즘 안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데, 되게 정형화돼 있다고 생각했었고, 그때는 글로벌의 어떤 변화나 충격이 저에게 와닿지 않았어요. 지금은 좀 다를 것 같아요. 어떠세요?
그래서 저는 그거에 대해서 좀 많이 얘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이상으로 제 소개를 마치고, 그러면은 질문을 한번 받아보려고 합니다. 질문을 받겠습니다.
제가 이 정도까지 말씀드렸기 때문에 한 5분 정도 질문을 받고, 그 질문을 제가 대답을 하면서 혹은 고민이 있으시면 주시면 그걸 대답하면서 얘기를 이어가보고자 합니다. 먼저 질문 주세요. 네.
질문들
“로펌이나 이렇게 회사에서 업무 관련 일을 하시면서 어떤 학부생 시절에 정치학이나 경제학에 대해서 배웠던 것들이 뭔가 영향을 준 게 있는지…”
왜요? 영향이 없으면 전공을 바꾸시려고요? (웃음) 좋은 질문입니다. 살면서 정치학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됐냐라는 질문으로 이해했습니다.
또 다른 질문 있으신가요? 사실 저희가 오늘 보고 안 보는 사이 아닙니까? 아닌가요? 아니죠. 여러분들이 정외과 다 졸업을 하고 연정의 밤 이런 행사에 나오시면 만날 수도 있죠. 그리고 역삼역 근처에서 일을 하게 되면 만날 수도 있고… 아, 저는 대학 때 특강 오신 분들 연락처 달라고 해가지고 꼭 밥을 먹었습니다. 찾아가가지고… 그렇게 하면 또 인연이 이어질 수도 있고요.
질문 없으신가요? 힘들었던 부분… 알겠습니다. 뭔가 면접을 보는 느낌이네요.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얘기해주세요.” 잘 알겠습니다.
또 있습니까? 질문 말씀해주십시오. “만약에 로스쿨로 시작해서 지금의 이어진 삶이 아니면 또 다른 걸로 어떤 꿈을 가지실 수 있을…” 평행우주에 너는 어떤 모습일 것 같니? 다른 꿈이 있었다면… 네, 좋습니다.
제가 40분 정도 시간이 있고, 아마 여러분들 혹시 오늘 누가 온다고 그 인포메이션을 받았나요?
네. 그러면 저도 학부생 때 그랬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에요. 제가 여러분이었다면 미리 질문을 생각해왔을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저도 학부생 때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어요. 근데 지금 다시 학부생으로 돌아간다면 수업 준비를 열심히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오늘 40분 동안 여러분에게 한 가지 단어를 좀 입력해드리고 싶은데요. 그래서 이 문을 닫고 나갈 때 여러분들이 “아, 이 단어를 생각해야겠다”라고 좀 가져가셨으면 좋겠는데, 그 단어가 뭐냐면요… 인포메이셔널 미팅이에요.
여러분이 정보를 얻는 게 꼭 책이나 문헌에만 있지 않습니다. 사람을 통해서 굉장히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거든요. 근데 그러려면 여러분이 준비를 많이 해야 되고, 좋은 질문을 이끌어내야 되는 훈련입니다.
그게 왜 중요하냐면 여러분들은 이제 AI와 일을 하지 않는다면 사람이랑 일을 할 거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어내야 되고, 짧은 시간 내에 그 정보를 파악해야 되는 상황이 될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 기술을 좀 많이 익혀야 된다… 앞으로 다음 주, 그다음 주도 이 특강에 연사로 몇 분이 더 오실 것 같은데, 그걸로 좀 목표로 삼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두 번째는 생각을 좀 바꿔보면 대학에서 듣는 렉처라는 거… 강의… 교수님이 있으시고 강의를 해주신 거고, 사실 반대로 바꿔보면 여기 계시는 학생분들이 그분으로부터 정보를 얻어내는 거거든요. 똑같은 시간을 쓰지만 얼마나 양질의 압축되고 농축된 정보를 얻느냐가 여러분에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거를 좀 생각해주세요.
그게 비슷합니다. 이제 인턴십도 하고, 대학원 가실 분도 있고, 로스쿨 가실 분도 있고… 그 전형 중에 뭐가 있죠? 프로세스 중에 인터뷰가 있죠. 그 인터뷰가 어떤 겁니까? 시험인가요? 내가 그걸 통과해야 되는 시험인가요? 형식은 사실 대화입니다. 그 대화에 참여함으로써 그 사람한테 나에게 호감을 주고, 내가 요구하는 어떤… 검증하고자 하는 역량을 갖췄음을 보여주는 거잖아요.
굉장히 많은 정보들이 오고 갈 텐데, 그걸 빠르게 캐치하고 그 미팅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어내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능력이 되게 중요해질 것 같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모든 미팅은 인포메이셔널 미팅이 돼야 된다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년 전의 머리가 꽃밭이던 시절
먼저 말씀드리면 사실은 제가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20년이 됐습니다. 몰랐어요. 2004년도에 제가 **대학교 사회계열 신입생이 돼서 대한민국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저는 그때 몰랐어요. 여러분은 아시나요?
20살에 대부분 아마 대한민국 고등학교를 졸업하셨을 것 같은데, 입시 경쟁이라는 걸 끝내고 신촌에… 아니 인천에 와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앉아 있는 거의 의미를 혹시 이해하시나요?
한강 의대생 실종 사건, 기억하시나요? 그게 굉장히 이슈가 된 적이 있었어요. 혹시 기억하십니까? 저는 되게 충격받았어요. 왠지 아세요? 왜 충격받았는지 혹시 아는 분 있으세요? 모르겠죠, 제 생각이니까…
사실 저랑 제 동기들이 신촌에서 죽을 뻔했던 거거든요. 아주 많이. 2004년도에 그렇게 술을 먹고 신촌거리에서 뻗어서 잤어요. 저희가 새벽에 전봇대에 기대서 잤어요, 벤치에서도 잤어요. 근데 용케 안 죽은 거예요. 지금 생각하니까 너무 신기한 거야. 왜 안 죽었지? 진짜 운이 좋게 피해간 거예요. 하늘의 도움이었어요. 한강보다는 신촌이 안전했을 수 있겠죠. 하지만 요즘 생각하는 많은 흉악범죄들… 그거에 우연히 비켜간 거거든요.
그때는 그런 생각 없었어요. 그리고 막… 기억나요. MT 갔는데 누가 취해가지고 토해가지고 자고 있는데, 막… 토했다… 이랬는데 기도가 막혔으면 그 친구가 죽었을 수도 있어요. 다행히 잘 살고 있습니다. 변호사 돼가지고… 그런 것도 이제 많이 떠오르는 거죠. 그때 나는 굉장히 많은… 이런 게 있었구나.
그중에 하나가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졸업한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가 그러는 거예요. “나 사실 연대생 돼가지고 너무 힘들었어” 그러는 거예요. 여학생이었어요. 왜요? 저도 모르잖아요. 그런 행복한 삶을 살았던… 머리 꽃밭… 왜? 너무 좋았잖아요, 우리 신촌이. 나 술 먹고 안 죽었잖아요.
그 친구 말이 대학에 딱 왔는데, 옆에 애들이 다 명품을 들고 있었더라고요. 구두도 명품, 가방도 명품… 저는 잘 모르니싸 아무 생각 없었죠. “쟤는 패션 감각이 좋나 보다. 저렇게 들고 다니는구나.” 근데 그 친구는 그걸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었죠.
저도 기억이 나요. 그때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 중에서 취업 준비를 안 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제 친구들 중에서도. 그래서 저는 “그래, 너는 인생을 되게 여유롭게 보는구나” 전 그랬습니다. 근데 알고 봤더니 지금 이제 어떤 회사의 대표예요.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는다고…
많은 그런 것들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거… 저는 사실 그때 몰랐고요, 그런 거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머리 꽃밭이었고, 그거에 대해서 굉장히 예민한 감수성으로 들여다보고 자기에 대해서 생각을 했던 친구도 있었던 거고. “아, 같은 시기에 같은 장소에 있었는데 느끼는 바가 너무 달랐구나.”
