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9두59349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사실관계
- 근로자 A와 기업 B가 체결한 근로계약에는 ‘근로자는 일근제로 9시부터 18시까지 근무하고, 수습기간 3개월 중 문제가 있는 경우 기업이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으며, 주휴일과 근로자의 날만을 휴일로 인정하고, 상기 내용에 없는 사항은 현장직 복무규정 등에 따른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음.
- 기업 B의 취업규칙인 현장직 복무규정 제15조는 ‘현장직 일근직 사원의 근로시간은 현장의 특성에 맞추어 정하고, 회사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근무시간이 변경되는 경우 이를 사전에 통보하여야 하며, 사원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무시간 변경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규정하였음.
- 근로자 A는 만 1세, 6세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 근로자였고, 출산 및 양육을 이유로 초번 근무(교대제 근로자들의 근무전환시간 또는 휴게시간 동안 공백을 방지하기 위하여 매월 일정 횟수로 오전 6시부터 오전 3시까지 근무하는 것)는 면제 받고(대신 영업관리팀장이 초번 근무를 수행하였다), 공휴일에는 다른 팀의 일근제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연차휴가를 사용하였음.
- 이후, 근로자 A는 본채용 평가에서 초번 근무를 거부하고 공휴일 및 근로자의 날에 무단 결근을 하였다는 이유로 근태 항목에서 50점 가까이 감점되어, 기업 B로부터 ‘정식채용 부적격 대상이 되어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받았음.
- 중앙노동위원회는 위와 같은 기업 B의 근로자 A에 대한 본채용 거부통보를 부당해고로 인정하는 재심 판정을 하였음.
- 원심은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에서 휴일로 규정한 날은 근로 의무가 없으나, 초번 근무 및 공휴일 근무의 경우에는 근로자 A가 근무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기업 B의 위와 같은 본채용 거부통보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판단하였음.
대법원의 판단
- 근로계약과 취업규칙에 따라, 근로자 A는 원칙적으로 초번 근무 지시를 이행할 의무가 있고, 공휴일은 근로계약상 휴일이 아니므로 근로자 A에게 원칙적으로 근무 의무가 인정되며, 기업 B가 근로자 A에게 공휴일 근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근무를 지시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음.
- 그러나, 부모의 자녀 양육권은 헌법상 중요한 기본권으로서, 남녀고용평등법은 이를 법률로써 구체화하여 근로자의 양육을 배려하기 위한 국가와 사업주의 의무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음. 특히, 사업주는 육아기 근로자(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는 근로자)의 육아를 지원하기 위하여 업무 시간 조정, 연장근로 제한, 근로시간 단축, 탄력적 운영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음. 따라서 사업주는 그 소속 육아기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배려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함.
- 사업주가 부담하는 배려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근로자가 처한 환경, 사업장의 규모 및 인력 운영의 여건, 사업 운영상의 필요성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함.
- 시용기간 중 근로자 해고 또는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해당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함(대법원 2003다5955, 대법원 2002다62432 등).
- 근로자 A는 기업 B에서 약 8년 9개월 동안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여 온 숙련된 근로자로서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를 갖는바, 근로자 A의 입장에서는 본채용 거부통보가 실질적으로 수년간의 고용이 종료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가지므로, 본채용 거부통보의 합리적 이유와 사회통념상 상당성 판단은 신규 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보다 다소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함.
- 기업 B의 여건, 인력 현황 등을 고려해 보면, 기업 B에게 공휴일 근무와 관련해 육아기 근로자인 A에 대하여 일∙가정 양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기대하는 것이 과도하거나 무리라고 보이지 않음. 수년간 지속하여 온 근무 형태를 갑작스럽게 바꾸어 보육시설이 운영되지 않는 공휴일에 매번 출근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근로자 A의 자녀 양육에 큰 저해가 되는 반면, 기업 B의 경영상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는 어려움.
Takeaways
- 시용기간 중 근로자 해고 또는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 체결 거부는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와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갖추어야 함.
- 고용승계에 따라 수습기간이 시작된 근로자의 경우, 해당 근로자의 입장에서 본채용 거부통보는 실질적으로 수년간의 고용이 종료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가지므로, 본채용 거부통보의 합리적 이유와 사회통념상 상당성 판단은 신규 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보다 다소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함.
-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사업주는 그 소속 육아기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 배려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근로자가 처한 환경, 사업장의 규모 및 인력 운영의 여건, 사업 운영상의 필요성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함.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