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제품이 좋다고 하고, 담당자는 내부에서 이야기해 보겠다고 합니다. 미팅도 계속 잡힙니다. 다만 누가 예산을 승인하고 언제 계약할지는 아직 모릅니다.
이런 세일즈 딜(거래)가 잘되고 있는지 판단하려면 고객의 말과 행동 중 무엇이 구매로 이어질 근거인지 살펴야 합니다.
존 맥마흔(John McMahon)은 PTC, 지오텔(GeoTel), 블레이드로직(BladeLogic) 등에서 영업 조직을 이끌었습니다. Masters of MEDDICC 5화, Software Sales Formula 241화에서 그는 거래의 성사 조건과 계속 추진할 가치를 검증하는 일(qualification)을 구체적인 문답과 사례로 설명합니다.
맥마흔은 고객의 거절을 일찍 듣고 싶다고 말합니다.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이유를 알아야 부족한 조건을 보완할지, 다른 거래에 시간을 쓸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의와 구매를 추진할 힘을 구별한다
고객 내부에서 신뢰와 영향력을 바탕으로 구매를 추진하는 사람을 챔피언(champion)이라고 합니다. 자금 사용에 재량이 있고 구매를 최종 승인할 사람은 경제적 구매자(economic buyer)입니다. 맥마흔은 챔피언을 확보했다는 영업사원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이 고객사를 접촉해 온 지 얼마나 됐습니까?” “6개월입니다.”
“챔피언이 생긴 지는요?” “4개월입니다.”
“경제적 구매자는 만나 봤습니까?” “아니요.”
“그럼 챔피언이 없는 겁니다. 그건 코치입니다.”
(How long have you been calling on this account? Six months. How long have you had a champion? Four months. Have you met the economic buyer? No. You don’t have a champion. It means you have a coach.)
코치(coach)는 내부 사정과 정보를 알려 주는 조력자입니다. 맥마흔은 넉 달 동안 챔피언이 있었다면서 경제적 구매자를 만나지 못했다는 답을 듣고 그 분류를 고칩니다.
영업사원에게 넉 달은 관계를 쌓았다는 근거입니다. 맥마흔은 그 기간에 구매를 결정할 사람에게 접근했는지를 확인합니다. 오래 만났다는 설명으로는 그 관계가 구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가령 담당자가 제품을 좋아하고 내부에서 잘 이야기해 주겠다고 했으니 챔피언을 확보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 보고를 확인한 사실과 미확인 사항으로 나누면 아직 무엇을 근거로 삼을 수 없는지 드러납니다.
| 항목 | 고쳐 쓴 보고 |
|---|---|
| 확인한 사실 | 담당자는 제품에 호의를 보였고 내부에서 이야기하겠다고 했습니다. |
| 미확인 사항 | 실제로 누구와 어떤 논의를 했는지, 예산 결정에 어떤 영향력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 다음 행동 | 담당자를 통해 예산 결정에 관여하는 사람을 확인하고, 그 사람과 도입 목적을 논의할 자리를 요청합니다. |
예산의 유무와 배정 가능성을 나눠 본다
맥마흔은 저장장치나 노트북처럼 기존 예산 항목이 있는 제품과 고객이 한 번도 사 본 적 없는 제품을 구분합니다. 새로운 제품에는 편성된 예산이 없으므로 기존 예산의 배분을 바꿀 이유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이때 경제적 구매자를 찾는 기준은 직함보다 자금 사용의 재량입니다. 정해진 예산을 집행하는 사람인지, 새로운 용도에 예산을 배정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새로운 업무용 소프트웨어의 시연을 본 담당자가 처리 시간은 줄겠지만 올해 쓸 예산이 없다고 답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 답만으로는 구매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아직 해당 예산 항목이 없는 것인지, 예산을 배정할 필요가 없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그 차이를 확인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질문 예시입니다. 고객의 답에 따라 더 확인할 내용과 만날 사람이 달라집니다.
| 확인할 내용 | 사용할 수 있는 질문 | 판단에 필요한 근거 |
|---|---|---|
| 사업에 미치는 영향 | 현재 처리 지연 때문에 어느 업무나 목표가 영향을 받고 있습니까? | 편리함을 넘어 해결할 사업 문제가 있는지 |
| 지출의 우선순위 | 현재 추진 중인 다른 과제들과 비교하면 이 문제의 우선순위는 어느 정도입니까? | 지금 예산을 배정할 이유가 있는지 |
| 예산 배정 권한 | 새 항목에 예산을 배정하려면 누구와 어떤 절차로 논의해야 합니까? | 배정을 결정할 사람과 논의할 경로가 있는지 |
제품이 업무를 편하게 해 준다는 동의와 그 문제를 다른 과제보다 먼저 해결하겠다는 결정은 다릅니다. 예산이 없다는 답을 누가 어떤 논의 끝에 했는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무 담당자가 현재 편성된 예산을 설명한 것인지, 배정 권한자가 투자 우선순위를 정한 것인지에 따라 성사 가능성을 다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판단을 바꿀 질문은 일찍 확인한다
맥마흔이 채용한 이탈리아 영업사원 카를로가 페라리에서 하루 종일 회의를 하고 나온 저녁입니다. 해가 기울고 차들이 빠져나가는데, 맥마흔이 확인된 사실과 아직 답을 모르는 질문들을 짚어 줍니다.