부모님 이야기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더 해드리자면… 인생에서 굉장히 힘들었던 순간… 이 질문과 좀 연결될 수도 있는데, 저희 부모님은 대학을 안 나오셨어요. 그럴 수 있죠. 혹시 부모님 중에 대학에 안 나오신 분… 손… 들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웃음)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고등학교도 안 나오셨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중학교 졸업하셨고, 아버지는 초등학교 졸업하셨거든요.
제가 기억나요. 지금도… 초등학교를 제가 졸업했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졸업식 날… 보통 짜장면 먹잖아요. 중식당에 앉아가지고 “세희야, 이제 네가 나보다 많이 배웠다. 그러니까 네가 알아서 해라.” 저는 “알겠습니다.” 그랬었던 기억이 나요.
아마 그게 힘들었다면 힘들었던 거예요. 이를테면 참고할만한 사람이 주변에 별로 없었어요. 로스쿨 가서 1학년 돼서도 주변에 물어보면 “너 이번 여름에 인턴 어디서 해?” “아빠 사무실에서.” “아버지가 사무실 하시는구나. 무슨 사무실?” “로펌 하고 있어.” 그렇구나… 그래서 많은 이제 멘토나 그런 어드바이저가 주변에 풍부한 친구들이 있었고, 저는 이제 그게 부족했다.
그게 근데 힘들었냐? 그렇지 않았다. 왜냐하면 머리 꽃밭이었기 때문에 힘들다는 것도 굉장히 메타인지가 있어야지 가능한 일입니다. 남과 비교해서 힘든 게 찾아오거든요.
송도 캠퍼스와 맥락의 중요성
저는 맥락이라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1학년을 여기서 보낸다는 거는 굉장히 특수한 기획의 의도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 기획 의도를 이해하든 이해하지 않든, 기획 의도에 따라서 결과가 나왔든 나오지 않았든 여러분은 영향을 받게 되고요.
그렇습니다. 저는 맥락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맥락이 있어야 많은 게 평가가 됩니다. 제가 정치학입문 시간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첫 시간이었거든요. 뭐가 있었냐면, 지금도 진영재 교수님이 계셔서 쓰시는지 모르겠는데 비교정치학에서의 ‘비교’라는 게 뭐냐라는 거를 많이 말씀해주셨어요.
소크라테스의 아내가 악처다… 이런 말 들어보신 적 있나요? 크산티페인가요? 그런 말 들은 적 없습니까? 처음 듣습니까? 여러분 처음 들어요? 알겠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소크라테스한테 그랬대요. “너의 아내가 그렇게 악처라던데 괜찮니? 고생이 많다” 했더니 소크라테스가 뭐라고 했냐면 “누구랑랑 비교해서 악처야?” 이랬다는 거예요.
결국 어떤 자기의 위치라는 건 비교를 통해서 오는 게 맞거든요. 맥락이라는 걸 파악한다는 거죠. 사실은 좀 격리된 맥락에 있잖아요. 지금 인천이라는 게 특수한 환경인데, 이게 여러분들의 인생에 어떤 임팩트를 줄 건지 기대됩니다. 저는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근데 이 실험이 벌써 2008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잖아요. 여기 있는 학생들이 정말 한 코호트로 엄청 끈끈해질 수도 있고, 아니면 뭐… 엄청 반대 현상이 나올 수도 있고… 저는 맥락을 파악하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눈치일 수도 있고 센스일 수도 있고요.
정외과에서 얻은 것들
아무튼 그래서 저는 별로 힘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힘든 게 있었냐? 힘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정치학을 전공한 게 로스쿨에서 도움이 됐냐? 도움이 됐습니다. 뭐에 도움이 됐을까요? 입시에 도움이 됐습니다. 입시에 엄청나게 도움이 됐습니다. 왜냐하면 리트(LEET)를 보면 진짜 말도 안 되는 그 지문을 읽어서 빨리 요지를 파악하고 정답을 고르는 객관식 문제들이 많거든요. 굉장히 많이 트레이닝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혹시 홉스를 읽어보셨나요? 『리바이어던』, 존 로크의 『자유론』… 그걸 읽으면서 여러분들은 많은 문해력의 향상을 가져올 것 같습니다. 그리고 토론 정말 많이 했습니다. 저희 때는 토론식 수업 정말 많이 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참여했었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도움 안 되는 겁니다. “좋은 주식 종목이 뭐야?” 이런 토론이 아니었거든요. “정의란 무엇일까?” 그런 거였어요. 그게 저는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하고…
사실 저는 로스쿨에서도 도움이 많이 됐던 게 뭐냐면 정외과에서 길러졌던 저의 높은 자존감이었어요. 지금은 분위기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평일에 도서관 가시는 분 있나요? 손 한 번 들어주세요. 평일에 도서관 가시는 분… 하나밖에 없어요? 더 없어요? 알겠어요.
저희 때는 정말 딱 시험 전주에만 도서관을 갔거든요. 시험 전주에만 갔어요. 중앙도서관 자리를 잡고… 그랬어요. 시험 전주에만 그런 삶을 살다 보니까 성적 말고도 다른 게 되게 중요했었고, 친구들이 저를 학점으로 평가하지 않았어요.
근데 로스쿨에 갔더니 너무 재미있는 게… 성적으로 사람을 줄 세우는 거예요. 여러분도 혹시 주변에 가족 친지 중에 법조인이 있으면 그런 성향이 있는지 잘 보세요. 성적으로 사람을 줄 세워요.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그걸 당하는 줄 알았지, 로스쿨 가서 그걸 당할 줄은 처음 알았어요. 근데 또 재밌는 거… 법대 출신 애들은 그게 너무 자연스러운 거예요.
제가 있던 시절에 저희 정외과는 각각의 개성을 존중하는 문화였어요. 이를테면… 정외과에… “너 노래 잘한다, 너 최고다”, “너 응원 잘한다, 너 최고다” 그런 문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 우리가 잘난 줄 알고 살았어요. 그리고 저희는 법대… 법대는 연대 법대 친구들이 서울대 법대 친구들한테 열등감 같은 게 있었던 거 같은데 저희는 뭐 “세계 최고가 누구야, 하버드? 와보라 그래” 이런 게 있었어요.
공감을 못하시는 것 같은데… 너무 공감을 못하시는 것 같은데… 그런 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외과에서 학부를 보낸 게 저에게 지성적으로 그리고 인성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MBTI와 내향인의 이야기
저희 MBTI는… 이래 보여도 I예요. 그래가지고 혼자 있는 거 좋아하고 책 보는 거 좋아하는데, 정외과 생활하면서 외향적인 걸 많이 스킬업을 했습니다. 혹시 여기 MBTI가 I이신 분 있나요? 네… 한 절반 가까이신 것 같은데… 『콰이어트』라는 책이 있습니다. 혹시 읽어보신 분 있나요? 『콰이어트』… 내향인에 관한 책인데요, 상당히 재밌습니다.
내향인들이 자기가 내향인이지만 외향인처럼 살려고 하는 현상이 있대요. 그 이유인즉슨 매스미디어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이 대부분 외향인처럼 비춰집니다. 그래서 내향인들도 “나 성공하려면 저렇게 해야 되나 보다”라고 그걸 많이 모방한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 사람인데 변호사거든요. 변호사도 어때요? 성공한 변호사 보면 굉장히 커뮤니케이션 스킬 좋고, 클라이언트들이랑 협상도 잘하고, 강의도 잘하고… 이런 거잖아요. 그래서 그걸 너무 흉내내면서 살았던 거예요.
