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업 창업의 꿈을 가진 사람은 백종원 골목식당만 볼 게 아니라 이 드라마도 꼭 보셔야 합니다.
매일 식당 열어야지 손님 받아야지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직원들은 서로 싸우고 욕하고 소리 지르고 이와중에 전기 나가고 수도관 터지고 스토브 불 붙고 소스통 쏟고 음식 엎고 칼에 썰리고 찔리고…
더 해볼까요. 식당 하는데 돈 대 준 삼촌이 와서 돈 갚으라지, 밀린 대금과 또 밀린 세금 내야지, 세금 안 내면 압류한다지, 위생 감독 나오면 대응해야지, 가게 밖에서 사람들 싸우지, 가까스로 안정을 찾았나 싶으면 사건 사고가 터집니다.

끔찍할 정도로 혼란스럽고 시끄럽고 엉망진창인 이 부엌에서 제정신을 유지한다면 그게 더 비정상 같습니다. 셰프들은 극도로 신경질적이고 예민하고 불안합니다. 담배와 진통제와 우울증과 불면증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매일 같이 식당 문을 열고 재료를 손질하고 썰고 자르고 굽고 끓이고 튀기며 정신 없는 하루를 보냅니다. 서로를 비난하고 공격하지만 그러면서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내고 또 하루를 버텨냅니다.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는 일은 당연히 쉽지 않습니다. 전쟁 같은 하루 장사를 마감하고 바닥과 부엌에 달라붙어 때를 벗기고 청소하는 셰프들의 모습은 오늘이야 어쨌든 또 다시 내일의 전투를 준비한다는 고유한 의식(儀式)으로 보였습니다.

폭발하거나 쓰러지거나 두 선택지 밖에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셰프들은 성장하고 식당은 발전합니다. 그러면서 스스로와 서로를 다시 발견합니다. 동지애, 전우애, 우정, 동질감, 유대감, 직업의식, 정… 무엇을 갖다붙여도 좋습니다. 둘러 앉아 함께 패밀리 밀(family meal)을 먹는 이상, 그들은 가족입니다.
떠나간 가족을 보내주고, 새로운 가족을 찾는 일. 어쩌면 모든 인간이 겪어야 할 과정을 시카고의 한 작은 식당을 배경으로 보여주는 드라마, 더 베어 (The Bea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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