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망할 때까지 주식 투자를 하는 이유

1/ 개인투자자 집단은 정보의 비대칭성과 가격견인력의 부족, 비합리적 확증 편향, 고빈도 매매행태로 투자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2/ 개인투자자가 주식 투자에 실패하게 되는 과정은 세 단계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단계에서 개인투자자는 ‘초심자의 행운’을 통해 금융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 두 번째 단계에서는 개인투자자는 본격적으로 자본을 투입하고 규모를 늘리지만, 과신 편향확증 편향에 빠진다.
➔ 세 번째 단계에서는 투자종목의 실적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지만 투자자는 몰입상승 편향에 빠진 채 ‘물타기’ 기법을 써서 손실규모를 키운다.

3/ 첫 단계에서 개인투자자는 초보일수록 스스로 ‘잘 모른다’라는 무지를 인정함에 자연스럽게 위험을 회피하며, 비교적 확실한 투자처에서 입수한 정보만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한다. 대박을 바라거나 허황한 꿈을 꾸지도 않는다. 대다수 개인투자자는 장이 좋을 때, 주가가 오를 확률이 높은 시기에 입문한다.

4/ 두 번째 단계에서 과신 편향은 대다수 사람이 자신의 능력과 지식에 대해서는 실제 그런 것보다 높게 평가하고, 위험과 악재가 닥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실제 그런 것보다 낮게 평가하는 행태와 연관된다. 주위에서 아무리 숱한 투자실패사례를 봤음에도 ‘나는 가능하다,’ 내지 ‘나는 실패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5/ 확증 편향에 빠진 개인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한 종목 혹은 전체 시장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악재의 영향을 최소화해 평가한다. 투자는 성공할 것이란 믿음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만 취사선택하고, 자신의 믿음을 거스르는 정보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객관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며,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해석하는 것이다.

6/ 몰입상승 편향이란, “어떤 판단이나 의사결정이 잘못된 것임을 알게된 후에도 이를 취소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는 현상”이다(이른바, ‘매몰비용 효과’). ‘물타기’ 매매기법은 매수한 주가보다 낮은 금액에서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개별 종목에 투입한 자금의 규모가 커질수록 손실의 위험도 따라서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증가된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판단하여 자금을 더 투입하게 되는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7/ 처분효과(disposition effect)란 이익에 대한 실현을 손실에 대한 처분보다 선호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손실을 내고 있는 종목보다 이익을 안겨주는 종목에 대한 실현을 더 빨리 하는 개인투자자의 행태를 설명한다.

8/ 주가의 과거 추이를 참고한 개인투자자가 가격이 오른 주식은 곧 떨어지게 될 것이란 두려움을, 반대로 내린 주식은 곧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 성향이 있다(이른바, ‘평균회귀mean reversion’). 이 때문에, 상승추세의 시장에서는 주가가 곧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수익을 빠르게 실현하여 극대화하지 못하고, 하락장의 경우 떨어진 주식도 곧 오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손실 확정의 시기를 지연하여 손실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

9/ 금융시장은 아무리 고수라도 ‘한 방’에 망할 수 있는 세계다. 10번 거래를 해서 7번 수익을 봐도, 세 번의 거래에서 7번의 매매를 통해 얻은 수익 이상의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손실확정력의 부족이다. 손실 확정이란, 진입한 주식 혹은 파생상품이 음의 수익률을 보일 때, 청산거래를 통해 남은 투자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투자에 입문한 이라면 늘 명심해야 할 투자의 ‘기본 중의 기본’으로 꼽힌다. 하지만 ‘승률이 높은’ 개인투자자일수록, 손실확정에 취약한 경향이 있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여기는 투자자일수록, ‘자신의 예상대로 회복 될 것이다’는 믿음으로 손절을 꺼린다는 것이다.

10/ 개인 전업투자자들은 금융시장에서 개인투자자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부분적으로나마 간파(partially penetrate)’한다. 이들은 개인투자자가 성공하기 힘든 심리적 이유와 금융시장에서 정보의 격차, 작전세력, 공매도·세금 등 제도적 측면에 대해서도 잘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 적극적으로 맞서 구조를 바꾸기보다는, 그 안에서 어떻게 하면 다른 경쟁자를 ‘이겨’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에 관해 골몰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점점 더 많은 수의 개인투자자가 금융시장에 유입되고, 마침내 퇴출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 출처: 김수현, ⟨개인투자자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를 하는가? — 서울 매매방 개인 전업투자자의 꿈과 금융시장 간파⟩, 서울대학교 인류학 석사학위논문, 2019. (책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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