근데 뭔가 갈증이 있었던 거죠. “나는 그렇지 않은데…” 사실은… 그래서 내향인으로서 성공하는 법을 이제 『콰이어트』라는 책으로 쓴 거고,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검사 되려다 떨어진 이야기
그래서 저는 정외과가 도움이 됐다. 첫째, 리트 시험 보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그리고 로스쿨 들어가서도… 답안을… 다 어쨌든 논술을 쓰는 거잖아요. 어떤 문제를 내가 해결하는 거니까… 글쓰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해력, 토론, 글쓰기… 여러분이 가져가셔야 되면 좋을 것 같고, 그다음에 자존감… 높은 자존감… 여러분… 높은 자존감… 그리고 소셜 스킬… 활동 많이 하세요. 그거였고…
로스쿨에 가서 제가 좋았던 거는… 제가 2004년도에 어떤 일이 있었냐면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합니다. 혹시 이런 정치사를 좀 기억하고 계신 분 계신가요? 탄핵이 있었고, 2005년도에는 광우병 반대 시위가 있었어요. 격렬했었고요. 2006년도에… 아니야… 2006년도… 기억이 잘 안 나요. 노무현 대통령이 자이툰 파병을 해가지고 또 엄청 시위가 있었어요.
저는 그 시위를 열심히 다녔습니다. 광화문에… 그리고 글도 엄청 많이 썼어요. 그런 정치적인 글, 저의 입장을 설명하는 글… 저는 그때 되게 극단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입장을 정한다는 거는 애매하면 안 되거든요. 한쪽으로 확실하게 포지셔닝을 해야 입장이 됩니다.
매도할 거냐 매수할 거냐? 매도하다 말고 매수는 없죠. 그렇죠. 종목의 롱/숏 포지션 잡을 때도 한쪽으로 정해야 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정치적인 입장은 그런 건데, 로스쿨에 가서 알게 됐어요. 이 사회가 그렇게 만만한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판사를 신뢰하게 됐습니다. 로스쿨에 가서 검사를 신뢰하게 됐습니다. 제 와이프 검사인데요… 검사를 신뢰하게 됐습니다. 변호사도… 제일 신뢰하지 않지만 그래도 신뢰를… 갖게 되었어요.
무슨 말이냐면 기성의 저희의 체제, 사법 시스템에 대해서 좀 신뢰하게 됐어요. 이 판결문… 보통 언론에 보도되면 어떻게 나오죠? 결론만 많이 나오잖아요. “징역 2년에 그쳐…” 판결문을 읽어보면 우리의 이성으로 그걸 생각해보면 수긍이 가는 면이 굉장히 있습니다. 굉장히 있어요.
근데 저는 그때 대학생 때는 분개했습니다. “어떻게 이거? 썩었다, 시스템.” 막 책도 읽고… 『불멸의 신성가족』… 그런 책… “엘리트들만이 다 해먹는다” 막 이렇게 생각했었어요. 틀린 말 있냐? 뭐… 틀리지 않았을 수 있죠. 일각의 진실이죠. 일각의 진실입니다.
하지만 로스쿨에 가서 그거를 제가 직접 공부해보니까 굉장히 저라는 사람 자체가 좀 온건해졌어요.
근데 저는 로스쿨에서 검사가 되려고 했었거든요. 검사가 되려면 일단 로스쿨 2학년 때 검찰 실무수습을 들어야 되고요, 검찰 수업을 들어야 돼요. 그 강의는 실제 현직 검사가 로스쿨에 나와서 출강을 하는 강의를 하시는 거고요.
저는 또… 스킬이 좋잖아요. 그래서 학교에 오셨던 저의 검사 교수님이랑 엄청 친해졌어요. 검사 교수님이 “야, 세희야, 너 딱 봐도 검사야. 너 검사 재질이야.” “저도 정의를 위해서 희생하고 싶습니다.” “그래, 인마, 너 검사야. 너 꼭 와야 돼.”
검찰 관련 수업 다 듣고, 1학년… 2학년 여름방학에 검찰 실무수습, 2학년 겨울방학에 검찰 실무심화실습 다 들었습니다. 3학년 때 이제 선발시험이 있었거든요. 떨어졌습니다. 그때 만난 게 저희 아내고요. 저희 아내는 이제 그 과정을 통과해가지고 검사가 되었고요.
제가 그 과정에서 가장 크리티컬한 탈락의 요인으로 보는 게 두 가지인데요.
첫째는 당연히 성적이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 이건 정말 명심해두세요. 여러분이 살면서 어떤 극단적인 포지션을 잡고 싶잖아요? 압도적으로 잘해야 됩니다. 여러분이 이 학교 비판하고 싶고 사회를 비판하고 싶잖아요? 압도적으로 잘해야 돼요. 무언가를… 성적이… 제가 만약 1등이었다면 제가 어떤 캐릭터, 어떤 백그라운드, 어떤 리스크를 가졌든 간에 아마 저를 뽑았을 거예요. 왜냐하면 뭔가 기대감이 들잖아요. “얘는 좀 천재과인가? 뭔가 쓸 데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저는 고만고만한 성적이었습니다. 이게 1번이고요.
2번은 검찰 심화실습 때 모의 인터뷰를 합니다. 모의 인터뷰를 해요. 현직 다른 검사님이 오셔서 인터뷰를 해요. 이것도 중요하죠… 몰랐죠… 그런 건지… 엄청 편하게 생각한 거죠. 오셨으니까… “안녕하세요, 어디서 일하세요?” 그렇구나… 이게 사실 면접이었는데… 알았죠… 알았더라면… 왜… 아버지한테… 가… 안 알려주셨을까… 선배들이…
그래서 거기서 어떤 질문이 있었냐면요, 제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근데… “학생 보니까 학부 전공이 정치학이네.” “네, 정치학입니다.” “뭐 배웠어?” “그래, 그럼 검사 왜 하고 싶어?” “정의를… 하고 사회의 정의를 밝히는 검사, 인권을 지키는 검사, 따뜻한 검사, 법치를 수호하는 검사 되고 싶습니다.”
“알겠어.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자. 네가 검사를 해가지고 한 10년 정도 일했어. 그래가지고 평판도 좋고 사람들도 막 칭찬하고 그래요. 근데 집권당에서 영입 제안이 왔어. 공천을 준대. 너 어떡할 거야?”
그래서 “안 하겠습니다. 검사하겠습니다.”
“에이, 그러지 말고 편하게 얘기해봐. 무조건 나가면 당선되는 자리라니까. 해봐, 어때?”
이러셨어요. 저한테… 이제 정말… 이 워딩이 이랬어요. 그래서 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검사하겠습니다. 죽을 때까지 검사하겠습니다” 이랬어요. 그랬더니 “막… 알겠어, 알겠어, 알겠어. 그냥 장난으로 물어보는 거야. 네가 국회의원 돼가지고 검찰을 위해서 일할 수도 있잖아. 진짜 안 갈 거야?” 이러는데 제가 웃으면서 “그러면 한번…” 그렇게 답했더니, 엄청 웃으시더라고요. 검사님이… “그럼 그렇지…” 이러셨어요.
그때 저희 학교에 나오시던 검사 교수님이 전화 왔잖아요. “세희야, 미쳤니? 돌았니?” 이랬어요. 저는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이거 두 가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저는 1번이 더 컸을 것 같고요, 2번은 사실은 뭐… 그런 포지션을 잡고 싶어도 1번이 압도적이었으면… 뽑았을 것 같습니다.
판단 유보의 지혜
로스쿨 3년 동안 제가 배운 건 ‘판단을 유보한다’는 거예요. 결정 날 때까지는 판단을 유보한다. 어떤 사건이 대법원까지 갔어요. 확정판결이 왔어요. 그러면 이제 그 사람은 이제 유죄니까 확정 났으니까 범죄자니까 이제 끝난 건가요?
재심이라는 제도가 있어요. 여러분,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면 재심을 할 수 있어요. 실제로 우리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그런 경우가 되게 많았죠. 재심을 통해서 그 사람들의 명예가 복권되거나 판결의 결과가 바뀐 경우가 되게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로스쿨에서 알게 됐죠. 섣부른 판단은 절대 하면 안 된다. 사실 제가 학부 때… 이거는 제가 존경하는, 지금도 아마 계시리라 생각하는데 김명섭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셨던 얘기인데, 어떤 사람에 대한 판단은 그 사람의 관에 뚜껑에 못이 박히기 전까지 하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우리는 사실은 20대, 30대의 많은 성취를 가진 사람들을 보고 훌륭하다라고 하고 계속 훌륭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사람이 어떻게 인생이 끝날지… 이제… 끝까지 가봐야 되는 거죠.
