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리더의 운영 기술 — 좋아하지 않아도 존경받기 위해 (feat. Katie Burke, COO at Harvey)

지난번 글(“AI 시대, People 리더가 경영의 중심에 서는 이유“)에서 Katie Burke의 CPO→COO 전환이 갖는 시대적 의미에 대해 적었다면, 이번엔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떤 운영 기술(craft)을 갖고 있는지를 따라가고 싶었다.

FirstRound Capital 유튜브 인터뷰에서 Katie가 풀어놓은 디테일은 People 리더의 일상적 결정과 트레이드오프를 들여다보는 데 좋은 재료였다.

HubSpot에서 11년간 8,000명까지 스케일을 본 사람이, 같은 일을 50명도 채 되지 않던 AI 스타트업(현재의 Harvey)에서 다시 하면서 어떻게 본인의 플레이북을 의심하고 다듬고 있는지가 솔직하게 드러난다.

Matt MacInnis 인터뷰 정리를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번에도 인사이트 단위로 메모:

  • 내부 메시지도 주의력 점유율(share of attention) 게임이다. Katie는 마케터 출신이라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처음부터 마케팅 문제로 봤다. 전통적인 HR 리더는 직원을 어차피 듣는 청중(captive audience)이라 생각하고 정보를 늘어놓는다. 하지만 직원도 자기 시간을 어디에 쓸지 매 순간 선택한다. 채용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고용주 브랜드(employer brand)는 흥미롭지도 차별화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녀는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전략적 차별화 요소로 다뤘다.
  • Hospitality 출신을 의도적으로 채용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게스트 경험과 직원 경험을 동시에 사고하는 데 단련되어 있다. 팬데믹 사흘 만에 사내 학부모를 위한 온라인 몬테소리 스쿨을 띄울 수 있었던 건, 그런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통념 밖에서 사고했기 때문이다. People 팀의 다양성은 인구통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출신 산업의 다양성이 더 즉각적인 결과를 낸다.
  • “테이블에 앉으려 하지 말고, 테이블을 만들고 메뉴를 짜라.” 자주 인용되는 말이지만, 운영자 입장에서 이 말의 진짜 의미는 ‘비즈니스가 먼저, 고객이 먼저, 직원 프로그램은 그 위에 쌓아 올린다(ladder up)’는 순서다. People 팀이 자기 아젠다를 따로 갖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 아젠다를 People 관점으로 풀어내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 투명성(transparency)은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게 아니다. “회사가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는 만큼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게 Katie의 정의다. 그래서 직원 ENPS 코멘트는 “Katie was terrible at that company meeting” 같은 거친 코멘트까지 전부 공개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성과로 해고됐다면 그 사유는 공개하지 않는다. 그 정보는 회사의 정보가 아니라 그 개인의 정보이기 때문이다. 투명성을 한 단어로 ‘다 공개’라고 받아들이는 사람과 이 정의를 가진 사람은 운영의 결이 완전히 달라진다.
  • 해고 사유를 팀에 공유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그 사람이 다른 회사에 가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다. 둘째, 사유를 가끔만 공개하면 공개하지 않을 때마다 사람들이 실제보다 더 나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일관되게 ‘우리는 이런 종류의 정보는 공유하지 않는다’고 정해두는 게 낫다. “그게 당신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어떻게 처리되길 원하시겠어요?”라고 물으면 사람들은 대체로 납득한다고 한다.
  • HubSpot은 IPO 이후에도 모든 직원을 상장 회사의 미공개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지위(designated insider)로 만들고 정보의 속도(velocity)를 유지했다. 일반적인 회사라면 변호사와 뱅커들의 조언에 따라 정보 공유를 조였을 일이다. 결과적으로 직원들은 “mini MBA를 받는 느낌”이라고 했다. 반직관적인 투자이지만,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라는 수확으로 돌아왔다. ‘다른 회사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 우리도 그렇게 하자’는 주장은 사실 가장 약한 주장이다.
  • 개인이 한 말은 절대 옮기지 않는다. 대신 패턴화된 피드백(thematic feedback)은 옮긴다. 이게 Katie가 정의하는 CPO의 핵심 통화다. “경영진 사이에 이런 우려가 있다”는 말은 하되, “누가 그런 말을 했다”는 말은 안 한다. 한 번이라도 내가 한 말이 그대로 옮겨졌다고 느끼면, 그 사람은 다시는 나에게 오지 않는다. 정치를 하지 않는 CPO를 만드는 건 도덕성이 아니라 신뢰(trust)라는 화폐를 잃지 않겠다는 운영 원칙이다.