돌아보니 카를로는 이미 정문으로 다시 걸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질문들의 답을 지금 받아 오려던 참이었습니다. 이탈리아어로 하면 훨씬 빠르다는 이유였습니다.
그에게는 그냥 호기심이 아니라 긴급한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He didn’t just have curiosity. He had an urgent curiosity.)
하루 종일 회의했다는 사실과 구매를 판단할 만큼 알게 됐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영업활동에 쓴 시간만으로 거래에 대한 확신을 높이면 이 차이를 놓치게 됩니다.
맥마흔은 준비된 영업사원을 증인을 신문하는 변호사에 빗댑니다. 상대를 미리 연구하고 정밀한 질문을 던져 고객이 자기 문제를 직접 인정하게 한다는 설명입니다. 대화 도중 다음 질문을 짜내느라 바쁘면 고객의 답을 충분히 듣기 어렵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카를로는 제품에 적대적인 사람에게도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되물었다고 합니다. 맥마흔은 그 반응을 상대의 판단을 실제로 이해하려는 태도로 설명합니다.
반대 이유를 확인하면 대응할 수 있는 조건인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가령 고객이 기능은 좋지만 지금 도입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지난 소프트웨어 도입 때 자료 이전과 직원 교육이 운영팀에 몰려 이번에도 같은 부담을 질까 우려한다고 답합니다.
그 답을 듣고 할인 조건을 꺼낸다면 구매를 막는 사정은 그대로 남습니다. 어떤 작업이 부담이었고 누가 관여했는지 확인했다면, 전환에 필요한 일을 함께 검토할 사람과 일정을 정할 수 있습니다. 그 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한 뒤에야 거래를 계속 추진할 근거도 구체화됩니다.
성사 가능성과 성사 시점을 따로 판단한다
추진할 가치가 있는 거래라도 이번 분기에 계약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맥마흔은 일정 기간 안에 성사될 거래를 검토하는 실적 예측(forecast) 회의에서 그 근거를 묻습니다. 근거가 부족한 거래에는 지시가 뒤따릅니다.
실적 예측에서 빼세요.
(Take it off the forecast.)
10만 달러짜리 거래를 빼면 그 자리를 채울 다른 10만 달러짜리 거래를 가져오라고 합니다.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근거가 부족한 거래로 목표를 채웠다고 보고하지 못하게 합니다.
가령 이번 분기에 성사될 것으로 보고한 거래에서 다음 사실을 확인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사용 부서의 도입 의사와 고객의 구매 절차가 서로 다른 정보를 주는 상황입니다.
- 사용 부서는 도입을 원하지만, 예산 최종 승인자의 의사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계약 전에 필요한 보안 검토는 미착수 상태이고, 고객이 안내한 최소 소요 기간은 3주입니다.
- 분기 말까지는 2주가 남았으며, 검토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확인은 없습니다.
제공된 사실만으로 이번 분기 성사를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필수 절차의 소요 기간이 남은 기간보다 길고, 최종 승인 의사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고객이 제품을 원한다는 사실로 계약까지 남은 시간을 줄여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계속 추진할 가치는 별도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사용 부서가 원하는 효과와 예산 승인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보안 검토의 착수 조건과 이후 일정을 구체화합니다. 예측에서 빼는 판단은 거래를 포기하는 결정과 구별할 수 있습니다.
맥마흔은 분기가 열두 주 남았을 때 거래를 제외하는 것과 이틀을 남기고 예측이 무너지는 것을 비교합니다. 일찍 드러나면 부족한 조건을 보완하거나 다른 거래를 찾을 시간이 남습니다. 나쁜 소식을 즉시 알려 달라는 요구도 리더가 상황에 개입할 시간을 확보하려는 것입니다.
곁들이기 · MEDDPICC가 확인하는 것
MEDDPICC는 여러 사람이 관여하는 기업 구매의 성사 조건을 여덟 항목으로 확인하는 틀입니다. 이름은 각 항목의 머리글자를 딴 것입니다.
항목 구체적으로 확인할 내용 M · 성과 지표(Metrics) 매출 증가, 비용 절감, 처리 시간 단축 등 수치로 확인할 도입 효과 E · 경제적 구매자(Economic Buyer) 예산 배정과 구매를 최종 승인할 수 있는 사람 D · 의사결정 기준(Decision Criteria) 성능, 보안, 가격,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등 제품 선택 기준 D · 의사결정 절차(Decision Process) 누가 제품을 평가하고 어떤 순서로 구매를 승인하는지 P · 계약 체결 절차(Paper Process) 업체 등록, 계약 조건 협의, 서명까지 남은 단계 I · 문제와 영향(Implicate the Pain) 현재 문제가 초래하는 비용·지연·위험과 해결을 미룰 때의 영향 C · 내부 지지자(Champion) 조직 안의 신뢰와 영향력을 바탕으로 구매를 추진하는 사람 C · 경쟁(Competition) 다른 제품, 자체 개발, 기존 방식 유지 등 고객이 택할 수 있는 대안 기존 MEDDIC에 계약 체결 절차(P)와 경쟁(C)을 더한 형태입니다. I는 문제 파악(Identify Pain)으로도 설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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