저는 사실 여기 계신 분들이 이제 시작점에 와 있다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되게 무궁한 길이 열려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2004년에 저는 그걸 몰랐어요.
놓쳤던 기회들
왜… 이 한 가지 단편적인 예를 들어드리면… 조금 동의하지 않고 공감이 안 될 수도 있는데… 중학교 졸업식 날이었어요. 혹시 여기서 일반고가 아니라 특목고 졸업하신 학생도 있나요?
제 친구가 있는데, 저는 이제 영신중학교를 졸업했거든요. 바로 옆에 있는 영신고를 진학하는 건데 친구한테 “너도 영신고 가니?” 이랬더니 자기는 대구외고를 간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런 학교가 있어?” 이렇게 물어봤어요. “외국어… 어디 있어?” 그 친구가 “응. 외국어고등학교야.” “그래서 외국어고등학교가 있어?” 이랬거든요. “나도 갈래” 그랬더니 “아, 늦어서 못 가. 미리 신청해야 돼.” 그래서 “왜 나한테 안 알려줬어?” “관심 없는 줄 알았어.”
사실은 그때 그런 선택지가 있었고, 제가 대학 다닐 때 많은 저희 동기 학생들의 인기 있던 건 교환학생이었어요. 교환학생이 엄청 컸어요. 특히 UC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을 엄청 갔어요. 그때 저는 안 갔어요. 돈이 없었거든요.
근데 또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그 돈이 사실 큰돈이 아니거든요. 몇 개월 알바하고 좀 아끼고 빌리고 하면 갈 수 있는 금액이었거든요. 근데 그땐 그게 그렇게 아까웠고, 가지 못했을 때… 갔더라면 아마 또 다른 인생이 펼쳐지지 않았을까… 평행우주에서… 싶어요. 그때 저는 그런 생각을 별로 못했던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은 다 드린 것 같습니다. 혹시 또 질문이 있으신가요?
AI 시대의 무서운 현실
AI 시대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여러분이 지금 열심히 공부해도 AI가 더 똑똑하다는 겁니다. 안 믿기시죠? LSAT 있잖아요. LSAT… 미국 로스쿨 입학을 위한 적성시험… 그 시험에서 AI가 여러분보다 훨씬 높은 점수 받는다니까요.
어떤 문제에서는 여러분보다 기계가 더 좋은 답을 준다. 그리고 그 문제의 범위가 점점 넓어져요. 이런 게 있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이건 못할 걸” → 더 잘해요. “아무리 그래도… 아니 아니야… 인간의 마음을 이해 못해” → 더 잘 이해하더라고요. 현실입니다.
그러면 이제 우리 생각해봐요. 인류의 대표로서 여러분 생각해봐요. 기계가 못하는 일이 무엇일까? 열심히 생각해봐주세요. 여기서 제 생각에는 기계는 아직까지는 실행을 못해요. 그래서 우리는 실행가가 돼야 돼요.
그리고 여기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앉아 계시잖아요. 다 고유한… 저는 이제 제가 다 말씀드렸지만 아마 각각 인포메이셔널 미팅을 해보면 저만큼의 스토리가 다 있는 분들일 거거든요. 그 고유한 ‘내’가 나와야 돼요.
그리고 내가 어떤 문제에 천착하게 돼요? “이 문제가 문제인 것 같아” 사실 다른 애들한테 물어보면 “그건 문제 아니라고” 하거든요. 거기에 대해 고유성이 있는 거예요. “왜 나는 이게 불편하지? 나는 여기서 문제점이 느껴지지?” 그걸 파보세요. 그게 결국 내가 누구인가를 정의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나는 누구인가’를 알아내야 돼요. 대학 기간 동안… 좀 짧죠. 졸업하고 5년 동안은 알아내야 돼요.
절대 하지 말 것과 꼭 할 것
절대 해서 안 되는 거… 사고 치지 마세요. 그리고 술 먹고 한강 근처에 가지 마세요. 정말 죽습니다. 죽지만 않으면… 돼요.
그리고 사고에 휘말리지 마세요. 여러분… 제가 로스쿨 3년 동안 또 배운 게 뭔지 아세요? 엄청난 형사 판례를 읽었습니다. 형사 판례의 대부분이 어떻게 시작하는지 아십니까? 밤에 술집에서 시작합니다. 밤에 술집에서 사람을 만납니다. 거기서 시작해요. 절대 하지 마세요.
자신 있으면 하세요. 아니면 안전한 데서만 하세요. 사고 치지 마시고요, 사고에 휘말리지 마세요. 의협심에 친구를 도우러… 그런 거 하지 마세요. 그리고 장기적으로 스스로를 망칠 수 있는 거에 가급적이면 노출되지 마세요. 마약, 술, 도박 하지 마세요. “나 이겨낼 수 있다” 못 봤습니다.
그런 사람… 저는 마약 사건도 변호해봤습니다. 피의자 만났습니다. 피의자한테 제가… 그랬습니다. 근데… “왜 자꾸 그러세요? 가족도 있고… 끊으셔야죠.” 저한테 그 피의자가 그랬습니다. “변호사님, 해봤어요? 해보고 말씀하세요”라고 했습니다. 못 끊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하는 거… 투자… 투자하세요. 주식도 좋고요, 뭐든 좋습니다. 투자하세요.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 알아내세요.
리더십의 진정한 의미
저는 연대 오신 분들은… 전공이 정외과이신 분들은 더더군다나… 모든 분들이 리더라고 생각하는데, 이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을 것 같아요.
리더가 뭐냐? 대통령인가요? 학생회장인가요? 저도 예전에는 리더라는 건 특정 조직을 리딩하는 조직의 장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닙니다. 리더는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어떤 포지션이나 타이틀이 아닙니다.
저는 이제 학생회장도 하고 군대에서 간부도 했거든요. 집착했어요. 그런 타이틀을. 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어떤 자리, 어떤 역할을 맡든지 간에 행동하는 사람이 리더입니다.
그리고 이제… 본인의 인생을 하나의 프로젝트라고 한번 생각해보자. 학점… 아까도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고유한 나… 박세희라는 개인이 더 중요하고요, 그 개인을 찾는 프로젝트를 시작해보죠.
출마와 창업
예전에 어느 후배님이 이런 행사에서 저한테 “로스쿨 시험 보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되죠?” 물어오면 저는 딱 두 가지 하라고 했습니다. 출마 아니면 창업.
왜냐하면 출마나 창업이 똑같은 점이 있습니다. 문제를 포착하고요, 그걸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여러분 출마한다고 해보세요. 물어보겠죠. “너 왜 출마해?” “정치인 되고 싶어서” 이러면 안 되죠. 어떤 문제를 내가 풀고 싶다는 문제의식이 명확해야 됩니다. 창업… 비즈니스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한테 돈을 주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걸 추천하고요, 그 여정이 성공적일 수는 없죠. 그게 성공적이라면 너무 쉬웠겠죠. 다 했겠죠, 다 성공했겠죠. 무조건 실패합니다. 여러분 그 과정을 겪어야 된다.
스타트업에서의 깨달음과 유망 직종
저는 이제 스타트업에서 창업자들이랑 같이 일하잖아요. 저희 창업자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10년 동안 창업만 한 사람들이거든요. 나이는 거의 비슷한데 그 내공이 달라요. 그래서 엄청 많이 성장해 있다고 생각해요. 출마도 꼭 후보자로 출마하는 얘기는 아닙니다. 캠페인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하지만 역시 개고생을 하는 길이죠.
