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변호사로서 고객 중심으로 일하는 법

기업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은 “리스크를 줄이는 것”에 집중한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GC(General Counsel, 법무 총괄)에게 요구되는 건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성장을 가속화하는 법무이다. Intercom과 Front에서 법무팀을 처음부터 구축해온 Adam Glick은 이 과제를 “고객 중심”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다.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내변호사로서 어떻게 고객 중심으로 일할 수 있을지 함께 살펴보자.


고객이 없다면 법무팀도 없다

Adam Glick은 이렇게 말한다.

“Without customers, there is no legal department.”

많은 사내변호사들이 협상, 리스크 관리, 소송 대응을 본업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Adam은 빠르게 성장하는 B2B SaaS 기업에서는 법무팀이 성장을 촉진하는 부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회사를 지키는 방패가 아니라,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촉매제(enabler)라는 것이다.

소송 변호사에서 테크 기업 GC로

Adam은 전형적인 길을 걷지 않았다. 대형 로펌 출신도 아니었다. 그는 커리어 초반 소송 전문 로펌에서 형사·민사 사건을 맡았다. 하지만 몇 년 만에 이런 자각을 했다.

“I just quickly realized that I did not want to litigate for a living. I absolutely found the practice to be far too combative; it was a constant tug of war with the other side, too much motion work. I just did not see myself being a litigator for the next 30 or 40 years of my career.”

즉, 지속적인 대립과 모션(motion work: 각종 신청서 작성·공방 업무)에 매몰된 소송 생활은 평생의 직업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때마침 2000년대 초반, 실리콘밸리에서는 첫 번째 기술 붐이 일어나고 있었다. Adam은 테크업계로 방향을 틀었고, 대형 소프트웨어 회사의 라이선스 컴플라이언스 매니저로 입사했다. 고객사들의 계약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역할이었다. 인기 있는 직책은 아니었지만, 이것이 곧 한 스타트업의 첫 사내변호사 제안으로 이어졌다.

고객 중심적 GC의 철학

Adam이 강조하는 고객 중심 접근은 크게 세 가지다.

  • 고객은 회사의 생명줄
    고객사와의 계약이 아무리 치열해도, 관계를 존중하고 장기적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그는 Intercom에서 엔터프라이즈 고객과의 협상에 “three, four, five, six, nine, or even twelve months”를 매달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일단 계약이 성사되면 장기적으로 회사의 핵심 고객이 되었다고 회고한다.
  • 내부 고객도 고객이다
    “Don’t forget about your internal clients.”
    세일즈팀, 제품팀, 엔지니어링팀은 법무의 내부 고객이다.
    법무는 “No”라고 답하기보다, “here’s another way we can do this properly”라는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
  • 성장과 리스크의 균형
    “To be successful as a legal leader at a high-growth company, aligning the level of risk with the objectives of the business is paramount.”
    성장을 위해 감수할 수 있는 리스크와 절대 감수할 수 없는 리스크를 구분하고, 전자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고객 획득에서 법무가 할 일

전통적으로 법무팀은 거래 후반부, 계약서가 오간 뒤에 등장한다. Adam은 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I subscribe to the theory that a legal department should be involved with customer acquisition much earlier; ideally, when the sales team begins to discuss the ‘legal element’ of the transaction.

  • 초기 개입: 세일즈 초반부터 법무가 함께해야 고객의 오해를 줄이고 협상을 매끄럽게 만든다.
  • 교육적 접근: 고객이 조항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삭제하려 한다. 미리 배경을 설명하면 불필요한 삭제를 막을 수 있다.
  • 관계 구축: “Strong relationships with a customer’s legal counsel has its benefits — I can streamline negotiations in advance by picking up the phone or sending a simple email.

Intercom에서의 경험

Intercom에 합류했을 때 그는 회사의 첫 Head of Legal이었다.

  • 고객이 늘면서 계약 규모와 복잡성이 커졌고, 그는 계약 프로세스를 재설계해 속도를 높였다.
  • 데이터 프라이버시 규제가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We take that obligation very seriously, and we have built robust security measures to protect this data”라고 강조하며 GDPR 대응을 총괄했다.
  • 동시에 그는 마케팅, People, 엔지니어링 등 여러 부서와 협력하며 “성장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필요한 법무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네트워킹과 멘토십

Adam은 네트워킹과 멘토십을 고객 중심 철학의 연장선으로 본다.

  • 네트워킹은 진정성 있는 호기심과 존중에서 출발해야 한다.
  • 멘토십은 단순 조언이 아니라, 상호 배움과 우정으로 발전한다.
  • 그는 IPO 경험이 있는 GC와의 만남에서, “Zoom 회의 → 커피 미팅 → 저녁 자리”로 이어진 관계를 통해 깊은 멘토십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팀 빌딩과 리더십

Intercom에서 법무팀을 처음부터 세우며 Adam은 이런 원칙을 세웠다.

  • 30·60·90일 플랜: 첫 분기에는 비즈니스 이해, 전략 목표 파악, 전사 관계 구축에 집중.
  • 채용 기준: “Do they have subject matter expertise? Or do they have the ability to learn quickly?” 그리고 문제 해결력·EQ.
  • 솔루션 지향성: 법적 문제에 대해 단순히 “불가”라고 말하는 변호사가 아니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인재를 원했다.
  • 최종 단계에서는 커피 미팅을 통해 “do we like each other, do we get each other enough to work well together?”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했다.

정리: 사내변호사로서 고객 중심으로 일하는 법

  • 존중(Respect): 고객과 내부 팀 모두와의 관계에서 존중을 잃지 않는다.
  • 솔루션(Solutions): “No” 대신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다.
  • 관계(Relationships): 네트워크, 멘토십, 신뢰가 법무 리더십의 자산이다.

Adam Glick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사내변호사로서 고객 중심으로 일한다는 것은, 곧 비즈니스와 사람을 연결하는 리더가 된다는 것이다. 법무팀은 성장을 늦추는 장벽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성장을 촉진하는 촉매제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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