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려면 거꾸로 가라? 자청(본명 송명진, 자청은 자수성가한 청년의 앞글자를 딴 필명), 역행자 확장판 (2023) 읽었다. 무려 50만 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대세를 ‘역행’하는 마음으로 읽지 않으려 했으나, 내가 팔로우 하는 몇몇 분들까지 이 책을 읽었노라 밝히시기에 못 이기는 척하며 읽어보게 되었다. (이것도 social proof의 힘이다.) 이 책은 내내 ‘맞는 말’만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독서에…

역행자, 돈을 버는 근본 원리

성공하려면 거꾸로 가라?

자청(본명 송명진, 자청은 자수성가한 청년의 앞글자를 딴 필명), 역행자 확장판 (2023) 읽었다.

무려 50만 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대세를 ‘역행’하는 마음으로 읽지 않으려 했으나, 내가 팔로우 하는 몇몇 분들까지 이 책을 읽었노라 밝히시기에 못 이기는 척하며 읽어보게 되었다. (이것도 social proof의 힘이다.)

이 책은 내내 ‘맞는 말’만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독서에 대한 강조이다.

책을 읽으라는 말을 지겹도록 반복한다. 구체적으로 “2년 동안 매일 2시간씩 양서를 읽으라”고 한다. 좋은 책을 많이, 오래, 꾸준히 읽으면 머리가 똑똑해진다고 한다(?). 머리가 똑똑해지면 투자도 하도 사업도 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게 다는 아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버는 데 도움이 되는 ‘건전한’ 멘탈모델을 형성하도록 유도한다. 자의싱 과잉을 경계한다. 살면서 별로 도움도 안 되는 자의식의 성을 견고하게 쌓아가는 사람들을 꾸짖는다.

나는 내가 멍청하고 평범한 사람일 뿐이란 걸 인정한다. 오히려 그렇기에 스스로 잘 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나라는 인간이 매번 하는 결심과 다짐, 자만심 따위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 자기가 마음만 먹으면 뭔가를 할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은 늘 거창한 목표를 세운 후 실패하고는 자의식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펼치는 일을 평생 반복한다.
(…) 모두 본인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자만에서 비롯한 사건들이다. 내 언어로 말하면, 과잉 자의식에 ‘맛탱이’가 간 것이다.

역행자 중

이런 면에서 나는 역행자가 자기계발서나 재테크 책이라기보다는 심리학 책에 가깝다고 본다. 그리고 이렇게 접근하는 것이 그나마 독자들에게도 유익함을 준다고 생각한다.

자청, 역행자 확장판 (2023)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나는 이 책, 역행자를 추천하지 않는다.

책의 곳곳에서 얄팍한 사례 제시, 엉성한 논리, 억지에 가까운 궤변을 늘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맹독을 품은 문장들이 화려한 무늬로 독자들을 현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겠다는 사람은 경계심을 풀지 말고 최대한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돈을 버는 근본 원리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경험이 내게 무용했느냐면 또 그렇지만은 않다. 나는 아래 대목에는 밑줄을 긋고 별표를 치고 하이라이트를 해뒀다. 바로 ‘돈을 버는 근본 원리’를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주는 부분이다.

돈 버는 일은 엄청 복잡하고 어려워보이지만, 근본적인 원리는 간단하다. 돈을 버는 모든 활동은 아래의 두 가지로 수렴된다. 이 원칙을 무시하면서 돈을 벌려고 하면 사기꾼이 되거나, 그 어떤 성취도 이루지 못하게 된다.
* 상대를 편하게 해주기
*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기

역행자 중

‘상대를 편하게 해주기’ 그리고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기’, 바로 이 두 가지가 우리 인간이 돈을 쓰는 주된 이유이다. 우리는 편하고 싶고, 행복하고 싶다. 거기서 가치를 느끼고, 그 가치를 실현해주는 상품과 서비스에 지불 의사를 갖는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지독하리만치 자기 중심적인 존재들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객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것을 어려워 한다. 어떻게 하면 상대를 편하게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지를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착각하거나, 알아보려는 노력이 귀찮아서 안다고 전제해버린다.

가령 이 글을 예시로 들어보자.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자기 만족을 한다. 그 만족감은 여러 층위로 구성되어 있다. 그걸로 족하다. 그런데 만약 내가 이 글을 돈을 받고 판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돈을 내고 이 글을 구입할 사람을 아주 구체적으로 상상해봐야 한다.

그리고는 이 글이 그 타겟 독자를 편하게 해주는지 또는 행복하게 해주는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고객 인터뷰를 해봐야 한다. 상대를 편하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주려면 역으로 그 상대가 어떤 불편함을 겪고 있는지, 어떤 경우에 행복을 느끼는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돈까지 벌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 책의 저자가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것도 ‘자의식 과잉’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게 세상의 필요와 딱 맞아 떨어지는 아주 아주 운이 좋은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웅진지식하우스]역행자 (확장판) : 돈·시간·운명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는 7단계 인생 공략집, 웅진지식하우스, 자청

역행자가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청은 자신이 책에 적은 걸 정확하게 잘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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