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1/ 마음의 질서를 유지하는 기본적이고 규칙적인 일은 어려운 시기를 버틸 힘을 준다. 마음이 흐트러지면 가난과 고통도 배가된다.

2/ 스물 여덟이란 이른 나이에 프로축구에서 은퇴하고 생활이 어려워졌지만 그 힘든 상황에서도 내겐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었다. 생활 리듬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었다. 생활이 불규칙해지면 생각도 흐트러진다.

3/ 청소하는 시간은 나에게 사색의 시간이다. 생각을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지난 일들을 돌아본다. 마치 산책과도 같고 때론 참선과도 같다. 반복되는 동작 속에서 물결치던 마음은 고요히 정돈되고,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몰랐던 질문의 해답들이 우물처럼 차오른다.

4/ 집이 잡다한 것들로 채워지는 순간 시간과 열정을 허투루 쓸 확률도 높아진다. 소유한다는 것은 곧 그것에 소유당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착각한다. ‘내가 무엇을 소유한다’라고. 하지만 그 소유물에 쏟는 에너지를 생각하면 우리는 도리어 뭔가를 자꾸 잃고 있는 것이다.

5/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만 파악할 수 있다면 그 나머지는 모두 부차적이라는 걸 저절로 깨닫게 된다.

6/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의 문제,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선택, 그런 건 내 삶에는 자리하지 않았다. 나 자신에게 좋은 것이 진짜 좋은 것이다.

7/ 돈에 내 인생을 다 빼앗기지 말고 진짜 내 인생을 누릴 시간도 벌어야 한다. 그 시간에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이 공차기이면 그 시간에 공을 차면 된다.

8/ 교육이라는 말에는 ‘가르치다’를 넘어 ‘기르다’란 뜻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를 가르치는 데서 끝날 게 아니라 선수로, 사람으로 길러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내가 중시한 것은 축구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이다. 축구를 잘 하려면 운동능력 하나로는 어림없다. 운동능력이라는 재능을 뒷받침해 줄 ‘성실한 태도’와 ‘겸손한 자세’가 겸비되어야 한다.

9/ 아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해하고 어떤 걸 좋아하는지만 생각하면 불안함과 초조함이 차오를 틈이 없다. 욕심이 차면 그 틈새로 따라 붙는 것이 불안과 초조이다. “네가 행복하면 됐다.” 이 마음이면 충분한 것이다.

10/ 지속적으로 사랑하고 열망하고, 그걸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렇게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중요한 건 여기에 있다. 그 마음 안에 있다.


¶ 출처: 손웅정,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수오서재, 2021 (책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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