그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만나러 가세요. 여러분에게는 시간이 많잖아요. 콜드콜을 하세요. 콜드콜이 뭔지 아십니까? 소개를 받는 게 이제 웜콜이고, 아무런 맥락 없이 연락해도 많이 받아줍니다. 여러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돈을 잘 벌고 싶으면요, 남이 하기 싫어하는 일 많이 해주세요. 저는 회사에서 투자자 관계 업무 하는데, IR도 하는데, IR이 사실은 하기 전에는 대단한 일 같았거든요. 똑똑해야 되고, 투자자를 설득해야 되고, 막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야 되고… 막상 해보니까 그냥 노가다예요. 계속 얘기하고, 자료 만들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요청 받는 거 있으면 대응하고…
한 가지 특징은 어쨌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다 이고요. 그래서 저는 특히나 이 학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게 될 분들이 사람 사이의 일에서 전문가가 돼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일들의 특징은 뒤에 ‘R’이 붙어요. IR, PR… 저는 그런 직종이 저희랑 제일 맞다고 생각해요. AI 시대에도 유망한 직종이라고 생각해요.
20대에 집중해야 할 것
여러분 20대잖아요. 전 40대거든요. 어떻게 보낼까? 저는 20대는 내 문제를 정의하는 데 많은 공력을 들여야 하는 시기다 생각하고요. 그걸 10대 때 하는 사람도 있어요(빌 게이츠처럼), 40대 때 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20대 때 넘치는 활력과 에너지를 여기에다 전략적으로 한번 써봐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신촌에서… 죄송합니다. 이 송도에서 술독에 빠져 사는 삶… 나쁘지 않습니다. 정치 운동에 빠진다, 특정 정당의 옹호자가 됐다… 나쁘지 않습니다. 창업, 출마… 나쁘지 않고, 로스쿨… 나쁘지 않습니다.
저는 그때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지금은 생각이 다르고, 지금 이 나이가 되고 여러분을 바라보는 입장은 다릅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다 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조언들
로스쿨 가고 싶으신 분… 제가 말씀드립니다. 학점 관리 잘하세요. 리트 잘 보세요. 면접 준비 잘하세요. 로스쿨 가서는 시험 준비 잘하세요.
하지만 명백히 매년 지원자가 늘고 있죠. 저는 운이 좋았죠. 저는 2만 번이거든요. 제 변호사 등록번호가 2만 번 대인데, 지금 아마 3만 5천 명… 그리고 월 평균 수임 건수가 줄어들고 있죠.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변호사 하고 싶으십니까? 법률 시장 매출 규모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극화가 되고 있다는 말이 많습니다. 잘 버는 사람은 더 잘 벌고, 못 버는 사람은 더 못 벌고… 변호사 왜 되고 싶냐? 이게 더 중요한 질문입니다.
돈 많이 벌고 싶어서? 아닙니다. 돈 많이 벌고 싶으면요. 여러분 사업하세요. 지금 뭐라도 나가서 파세요. 어려운 사람 돕고 싶어서? 변호사 안 돼도 도울 수 있습니다. 변호사 된 사람 중에 어려운 사람 돕는 사람 별로 없습니다. 되고 싶어서? 그거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시간과 돈이 듭니다. 여러분의 가장 한정된 리소스죠.
AI와 블레클리 파크
이 사진이 영국에 있는 런던 근처에 있는 블레클리 파크예요. 왜 얘기를 하냐면 영국에서 최근에 AI 서밋을 했어요. 근데 장소가 코엑스 같은 게 아니라 여기였어요. 블레클리 파크… 혹시 블레클리 파크가 뭔지 아시는 분? 2차 대전 때… 누구죠? 암호해독 하는 사람… 컴퓨터를 처음 만들었다는 사람… 누구였죠? 튜링의 연구소가 있었고, 그 암호 해독 연구소가 여기 있었어요.
이 말은 무슨 말이냐면 영국이 AI 서밋을 하면서 사실 인공지능의 종주국은 우리야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딥마인드도 영국에 있죠.
조선의 청년들처럼
혹시 저에게 3분만 더 주실 수 있습니까?
여러분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 혹시 읽어보신 분… (한 분이 손을 듬) 그럼 나중에 후배님이 책임지고 친구들에게 설명해주세요. 알았죠? 저 이 책 읽고 충격받았어요. 이걸 읽고 진짜 충격받았어요. 여러분 꼭꼭꼭 읽어야 되고, 꼭꼭꼭 전파해주세요. 책임지고… 이거 다 읽어야 돼요.
사실은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 책의 핵심이 이겁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표하고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를 했을 때, 조선의 청년들이 이 아인슈타인이란 사람을 조선으로 초빙하려고 엄청 노력했다는 거예요. 어떻게 느껴지세요? 너무 남 얘기 같지 않아요? 근데 조선의 청년들은 그런 시대적 화두를 붙들고 살았다는 거예요. 당시에 가장 잘나가던 이론이었거든요.
이게 저는 여러분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선배들처럼.
마무리
여러분 이제… 대학까지 왔잖아요. 그러면 이제 핑계 대면 안 됩니다. “내가 뭐가 부족해서 안 된다” 그런 얘기를 하면 안 돼요. 여러분의 지성이든, 가족의 후원이든, 여러분의 노력이든, 운이든… 어쨌든 그것들이 여러분을 이 자리에 오게 했고, 그러면 여러분이 부족하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세상을 바꿔라 이런 거 아니고요. 그냥 행복하게 사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사실은 여러분이 로스쿨 지원할 때 되면 그 제도가 있을지 없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변호사를 몇 명 뽑을지도 몰라요. AI 때문에 계속 빠르게 바뀔 거예요. 더 빠르게 바뀔 거예요.
AI의 발전 보세요. 엄청 빨랐습니다. 엄청 빨랐죠. 눈 뜨고 감는 사이에 바뀌어져 있습니다. AI가 변호사 다 없앨 거냐? 모르겠어요. 아무튼 계속 변할 거에요.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죠. 출마 아니면 창업. 여러분… 출마 아니면 창업… 창업은 진짜 좋은 길일 수 있어요. 왜냐하면 개고생하고 엄청 많이 배우거든요.
본인의 인생을 하나의 프로젝트라고 한번 생각해보자. 학점… 아까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고유한 나라는 개인을 찾는 프로젝트가 더 중요하고요. 그 개인을 찾는 프로젝트를 이제 시작해보시죠.
이상입니다. 오늘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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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r(human resources)와 HR(Human Resources)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 대문자 HR은 HR 부서가 수행하는 전략적 인적자원 경영(주로 HR 전문가가 수행)을 의미하고, 소문자 hr은 라인 부서에서 수행하는 사람 관리, People Managing을 의미한다.
- 요컨대 hr은 모든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사람 관리 업무이다. 기업에 HR 조직이나 집단이 있든 없든 사람 관리 업무는 항상 존재함을 명심해야 한다.
- HR은 각 조직의 사람 관리 업무를 지원할 자원에 대한 투자이다. HR 부서는 각 라인 부서의 관리자(Manager)가 사람 관리 업무를 훌륭히 수행하도록 도와야 한다.
- 전술적 인사 업무는 HR 부서의 전통적인 활동이다. 인사 전술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조직에 경쟁 우위를 제공하지 않을 뿐더러 경쟁사와 차별화하지도 못한다.
- 전략적 HR은 인재를 통하여 시장에서 승리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전략적 HR의 대원칙은 인재는 모든 가치 창출의 원동력이고, 모든 인사 업무는 비즈니스 전략 및 고객 욕구와 긴밀히 연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HR 리더십은 조직의 최고위층에서 시작된다. 조직의 인사에 책임 있는 고위층 리더는 최고경영자나 조직 리더이며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합당하다.
- 조직의 HR 최고책임자는 조직 아키텍트(Architect) 역할을 수행한다. 말 그대로 조직 전반에 일어나는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이다.
- HR 최고책임자는 비즈니스 전 영역에 전문가일 필요는 없지만 각 영역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서로 손발이 맞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아야 한다. HR의 주요 역할 가운데 하나가 각 영역의 경계선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상호협력관계를 창출하는 일이다.
