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은 세계를 정복했는데, 왜 K-Software 글로벌 성공 사례는 드물까

BTS와 블랙핑크가 빌보드 석권하고, 김치와 불고기가 전 세계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동안… 왜 소프트웨어(특히 B2B)에서는 Salesforce, SAP, Slack 같은 글로벌 성공 사례가 나오지 않았을까?

팀 멤버들과 스몰톡 하다가 나온 토픽이었습니다. 저희는 한국에서 시작해서 글로벌에서 성공한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팀이기에 이 토픽으로 열띠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일하는 방식’의 표준화와 B2B 소프트웨어

생각해보면, B2B 소프트웨어는 단순한 기술 제품이 아닌 ‘일하는 방식’에 대한 표준과 규범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이 성공한 이유는 뛰어난 기술력뿐 아니라 특정 업무 영역에서 효과적인 ‘방법론’을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문화권에서 검증하여 글로벌 표준으로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Salesforce 제품도 잘 보면 그냥 고도화된 엑셀, 스프레드시트 같습니다. 하지만, 창업자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는 오라클에서 글로벌 영업 조직을 관리하며 얻은 보편적인 영업 관리 방식을 제품에 녹여냈습니다. 이른바, 더 모델(The Model) 입니다.

Salesforce를 도입하는 건 단순히 세일즈 프로세스의 효율화가 아닙니다. 더 나은 세일즈 전략, 방법론, 패러다임의 도입입니다. 이들이 제시한 것은 단순한 도구(tool)가 아닌 새로운 일하는 방식(way), 뉴 패러다임 입니다.

글로벌 표준 vs. 한국의 상황

여기서 한 가지 조심스러운 생각을 나눠볼까 합니다. 글로벌 B2B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그들이 속한 국가가 ‘자신들의 방식을 표준으로 생각하는 마인드셋’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이나 독일 같은 국가들은 자신들의 비즈니스 방식이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방식이 표준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판매하고, 확장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주로 외부에서 들어온 표준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입장이었기에, 스스로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 내는 데 익숙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습니다.

한국은 종종 “소프트웨어 불모지”라고 불리는데, 실제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GDP 대비 작은 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잘 한다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크지 않고, 해외 진출우선순위도 높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은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었을가요?

한국의 비즈니스 문화는 꽤 독특한 측면이 있습니다. 빠른 실행과 결과 중심의 빨리빨리 문화, 위계적 조직 구조, 관계 중심의 의사결정 등이 한국 기업의 특징이죠.

흥미로운 점은 한국 기업들이 ERP나 CRM 같은 시스템을 도입할 때, 글로벌 표준 프로세스를 따르기보다는 자사 업무 관행에 시스템을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우리 회사 방식에 소프트웨어를 바꾸자”는 생각이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고도의 커스터마이제이션). 그 결과 각 기업마다 요구사항이 달라 국내 SW업체들은 맞춤형 개발(SI)에 치중하게 되었고, 범용 패키지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이 뿌리내리기 어려웠습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한국 대기업들이 자체 IT 계열사(예: 삼성 SDS, LG CNS 등)를 통해 사내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쓰는 관행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잠재적 큰 고객사들이 외부 소프트웨어 기업에 시장을 열어주지 않아서, 국내 SW기업이 내부 시장에서 성장해 해외로 나갈 기회를 잡기 어려웠던 측면도 있습니다.

희망적인 변화의 바람 그리고 AI

최근에는 상황이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Cloud와 SaaS 트렌드가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설치형 SW를 일일이 해외에서 영업·구축해야 하던 시대와 달리, 웹 기반 SaaS로 서비스를 제공하면 국경을 넘어 손쉽게 소프트웨어를 수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 한국의 젊은 스타트업들은 태생부터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며 “시작부터 글로벌하게”를 기치로 삼고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작은 내수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애초부터 다국어 지원, 글로벌 규제 고려, 해외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을 염두에 둔 설계를 한다는 것입니다.

초기부터 글로벌 투자자들과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국제적인 팀을 구성하며, 한국적 특성과 글로벌 표준을 적절히 융합하는 방식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매우 희망적 입니다. 한국 내수 시장이 녹록치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요.

이에 더해서 최근의 AI 기술의 폭발적인 진보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산업의 판도를 재편하는 역사적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B2B 소프트웨어 강자들도 다시 출발선에 서서 AI와 함께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시점에 AI를 중심으로 설계된 새로운 ‘일하는 방식’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다면, 한국 소프트웨어에도 전례 없는 기회의 창이 열린 거라 생각됩니다.

채널톡: 비즈니스의 본질로서의 고객 상담

채널톡은 고객과 대화하는 고객 상담 및 CRM이 결합된 B2B SaaS를 개발하면서, 새로운 ‘일하는 방식’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닌, 비즈니스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의 변화를 담고 있습니다.

채널톡의 핵심 철학은 “고객 상담이 비즈니스의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고객 상담을 귀찮고 성가신 업무, 비용 부서(Cost Center)의 일로 여기지만, 저희는 그것이 오히려 비즈니스의 시작과 끝이라고 믿습니다. 고객과의 대화는 단순한 민원 대응을 넘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고, 제품을 개선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활동입니다.

이런 철학은 저희 제품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고객과의 대화를 쉽고 효율적으로 만들면서도, 그 대화에서 얻은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비즈니스 전체에 연결하도록 돕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부터가 고객 중심(Customer Driven)으로 일하고 있고, 저희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에 고객 중심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제품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B2B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독특한 비즈니스 문화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다양한 문화권에서 수용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와 프로세스를 발견하고 구현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고객과의 대화’야말로 그런 보편적 가치라고 정말로 믿습니다.

특히, 채널톡에게 AI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닌 ‘고객과의 대화’라는 우리의 핵심 철학을 더 깊이 실현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AI를 통해 기업이 고객과 더 깊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돕고, 그 대화에서 추출된 인사이트를 비즈니스 전체에 더 효과적으로 순환시킬 수 있습니다. 단순히 AI 챗봇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AI의 협업을 통해 고객 중심 비즈니스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채널톡을 한국 최초로 글로벌 B2B 소프트웨어 성공 사례로 만들겠다는 꿈이 있습니다. 당연히 쉽지 않겠지요. 그래서 이 꿈을 함께 이뤄갈 동료들이 필요합니다. 저희 팀의 여정에 동참해서 멋진 역사를 함께 쓰고 싶다면 ⟩⟩ 채널톡 채용 공고 를 확인해보시고, 지원해주세요.



Discover more from PARKSEHEE BLOG

Subscribe to get the latest posts sent to your email.

Posted in

댓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