  • Failure Forum에서는 “내 최대 약점은 너무 열심히 일하는 것” 같은 가짜 실패는 금지였다. 진짜 실패만 올라간다. VP of Product가 단상에 올라가서 “고객 론칭을 망쳐서 고객지원팀을 3일간 마비시켰고, 고객에게 사과하는 만큼이나 우리 서포트 팀에게도 사과한다”고 말한 게 가장 좋은 예다. 이런 겸손은 빡빡한 인재 시장에서 비대칭적 충성도(disproportionate loyalty)를 만든다. 그리고 이 자리는 임원이 먼저 타석에 서야만 작동한다. 위에서 시범을 안 보이면 그냥 형식적인 자리가 된다.
  • Frequent flyer에 주목하라. 한 번씩 불평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렇다. 조명, 책상 온도, 식이 제한 — 누구나 한두 가지에 대해 까다로운 의견이 있다. 거기에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도 많다. 진짜 신호는 ‘여덟 번 중 다섯 번 어떤 이슈가 터질 때마다 거기 있는 같은 사람’ 패턴이다. 그게 frequent flyer다. 사소한 불만 자체가 아니라, 누군가가 회사 안에서 사소한 불만들을 영속적으로 만들어내는 패턴이 진짜 문제다.
  • 입사 첫 주의 톤이 이후의 성과에 대한 선행지표(leading indicator)다. 신입 트레이닝 마지막 날 “개선 가능한 18가지 관찰사항”을 메일로 보내는 사람은 보통 3~6개월을 못 버틴다. 반면 “트레이너분 정말 훌륭했고, 다음번엔 이 세 가지가 추가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쓰는 사람은 다르다. 둘 다 피드백이지만, 사람이 새 환경에 들어왔을 때 디폴트로 어디로 기우는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다르다. Katie는 신입 첫 주 컴퓨터 셋업 instruction을 잘 따르는지조차 후일 sales rep의 성과/리텐션 leading indicator였다고 말한다.
  • 불평(Complaining) 대 해결(Fixing)의 비율을 보라. 어느 조직에나 ‘75% 불평, 25% 해결’ 비율로 일하는 사람이 있다. 비율을 인지하는 것 자체가 매니저의 일이다. 그리고 또 하나 — 새 회사에서 끊임없이 ‘at my last company we did X’를 읊어대는 사람도 위험 신호(red flag)다. 과거 경험에서 배우는 것과, 자기 이력서에 의존하는 것은 다르다.
  • Berrygate 사건. HubSpot에서 직원 복지로 신선한 베리를 제공했는데, 베리 소비량이 헤드카운트보다 비선형적으로 늘어난다는 finance 차트가 만들어졌다(!). 임원진이 모여 ‘우아한 해법’을 찾았다. 베리를 빼고 스무디 바를 열자! 고객도 와서 마실 수 있고, 스무디는 고객 이름을 따 만들고, 건강에 좋고, 무알코올 옵션도 된다.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회의 끝나고 자리에 돌아오니 내부 메신저에서 폭발이 났다. “직원 의견 수렴이 없었다”, “베리는 통째로 먹어야 식이섬유가 더 들어가는 거 모르냐”, “CFO는 왜 타운홀을 안 열었나” 같은 토론이 길게 이어졌다. Katie는 여기서 평소답지 않게 톤을 잡았다. “전사에 묻고 결정하지 않을 겁니다. 위너와 루저가 있는 결정을 할 거예요. 그리고 지난 45분간 이 채널에서 베리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면, 일이 부족한 겁니다.” 흥미로운 건, 이 강한 메시지가 가장 충성도 높은 직원들에겐 결집의 신호(“rallying cry”)가 됐다는 점이다. “드디어 누가 말했다. 사소한 불만을 권리처럼 여기는 분위기(“entitlement issue”), 진작에 짚었어야 했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 Protein vs Sugar. 위의 Berrygate 에피소드가 알려주는 진짜 운영 원리다. People 리더의 임팩트는 ‘어떤 불만에 귀 기울일지’ 분류 능력에서 나온다. 문화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일, 우리가 이기는 데 방해되는 일, 진짜 갈등은 protein이다 —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 베리에 대한 동요는 sugar다. 그런데 무서운 건 sugar 불만에는 ‘좋은 사람들도 끼어든다’는 점이다. 좋은 사람이 끼었다는 이유로 sugar를 protein으로 격상하면, 진짜 protein을 다룰 시간이 사라진다. (덧붙여 — 일이 충분히 빡세면 sugar 분쟁은 자연 감소한다는 게 그녀의 관찰이다. 사내 정치는 일이 부족할 때 생기는 부작용에 가깝다는 MacInnis의 관점과 거의 같다.)