랠프 크리스텐슨, 전략적 HR 로드맵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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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웨이 첫 책에서 장병규 의장이 남긴 이 말이 가슴에 남았다:
“경영자가 소통에 실패하거나 게을러지면 너와 나를 가르는 행위가 조금씩 시작된다. 편을 가르는 사내 정치가 시작되며, 사일로 현상이 본격화된다. (…)
소통 과정에서 경영자는 인간적 상처도 많이 받을 것이다. (…)
절대 사람에 대한 애정을 버려서는 안 된다. 경영은 본질적으로 사람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것.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사실상 멋진 경영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그냥 경영도 아니고, ’멋진‘ 경영이라니. 이 얼마나 가슴 뛰는 말인가.
크래프톤 웨이 두 번째 이야기.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이후에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끊이지 않는다. 그래도 장병규 의장은 얼마나 다행인가. 본인보다 “미쳐 있는” 김창한 대표를 찾았으니.

책: 이기문, 배틀그라운드 새로운 전장으로: 크래프톤웨이 두 번째 이야기, 김영사, 2025. 장병규에서 김창한으로 바통이 넘어가면서 제작자 출신 경영자의 스토리가 시작된다. 김창한의 펍지는 장병규의 블루홀을 양분 삼아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낸다. 그 와중의 우여곡절이 전편 보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들로 독자를 괴롭힌다.
삶은 정말이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칼 포퍼). 그러니까 어떤 문제를 풀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이다. 김창한 대표가 쓴 문제와 해결에 관한 메세지:
“문제니까 문제라고 저에게 이야기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
작년과 올해를 비교했을 때 우리가 뭐가 더 나아졌는지, 또는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핵심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또는 우리가 설정한 미션과 핵심 가치를 내재화하기 위해 노력할 때 그 방향에 일치된 사람들이 많아지는지, 또는 그런 사람에게 능력과 권한이 주어지고 있는지가 문제입니다.“구성원들에게 자꾸 리더십과 싸우라고 부추기는 장병규 의장의 타운홀 메세지가 좋았다. 타운홀 Q&A 질문으로 볼멘소리 하지 말고 직접 가서 맞다이 뜨세요. 정 안 되겠다 싶으면 다른 제작 라인으로 떠나세요. 그러면 그 리더십은 도태됩니다. 쉽죠?
생산적 충돌. 이런 다이내믹스가 있어야 리더십도 긴장하고, 팀도 성장한다. 조직의 성공은 이런 건강함이 유지될 때 가능하다. 그 문화를 지켜내고 발전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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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정말 중요하다. 일은 생계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자아실현의 수단이기도 하다. 시간으로만 봐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있고 그 안에 온갖 희노애락이 있으며 다양한 관계가 맺고 끊어진다.
그래서, 일에서 행복과 보람을 찾는 것? 좋은 얘기로 들린다. 그러나 누가 나에게 일에서 어떤 행복과 보람을 얻고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답하기가 좀 어렵다. 아주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일에서 행복과 보람을 찾지 않는다.
처음부터 그랬냐면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행복과 보람이 일에서 얻어야 할 궁극적인 가치는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때때로 그 말들이 그저 현재 몸 담고 있는 조직을 떠나기 위한 그럴싸한 구실처럼 작동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일에서 얻는 행복과 보람, 멋진 말이다. 하지만, 일은 잘 했느냐 못 했느냐만이 있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은 좋은 성과를 낸단 뜻이고, 좋은 성과를 낸단 뜻은 목표를 초과 달성한단 얘기다. 그 목표를 정의하고 합의하고 조율하는 것 또한 일의 일부이다.
나의 삶에서 행복과 보람은 오롯이 가족에게 있다. 아내와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그들로부터 삶의 보람을 얻는다. 언젠가 아내가 “엄마는 아빠의 이런 점을 존경해,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하고 아이들에게 말해주는 걸 들은 적이 있었는데, 나는 더 바랄 것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을 통해 인류 공영의 아주 숭고한 가치를 이룰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직 그 정도의 비전과 미션을 찾진 못했다.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조직이 성장하고, 멤버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게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일에서 무언가를 끊임 없이 추구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게 행복과 보람은 아니다. 그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일에서 행복과 보람. 그건 열심히 상자를 두드리다 두드리다 버섯 대신 얻어 걸리는 보너스 별 같은 아이템이다. 버섯을 먹었으면 되었지 별을 먹기 위해 게임을 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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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
걸레는 세탁을 해도 걸레.이 두 문장에 대하여 사람들이 맞다 맞다 하지만 실은 이게 ‘우리네’ 동양적 철학과는 맞지 않는 사상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동양적 철학의 근본은 ‘변화’라고 하면서요. 동양만 그럴까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도 판타 레이, 만물은 흐른다고 했습니다.
걸레는 세탁을 해도 걸레. 이게 맞는 말이라면, 그럼 수건은 세탁을 안 해도 영원히 수건이라는 말이냐, 와 같은 설명도 붙어 있었습니다. ‘그렇네? 그런데, 수건은 세탁 해서 다시 수건으로 쓰지만 걸레는 세탁 해봐야 다시 걸레가 맞긴 한데…?’ 비유의 함정에 빠졌습니다.
크래프톤 웨이 두 번째 이야기를 읽고 있습니다. 이 책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게임 산업의 나쁜 점은 인간 본성과 다르다는 것이다”.
게임 산업은 상당히 불안정적이고, 업 앤 다운이 심하고, 열심히 만들어 출시해도 성공하는 게임은 극소수… 늘 변하고 변화를 강요받기에 안정을 추구하는 인간 본성과 맞지 않는다, 라는 겁니다.
비단 게임 산업만 그렇겠습니까. 공공 관료 조직이나 라이센스 등으로 지대를 구축한 일부 비즈니스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비즈니스는 변화와 불안정성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게 디폴트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맞습니다. 하지만, 환경이 변합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시장은 요동치고 경쟁 환경은 끊임없이 달라집니다. 그 속에서 사람도 바뀝니다. 어떻게든 적응해내고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반드시 있습니다.
저는 변화를 시작하는 첫 단계가 주어를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부 요인’ 때문에 ‘경쟁사’ 때문에 ‘다른 조직’의 비협조 때문에 ‘대표’ 때문에 ‘매니저’ 때문에 ‘동료’ 때문에… 주어 자리에 ‘나’가 아닌 타자를 놓는 한,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했고, 그 결과는 무엇이었으며, 이제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기회를 포착하고, 어떤 전략과 전술로 헤쳐나갈 것인가. 주어의 자리에 ‘나’를 놓으면 비로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입니다.
스스로 변화하지 않고 변화를 만들지 않는다면? 변화를 당하게 됩니다. 내가 아닌 다른 힘에 의해 미래를 규정 당하게 됩니다. 뻔한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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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누구나 일을 잘 하고 싶어합니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은 성장의 기회, 적절한 보상, 동료의 인정, 내면의 성취감까지 얻게 되는 여정이니까요.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하는 자양분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이 사람, 일을 잘 하고 싶은 게 맞는 걸까?’ 의심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그런 느낌이 들까요? 우리의 의도와 달리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보여주는 특정 태도들이 이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이러한 태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경계짓기형 – 내 일과 남의 일의 구분이 명확
회사가 커질수록 팀은 분화되고, 경계는 더 명확해집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이런 경계는 축복이자 저주입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KPI만 바라보며, 다른 팀의 고민에는 관심을 두지 않게 됩니다.
물론, 스타트업에서 주어진 일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왜 다른 팀 일까지 신경 써야 할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 전체 그림을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전체를 보는 사람은 결국 더 넓은 시야를 갖고, 보다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것이 성장의 지름길이자,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방법입니다.
자기만족형 – 현재에 안주, 더 나은 방법을 찾지 않음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내 방식이 최선이야”라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구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스스로의 업무 방식을 점검하거나 동료들에게 조언을 요청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자신의 현재 지식과 기술에 안주하며 더 나은 방법을 찾아 나서지 않습니다.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전문가는 끊임없이 배우고 개선하려는 자세를 유지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주변에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청하는 코칭 가능한(coachable) 태도가 성장의 핵심입니다. 자신의 약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조언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그것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사람이 빠르게 성장합니다.
