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자의 경영권을 지키는 복수의결권주식 제도가 도입됐다.
어제(2023년 4월 27일) 대한민국 국회 본회의에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일명: 벤처기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제 대규모 투자를 받은 비상장 벤처기업의 창업주는 복수의결권주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 스타트업의 대규모 투자 유치 과정에서 보유 지분이 희석되는 창업주가 자신의 경영권을 지키고자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생겼기 때문이다.
- 상법상 주식회사 주주의 “의결권은 1주마다 1개”로 한다는 주주 평등 원칙의 예외이기 때문이다. (유일한 예외는 아니다. 의결권 없는 주식이란 것도 있다.)
이번에 통과된 의안 원문에서 제시한 적용 요건은 이렇다:
- 벤처기업 확인 받은 비상장 주식회사 중에 일정 규모 이상 외부 투자를 유치한 기업이 적용 대상이다.
- 외부 투자로 인하여 창업주가 보유한 지분율이 30% 미만이 되는 등의 경우에만 적용된다.
- 1주마다 최대 10개의 복수의결권이 인정된다. 존속기간은 최대 10년이다.
- 위와 같은 복수의결권주식 발행에 관한 사항을 회사 정관으로 정해야 한다.
- 위 정관 변경 및 복수의결권주식 발행에 대한 결의는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3 이상의 수로써 하여야 한다.
이미 대규모 외부 투자를 유치한 상황에 있는 기존 스타트업에서 활용도가 높을지는 의문이다.
- 어차피 스타트업 투자자들은 창업자와 팀을 신뢰하기에 투자를 결정했을 것이고(이미 우호적인 지분이란 이야기), 또 반대로 투자자들이 우호적이지 않다면 정관 변경이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러나, 이제부터 새로 설립되는 회사들은 이야기가 다르다. 이제는 회사 정관에 복수의결권주식 발행에 관한 사항이 필수적으로 포함될 거라 예상된다. (나중을 위해서라도 미리 넣어둘 것이기 때문이다.)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도입에 관하여 더 읽고 싶다면,
- 우선,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가서 벤처기업법 개정안 원문을 확인하고,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낸 보도자료를 읽어보자.
-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도입이 ‘한국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숙원’이었다고 쓴 기사가 있다. 컬리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 6.25%를 언급하며 꼭 필요한 제도라고 설명한다.
- 한림대 법학과 정병덕 교수가 쓴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주식에 관한 연구가 있다.
- 복수의결권주식 도입이 헌법∙상법상 문제 없다는 권재열 경희대 법전원 교수의 기고가 있다.
- 복수의결권주식이 허용되면 복수의결권이 부여되지 않은 기타주식들은 사실상 우선주나 다름없게 되고, 역설적으로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과연 그럴까?)
- 경실련의 단호한 반대의견: “복수의결권은 정작 벤처기업 육성에는 효과 없고, 재벌 세습에 악용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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