  • 해고(layoff)는 90일짜리 이벤트가 아니라 2~2.5년 가는 후유증(hangover)이다. 보드 멤버가 Katie에게 처음 이 말을 했을 때, 그녀는 “우리는 빠른 조직이라 그것보다 짧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틀렸다. 초기 충격, 그 다음의 생존자 죄책감(survivor guilt), 그리고 ‘다음 라운드(해고 이벤트)가 또 올 것 같다’는 잠재적 두려움 — 이 세 단계는 회사 속도와 거의 무관하게 같은 시간이 든다. 그래서 해고는 일회성 비즈니스 결정이 아니라 다년에 걸친 문화적 결정이다. 인력 계획을 짤 때, 정규 인력과 외주/유연 고용 인력을 어떻게 섞을지 결정할 때, 이걸 맨 뒷주머니에 두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해고를 결정한 임원은 그 영향을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거리’에 자기 자신을 두어야 한다 — Katie는 해고 영향받은 사람 누구든 1:1로 욕할 수 있는 면담 시간(office hours)을 만들었다.
  • 인력 계획(headcount planning)은 본질적으로 어수선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라. Katie 본인도 “HCP를 정말 잘하는 조직에 있어본 적이 없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AI 에이전트까지 들어오면 더 어수선해진다. 그래도 도움이 되는 세 가지 — (1) 인원수가 아니라 일부터 정의한다. (2) 같이 일하는 재무팀과 사업팀 사이에 ‘무슨 일이 어떤 수준으로 끝나야 하는지’에 대한 책임선이 있어야 한다. (3) 사람을 한 명 추가할 때마다 ‘오너십이 흐려질 가능성’도 같이 추가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지해야 한다. 헤드를 늘릴수록 프로세스 원칙(discipline)도 한 단계 늘려야 하는 이유다.
  • Federal vs State 모델로 가라. 레벨링, 타이틀, 보상 가이드라인 같은 건 federal(전사 공통)이어야 한다. 그 안에서 개별 사람을 누가 어느 레벨에 두는지는 state(부서장)이 결정한다. ‘각자 알아서 해, 나중에 정리하자’는 가장 어수선한 결과로 직진하는 길이다. Harvey는 약 300명 시점에 leveling exercise를 했다. 8,000명에 하나 300명에 하나, 누가 하든 똑같이 어수선하다는 게 그녀의 관찰이다. 자기 정체성을 건드리는 일이라서 그렇다. 그래서 더더욱 시점은 ‘덜 어수선한 시점’보다 ‘앞으로 더 커지기 직전’에 잡는 게 합리적이다.
  • 보상 체계(incentive) 설계는 단순함이 이긴다. 임원 보상이든 전사 보너스 프로그램이든, 변수가 6개로 늘어나는 흔한 패턴이 있다. ‘게이밍을 막으려고 변수를 더 많이 만든다’는 건 사실 환상이다 — 더 복잡할수록 게이밍 여지가 더 많아진다. Katie가 본인이 매번 하는 훈련은 보드와 함께 ‘각 변수의 실패 시나리오(failure mode)가 뭔가’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보너스 구조에는 보통 top line / bottom line 외에 창의적 옵션이 별로 없다. 그러면 “각 변수가 망할 때 우리는 어떤 트레이드오프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더 정직한 출발점이 된다. 그리고 이 맥락에서 직관에 반하는 관찰 하나 — 대부분의 매니저는 자기 자신을 위해 인센티브를 게이밍하지 않는다. 자기 팀(first team)을 위해 lobbying한다. 그래서 promotion calibration이나 보상 결정에서의 진짜 문제는 ‘개인 이기주의’가 아니라 ‘부서 이기주의’다. 이걸 헷갈리면 통제 메커니즘을 잘못된 곳에 설치하게 된다.