회사원망형 – 회사가 먼저 해줘야 한다고 생각
초기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종종 혼돈, 불확실성, 때로는 불공정함과도 마주하는 일입니다. 맞습니다, 회사가 당신에게 더 많은 지원, 더 명확한 방향, 더 많은 보상을 주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 상처와 아픔에만 집중한다면, 당신은 성장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초기 조직에는 분명 구조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한계 속에서도 기회를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불만을 토로하는 대신, 해결책을 찾습니다. 불평등을 지적하는 대신, 공평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태관망형 –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림 (당신이 나서서 정리하지 않으면 그런 때란 오지 않음에도!)
스타트업에서 가장 가치 있는 문제들은 대부분 모호하고, 복잡하며,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습니다. 저도 종종 ‘요구사항이 확정될 때까지’,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리고 싶은 유혹을 느끼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했던 경우도 많았습니다. 문제의 경계가 선명해지길 바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선명함은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깔끔히 정리되는 미래는 아마도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모호함 속에서도 방향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쉬운 문제만 골라 해결하기보다, 가장 어렵고 불분명한 문제에 도전해 볼 때 진정한 가치와 성장이 이루어집니다.
계속해서 쉬운 문제만 해결한다면, 우리의 전문성과 임팩트는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도전적인 문제에 맞서는 용기를 가질 때 비로소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맹목진행형 – 중간 점검 없이 무작정 돌진
“일단 정했으니까 이대로 끝까지 가야지”, 한 번 정한 방향에 대해 재점검 없이 중간 공유 없이 무작정 돌진하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목표와 상황이 변했는데도 원래 계획만 고집하는 결과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끈기와 일관성은 중요한 덕목입니다. 하지만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스타트업 환경에서는 주기적으로 자신이 가는 방향이 여전히 올바른지 점검하는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끊임없이 질문하며 방향을 미세 조정하는 사람이 궁극적으로 더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맹목적으로 전진하는 것보다 때로는 멈춰서 지도를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과거의 제 모습이 떠올라 괴로웠습니다. 팀과 동료에게 도움이 될 방향을 고민하기 보다는 자기 방어와 변명에 급급했던 모습들. 다행히 저는 동료들의 피드백 덕분에 조금씩 이런 태도를 고쳐가고 있는 중입니다.
혹시 이 글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셨다면,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솔직한 피드백을 구해보세요. 변화와 성장의 단초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하고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구하는 분이 저의 동료가 되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 채널톡 채용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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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와 블랙핑크가 빌보드 석권하고, 김치와 불고기가 전 세계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동안… 왜 소프트웨어(특히 B2B)에서는 Salesforce, SAP, Slack 같은 글로벌 성공 사례가 나오지 않았을까?
팀 멤버들과 스몰톡 하다가 나온 토픽이었습니다. 저희는 한국에서 시작해서 글로벌에서 성공한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팀이기에 이 토픽으로 열띠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일하는 방식’의 표준화와 B2B 소프트웨어
생각해보면, B2B 소프트웨어는 단순한 기술 제품이 아닌 ‘일하는 방식’에 대한 표준과 규범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이 성공한 이유는 뛰어난 기술력뿐 아니라 특정 업무 영역에서 효과적인 ‘방법론’을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문화권에서 검증하여 글로벌 표준으로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Salesforce 제품도 잘 보면 그냥 고도화된 엑셀, 스프레드시트 같습니다. 하지만, 창업자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는 오라클에서 글로벌 영업 조직을 관리하며 얻은 보편적인 영업 관리 방식을 제품에 녹여냈습니다. 이른바, 더 모델(The Model) 입니다.
Salesforce를 도입하는 건 단순히 세일즈 프로세스의 효율화가 아닙니다. 더 나은 세일즈 전략, 방법론, 패러다임의 도입입니다. 이들이 제시한 것은 단순한 도구(tool)가 아닌 새로운 일하는 방식(way), 뉴 패러다임 입니다.
글로벌 표준 vs. 한국의 상황
여기서 한 가지 조심스러운 생각을 나눠볼까 합니다. 글로벌 B2B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그들이 속한 국가가 ‘자신들의 방식을 표준으로 생각하는 마인드셋’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이나 독일 같은 국가들은 자신들의 비즈니스 방식이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방식이 표준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판매하고, 확장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주로 외부에서 들어온 표준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입장이었기에, 스스로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 내는 데 익숙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습니다.
한국은 종종 “소프트웨어 불모지”라고 불리는데, 실제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GDP 대비 작은 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잘 한다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크지 않고, 해외 진출우선순위도 높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은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었을가요?
한국의 비즈니스 문화는 꽤 독특한 측면이 있습니다. 빠른 실행과 결과 중심의 빨리빨리 문화, 위계적 조직 구조, 관계 중심의 의사결정 등이 한국 기업의 특징이죠.
흥미로운 점은 한국 기업들이 ERP나 CRM 같은 시스템을 도입할 때, 글로벌 표준 프로세스를 따르기보다는 자사 업무 관행에 시스템을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우리 회사 방식에 소프트웨어를 바꾸자”는 생각이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고도의 커스터마이제이션). 그 결과 각 기업마다 요구사항이 달라 국내 SW업체들은 맞춤형 개발(SI)에 치중하게 되었고, 범용 패키지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이 뿌리내리기 어려웠습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한국 대기업들이 자체 IT 계열사(예: 삼성 SDS, LG CNS 등)를 통해 사내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쓰는 관행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잠재적 큰 고객사들이 외부 소프트웨어 기업에 시장을 열어주지 않아서, 국내 SW기업이 내부 시장에서 성장해 해외로 나갈 기회를 잡기 어려웠던 측면도 있습니다.
희망적인 변화의 바람 그리고 AI
최근에는 상황이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Cloud와 SaaS 트렌드가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설치형 SW를 일일이 해외에서 영업·구축해야 하던 시대와 달리, 웹 기반 SaaS로 서비스를 제공하면 국경을 넘어 손쉽게 소프트웨어를 수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 한국의 젊은 스타트업들은 태생부터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며 “시작부터 글로벌하게”를 기치로 삼고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작은 내수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애초부터 다국어 지원, 글로벌 규제 고려, 해외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을 염두에 둔 설계를 한다는 것입니다.
초기부터 글로벌 투자자들과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국제적인 팀을 구성하며, 한국적 특성과 글로벌 표준을 적절히 융합하는 방식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매우 희망적 입니다. 한국 내수 시장이 녹록치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요.
이에 더해서 최근의 AI 기술의 폭발적인 진보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산업의 판도를 재편하는 역사적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B2B 소프트웨어 강자들도 다시 출발선에 서서 AI와 함께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시점에 AI를 중심으로 설계된 새로운 ‘일하는 방식’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다면, 한국 소프트웨어에도 전례 없는 기회의 창이 열린 거라 생각됩니다.
채널톡: 비즈니스의 본질로서의 고객 상담
채널톡은 고객과 대화하는 고객 상담 및 CRM이 결합된 B2B SaaS를 개발하면서, 새로운 ‘일하는 방식’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닌, 비즈니스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의 변화를 담고 있습니다.
채널톡의 핵심 철학은 “고객 상담이 비즈니스의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고객 상담을 귀찮고 성가신 업무, 비용 부서(Cost Center)의 일로 여기지만, 저희는 그것이 오히려 비즈니스의 시작과 끝이라고 믿습니다. 고객과의 대화는 단순한 민원 대응을 넘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고, 제품을 개선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활동입니다.
이런 철학은 저희 제품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고객과의 대화를 쉽고 효율적으로 만들면서도, 그 대화에서 얻은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비즈니스 전체에 연결하도록 돕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부터가 고객 중심(Customer Driven)으로 일하고 있고, 저희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에 고객 중심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제품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B2B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독특한 비즈니스 문화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다양한 문화권에서 수용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와 프로세스를 발견하고 구현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고객과의 대화’야말로 그런 보편적 가치라고 정말로 믿습니다.