  • 평가 조율(calibration) 회의에는 원문 그대로의 발언(verbatim)을 들고 가라. 추상적인 ‘우리는 고성과 문화(high-performance culture)를 추구한다’ 토론은 누구의 행동도 바꾸지 못한다. Katie가 매 사이클마다 하는 것 — 익명화한 실제 리뷰 한 장을 띄워놓고 “이 사람이 지난 사이클에 어떤 등급을 받았을 것 같으세요?”라고 묻는다. 동등한 부담을 위해 본인 조직의 한 명을 의도적으로 포함시킨다. 그러면 임원들이 “지난 사이클에 우리 팀에 이걸 그냥 넘어갔다”는 걸 자각하는 겸손해지는 순간이 생긴다. 성과 관리(performance management) 이론서에서 가져온 추상이 아니라, 자기 조직에서 작년에 매니저들이 실제로 쓴 발언 — 이게 행동 변화의 가장 강한 입력값이라는 게 그녀의 운영 관찰이다.
  • 새 임원이 합류하면 6주 전에 짠 계획부터 다시 본다. Harvey가 최근 Anique Drumright(전 Rippling/Loom/Uber, 현 Chief Product Officer)을 영입했을 때, Katie가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는 그녀와 이틀간 붙어서 ‘6주 전에 짠 인력 계획이 그녀가 보기에도 여전히 유효한가’를 다시 검증한 것이었다. AI 시대의 연간 계획(annual plan)은 빠르게 낡는다 — Katie 본인도 합류 5주 차에 이미 다음 분기를 위한 재계획을 돌리고 있다. 매번 처음부터 다시 짜는 건 아니다. 다음 분기를 위해 어디를 조정할지만 정한다. 연간 계획이 ‘1년에 한 번 정해두는 것’이라는 가정 자체가 지금 시점에선 위험하다.
  • 디렉터 → VP 전환의 핵심은 운영 체계(operating system)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흔히 뽑히는 답 — “이전보다 1:1을 더 많이 한다” — 이 사실 틀린 답(wrong answer)이다. VP가 됐는데 1:1만 늘어났다면 직무가 ‘더 큰 디렉터’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옳은 변화는 1:1을 줄이고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것 — 실무자(IC) 인터뷰는 안 하고 매니저 인터뷰에만 집중한다거나, 매니저들이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하도록 도구를 만들어준다거나. 디렉터가 직속 매니저들에게 캠프 카운슬러처럼 말하기 시작하면 그 자체가 천장이다.
  • VP → CXO 전환의 핵심은 두 가지 — 자기 인식(self-awareness)과 자기보다 잘난 사람을 채용하는 능력이다. VP가 되면 “어, 나 이거 좀 잘하는 것 같은데”라는 자각이 생긴다. 그 시점부터 칭찬을 흡수하고 비판을 거르는 필터가 자동으로 켜진다. 이게 깨지지 않으면 임원이 못 된다. 그리고 자기보다 더 잘하는 사람을 일부러 데려오는 능력은, 어느 직급보다 임원에게 결정적이다.
  • 매니저는 그 분야에서 가장 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단단해야(technically sound) 한다. ‘나 엔지니어로 몇 년 하다가 그 뒤로는 평생 매니저였다’는 식의 직업적 관리자(professional manager)는 안 된다. 본인이 관리하는 사람들의 직무 전문성(craft)에 대해 위협이 되는 대화(dangerous conversation)를 할 수 있을 만큼은 알아야 한다. Principal/Staff 엔지니어와 동등하게 기술 토론(shop talk)을 할 수 있는 수준 — 그게 임계치다. 본인이 더 잘하는 것과는 다르다.
  • 좋아함(Liked) 또는 존경(Respected) —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이게 Katie가 매니저를 정의하는 가장 단순한 프레임이다. 가장 존경받는 코치들은 좋아함보다 존경받음을 택했다. Jordan은 좋은 친구는 아니었지만 좋은 팀메이트였다 — 매 연습마다 동료들을 더 낫게 만들려고 굴었다. 그게 고약한(disagreeable) 사람과 어려운 동료의 차이다. 결정적 순간에 Steve Kerr에게 패스할 줄 아는가, 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뛰는가 — 이 두 가지가 ‘함께 일하기 어렵지만 같이 가는 사람’과 ‘그냥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을 가른다.
  • 어색함의 여왕(Queen of Awkwardness)이 되어라. People 리더의 일은 어색한 침묵을 견디는 일이다. “Do you think that was your best work out there?”라고 묻고, 그 다음 침묵에서 도망치지 않는 것. “잘했어요”라고 말하는 게 비교할 수 없이 쉽다. 그래서 대부분의 매니저가 그쪽을 택한다. 어색함에 머물러서 “아니라고 생각하고, 이유는 이거고, 같이 어떻게 더 잘 할지 그려보자”고 끝까지 가는 능력 — 그게 혹독함(demanding)과 보살핌(caring)을 동시에 하는 사람의 운영 기술이다.