특히, 채널톡에게 AI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닌 ‘고객과의 대화’라는 우리의 핵심 철학을 더 깊이 실현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AI를 통해 기업이 고객과 더 깊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돕고, 그 대화에서 추출된 인사이트를 비즈니스 전체에 더 효과적으로 순환시킬 수 있습니다. 단순히 AI 챗봇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AI의 협업을 통해 고객 중심 비즈니스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채널톡을 한국 최초로 글로벌 B2B 소프트웨어 성공 사례로 만들겠다는 꿈이 있습니다. 당연히 쉽지 않겠지요. 그래서 이 꿈을 함께 이뤄갈 동료들이 필요합니다. 저희 팀의 여정에 동참해서 멋진 역사를 함께 쓰고 싶다면 ⟩⟩ 채널톡 채용 공고 를 확인해보시고, 지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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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ilding a Strong Startup Culture
조직 문화, 결국은 성과
많은 스타트업이 ‘좋은 조직 문화’를 이야기합니다. 탁구대와 맥주 냉장고를 놓고, 자유로운 복장과 유연한 근무시간을 강조합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즐거운 직장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질문을 해봅시다: 좋은 조직 문화란 무엇인가?
제 대답은 단순합니다. 좋은 조직 문화란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는 문화입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모든 팀원이 최고의 성과를 내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마주한 현실: 성장과 함께 오는 도전
스타트업이 성장함에 따라 마주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현상 중 하나는 초기의 긴장감과 에너지가 점차 희석되는 것입니다. 초창기에는 생존이 걸린 절박함 속에서 모두가 최대한의 에너지로 달렸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그 긴장감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리더들은 여전히 시장에서의 경쟁과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만, 이런 위기의식이 조직 전체에 균일하게 전파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현상은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지만,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성과 중심 문화의 핵심 요소
그렇다면 어떻게 조직 전체에 다시 긴장감을 불어넣고, 성과 중심의 강한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공유합니다:
1. 명확한 기대치 설정
성과를 내려면 먼저 ‘무엇이 성과인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애매모호한 목표는 애매모호한 결과를 낳습니다.
필요한 액션:
- 각 팀원에게 정확히 무엇이 기대되는지 문서화하기
- “괜찮은 수준”과 “탁월한 수준”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 모든 기대치를 상위 리더십과 공유하여 정렬하기
많은 매니저들이 이 부분을 어려워합니다. “아직 어떻게 갈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명확한 기대치를 세우나요?”라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환경에서도 기대치는 가능한 한 명확히 해야 합니다. 세부 계획이 유동적이라도, 최소한 “어떤 결과를 원하는지”는 분명히 해야 합니다.
2.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피드백
피드백이 지연될수록 그 효과는 감소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많은 리더들이 어려운 대화를 피한다는 점입니다.
필요한 액션:
-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순간 즉시(24시간 이내) 피드백하기
- “샌드위치 피드백” 방식을 지양하고 핵심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 개인이 아닌 행동과 결과에 초점 맞추기
한국 문화에서는 특히 직접적인 피드백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드백을 미루는 것은 결국 더 큰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너무 바빠서”, “관계가 불편해질까봐” 피드백을 미루지 마세요. 성과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한 소통입니다.
3. 저성과에 대한 단호한 대응
이 부분이 아마도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입니다. 저성과를 방치하는 것은 전체 팀의 사기와 문화에 독이 됩니다.
필요한 액션:
- 반복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팀원에게 구체적인 개선 계획 수립하기
- 개선이 없을 경우의 조치를 분명히 커뮤니케이션하기
우리는 종종 “사람”과 “성과”를 분리하지 못합니다. 좋은 사람이라도 성과가 지속적으로 부족하다면, 그것은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고성과자들은 저성과자가 적절한 조치 없이 팀에 남아있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불만을 느끼고, 결국 이탈하게 됩니다.
리더십의 역할: 말이 아닌 행동
이런 문화적 변화는 결코 이벤트나 선언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리더십, 특히 중간 관리자의 일상적인 행동을 통해 전파됩니다.
CEO나 상위 리더십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모든 매니저에게 이 세 가지 행동을 기대한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단순한 제안이 아닌, 필수적인 기대사항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리더 자신이 이런 행동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명확한 기대치를 설정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며, 저성과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리더가 먼저 보여줘야 합니다.
문화는 자석이자 인큐베이터
강한 성과 문화는 자연스럽게 인재 필터링 메커니즘이 됩니다. “우리는 결과 지향적이고, 높은 자율성과 높은 책임감을 기대하며, 빠른 성장과 도전을 추구하고, 탁월함에 집착합니다.”라는 메시지는 비슷한 마인드셋을 가진 인재들을 끌어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성과 중심 문화가 단순히 까다로운 환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이는 개인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최고의 환경입니다. 명확한 기대치, 솔직한 피드백, 높은 기준은 사실 개인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입니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모인 팀에서 일한다는 것은 매일이 배움의 기회가 됩니다. 도전적인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며,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런 환경은 스스로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그 어떤 교육 프로그램보다 가치 있는 경험이 됩니다.
물론, 이런 환경이 모든 사람에게 맞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명확한 문화적 방향성은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성장과 탁월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놀이터가 되고,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더 적합한 환경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아무리 좋은 전략과 제품이 있어도, 그것을 실행하는 조직의 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생존과 성장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최고의 성과를 내는 문화가 필수적입니다.
좋은 조직 문화란 결국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는 문화입니다.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원칙을 중심으로, 우리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어떤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나요? 사례를 공유해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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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이 부여한 스톡옵션(Stock Option,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면 그 행사이익에 대하여 근로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보지만,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일정 금액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지식입니다.
다만, 건강보험료 증가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국민건강보험법」에 규정된 보수의 성질은 근로자가 근로제공의 대가로 얻은 소득을 말하는 것으로서, 「국민건강보험법」에서 명시된 「소득세법」 제12조(비과세소득)의 관련규정이 아닌 「조세특례제한법」 기타 특별세법에서 비과세하는 소득은 보수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해왔기 때문입니다.
스톡옵션을 행사하여 주식을 샀을 뿐인데, 아직 이익을 실현한 것도 아닌데, 그 행사이익에 대하여 과세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지요. 그래도 벤처기업의 비과세 세제 혜택을 주니까 괜찮은데, 소득세는 비과세로 안 내면서 건강보험료는 더 내라고 하는 게 어딘지 어색하고 부당했습니다.
그 부당함을 참지 않은 한 벤처기업 임직원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해서 이겼습니다. 서울행정법원 2024. 5. 2. 선고 2023구합70374 판결 입니다.
판결의 핵심은 벤처기업 임직원의 스톡옵션 행사이익 중 비과세 대상 금액은 건강보험료 산정을 위한 보수에서도 제외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건 개요
- 벤처기업 A사의 임직원 14명은 2022년 5월에 스톡옵션을 행사했습니다.
- 행사이익은 최소 2,400만원부터 최대 8,000만원까지였습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 행사이익 전액을 보수에 포함시켜 건강보험료를 부과했습니다.
- A사는 “임직원별로 행사이익 중 연간 5,000만원 이내의 금액은 소득세법상 비과세 근로소득에 해당하여 보수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 판단 요지
- 재판부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비과세 근로소득도 소득세법에 따른 비과세 근로소득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습니다.
- 조세특례제한법은 소득세법의 특별법입니다.
- 소득세법 제14조 제3항 제1호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비과세 근로소득을 소득세법의 비과세 소득금액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 따라서 비과세 대상 스톡옵션 행사이익은 건강보험료 산정 시 보수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위 판결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이 되었습니다. 정리하면, 벤처기업 스톡옵션 행사 시 비과세 한도 내 금액에 대해 건강보험료도 면제받을 수 있고, 이미 납부한 금액이 있다면 공단으로부터 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납부한 건강보험료가 있다면 환급 청구를 적극 검토해 보세요. 실제로 모 유명 스타트업을 포함한 여러 벤처기업들이 이미 환급에 성공했습니다.
소송이라는 형태로 이 부분을 확인해 준 모 벤처기업에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