  • 자기 성과 평가(performance review)를 8년간 팀에 공유했다. 일부 가린(redact) 채로. 본인이 잘했다고 평가받은 것과, 본인이 더 잘해야 한다고 평가받은 것 모두. 팀에게 자기 개선 영역을 솔직히 말해달라고 요구하려면 본인부터 그래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다. 임원이 자기가 못한 일을 길게 적어 공유하는데 그 밑의 사람이 “저는 딱히 못한 게 없는데요”라고 말하면, 그 자체가 자기 인식(self-awareness)의 부재다.
  • 임원의 타율은 .400이면 최상위권(best-in-class)이다. Katie가 CPO로 승진하고 나서 가장 어렵게 배운 것 중 하나는 완벽주의(perfectionism)를 내려놓는 일이었다. 학생 시절부터 그녀는 다 잘하던 사람이었다. 임원이 되니 게임이 달라진다. 매 회의마다 home run을 칠 수 없다. “그 미팅은 미스였어요, 더 잘했을 수 있었어요” 같은 평가를 받아들이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능력이, 사실 임원으로서의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결정한다. 그리고 이건 Katie가 본인 자신에 대해서도, 자기 팀에 대해서도 통용시키는 기준이다. 모든 게 잘되어야 한다고 가정하는 People 리더가 가장 빨리 번아웃에 빠진다.
  • CEO와 의견 충돌(disagree)하는 법은 같은 장기 목표(long-term goal) 위에서 의견 충돌하는 것이다. Katie가 Winston(Harvey CEO)과 가장 자주 의견이 갈리는 지점은 ‘속도’다. 어디로 갈지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갈지. 같은 종착지(destination)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의견 충돌을 안전하게 만든다. 메커니즘도 합의해뒀다 — Winston은 즉시 소리지르는(yell) 걸 좋아하고, Katie는 본인 잘못이면 하룻밤 자고 처리하는 게 필요하다. 무엇에 대해 의견 충돌하는지뿐 아니라, 어떻게 의견 충돌하는지에 대해 합의가 있어야 한다.
  • 보드 미팅은 그냥 또 하나의 접점(touchpoint)이다. 가장 중요한 결정에 대해 보드가 미팅에서 처음 자료를 보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Katie의 운영 원칙은 ‘회의는 정리의 자리이지 발견의 자리가 아니다’이다. 큰 안건은 미리 보드 멤버 개별로 시드하고, 의견을 받고, 다른 포트폴리오 회사의 사례를 묻고, 그 모든 입력을 반영한 추천안을 회의에서 정리한다. 회의는 ‘the meeting’이 아니라 ‘a touchpoint’다. 신임 CPO가 자주 빠지는 함정은 ‘회의 자체에서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이의 관계가 회의의 결과를 결정한다. (그리고 본인이 처음 CPO가 됐을 때 보드 멤버 Lorrie Norrington이 eBay CHRO에게 shadow시켜준 사례 — 새 CPO가 가져야 할 첫 행동은 ‘아는 척’이 아니라 ‘도와달라는 요청’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 보드와의 관계가 다른 임원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 CRO나 CTO도 물론 보드와 깊은 관계를 갖지만, CPO에게는 어색한 이중 관계(dual relationship)가 있다. 공개회사의 보상위원회는 CEO를 포함한 임원진 보상안을 정하는데, 그 추천을 만드는 사람이 그 임원진의 일원인 CPO다. 자기 보스의 보상안 토론 한가운데 앉아 있는 셈이다. 승계 계획(succession planning)도 마찬가지다 — 노미네이션 위원회와 함께 ‘현 임원진이 다음 단계에 적합한가’를 토론할 의무가 있다. 그게 본인의 동료 임원들이다. 이 이중 충성(dual loyalty)을 깔끔하게 운영하지 못하면 CPO 역할 자체가 무너진다. 그래서 비즈니스 감각보다 ‘구조적 윤리’ 감각이 이 자리의 결정적 자질이라는 게 그녀의 입장이다.
  • 승계 계획(Succession planning)은 ‘버스에 치이면?’이 아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승계 계획을 비상 대비처럼 다룬다 — “CEO가 갑자기 사라지면 누가?” Katie의 정의는 정반대다. “1년 뒤, 3년 뒤, 10년 뒤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 역량(leadership skillset)은 무엇이고, 지금 우리에겐 그게 있는가?” 이 질문은 비상이 아니라 전략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면, 임원 채용은 자연스럽게 ‘지금의 갭’을 메우는 작업이 된다. CPO의 가장 껄끄러운 책임 중 하나는 보드와 CEO 앞에서 “지금 우리 임원진은 다음 단계의 회사를 운영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본인 포함”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게 가능하려면 신뢰가 미리 쌓여 있어야 한다.
  • Resort has to match the brochure. 인터뷰에서 약속한 것이 입사 후 실제 경험과 맞아야 한다는 뜻이다. Harvey의 문화는 “intense but reasonable”이다 — 9-to-4 회사가 아니지만, 출산휴가나 진료 예약은 진심으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사과 없이 그렇게 말한다. Katie는 흥미롭게도 Amazon이 ‘좋은 문화(good culture)’를 가진 회사라고 본다. 그들이 치열한(cutthroat) 환경이지만 인터뷰부터 그걸 명확히 한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나쁜 건 장밋빛 환상(unicorns and rainbows)을 광고해놓고 들어오니 치열한 곳이다. 자기가 어떤 회사인지 명확히 말할 수 있는가 — 그게 대부분의 문화 문제의 진짜 시험대다.
  • “AI로 어떤 프로세스를 제거하거나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가.” Katie는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People 리더는 1.5년 안에 도태될 거라고 말한다. AI를 개인 용도로만 가끔 쓰고 업무에 안 쓰고 있다면 이미 한참 뒤처져 있다는 뜻이다. 그녀가 드는 구체적 예 — Harvey에서 한 팀원이 자발적으로 만든 스크립트로 성과 평가를 5분만에 끝낸다, 온보딩 15단계를 3단계로 줄이는 게 새로운 기준이다, JD 작성은 Vault로 자동화한다. 핵심은 ‘기존 프로세스를 어떻게 빠르게 만들지’가 아니라 ‘없앨 수 있는 프로세스를 찾아서 없애는 것’이다.

이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가장 많이 멈췄던 지점은 두 가지:

  • 하나는 ‘신뢰가 화폐다(Trust as Currency)’라는 점. CPO 일을 ‘직원 경험을 좋게 만드는 일’로 정의하면 결국 보모 국가(nanny state)로 흐른다. ‘비즈니스 아젠다를 People 관점으로 푸는 일’로 정의하면 정치하는 임원으로 흐를 위험이 생긴다. 이 둘 사이를 가르는 건 Katie가 말하는 신뢰(trust) 한 단어다. 개인이 한 말은 절대 옮기지 않는다는 단순한 운영 규칙. 한 번이라도 어기면 다시는 회복 안 되는 통화. 이게 있어야 직원에게도 임원진에게도 같이 솔직할 수 있다. 한 쪽에 솔직해지자고 다른 쪽 신뢰를 깨는 순간, CPO 자리는 그냥 정치 자리가 된다.
  • 다른 하나는 혹독함(demanding)과 보살핌(caring)이 같은 일이라는 주장. 표면적으로는 모순처럼 보이지만, “나는 당신에게 더 높은 기대를 갖고 있고, 당신이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메시지를 어색함을 감수하고 직접 전달하는 것 — 이게 진짜 보살핌이라는 정의는 설득력 있다. 좋아함을 택하는 매니저는 5년 뒤의 그 사람의 성장을 자기 임기(timeline) 안에서 거래하는 것에 가깝다. 존경받음을 택하는 매니저만 5년 뒤에 “그때 그 피드백 기억나세요”라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더 — Katie가 운영자로서 가진 ‘차이의 인식’이다. 어떤 불만은 protein이고 어떤 불만은 sugar다. 어떤 매니저는 혹독하고(demanding) 어떤 매니저는 그냥 고약하다(disagreeable). 어떤 투명성(transparency)은 신뢰를 만들고 어떤 투명성은 그냥 정보 노출이다. 어떤 사람은 frequent flyer이고 어떤 사람은 그저 한 번 까다로운 의견을 가진 사람이다. 이런 차이를 명확히 분류하는 능력이 People 리더의 직무 전문성(craft)의 본질에 가까워 보인다.

기차가 제시간에 달리는 것과 회사가 이기는 것 — Katie가 자기 COO 역할을 정의하는 두 마디다. 이 두 가지를 People 운영의 직무 전문성 위에서 풀어내는 사람이, 이 시대에 점점 경영의 중심에 서는 이유는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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