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서 행복과 보람을 찾기 vs. 그러지 않기

일은 정말 중요하다. 일은 생계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자아실현의 수단이기도 하다. 시간으로만 봐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있고 그 안에 온갖 희노애락이 있으며 다양한 관계가 맺고 끊어진다.

그래서, 일에서 행복과 보람을 찾는 것? 좋은 얘기로 들린다. 그러나 누가 나에게 일에서 어떤 행복과 보람을 얻고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답하기가 좀 어렵다. 아주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일에서 행복과 보람을 찾지 않는다.

처음부터 그랬냐면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행복과 보람이 일에서 얻어야 할 궁극적인 가치는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때때로 그 말들이 그저 현재 몸 담고 있는 조직을 떠나기 위한 그럴싸한 구실처럼 작동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일에서 얻는 행복과 보람, 멋진 말이다. 하지만, 일은 잘 했느냐 못 했느냐만이 있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은 좋은 성과를 낸단 뜻이고, 좋은 성과를 낸단 뜻은 목표를 초과 달성한단 얘기다. 그 목표를 정의하고 합의하고 조율하는 것 또한 일의 일부이다.

나의 삶에서 행복과 보람은 오롯이 가족에게 있다. 아내와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그들로부터 삶의 보람을 얻는다. 언젠가 아내가 “엄마는 아빠의 이런 점을 존경해,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하고 아이들에게 말해주는 걸 들은 적이 있었는데, 나는 더 바랄 것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을 통해 인류 공영의 아주 숭고한 가치를 이룰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직 그 정도의 비전과 미션을 찾진 못했다.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조직이 성장하고, 멤버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게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일에서 무언가를 끊임 없이 추구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게 행복과 보람은 아니다. 그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일에서 행복과 보람. 그건 열심히 상자를 두드리다 두드리다 버섯 대신 얻어 걸리는 보너스 별 같은 아이템이다. 버섯을 먹었으면 되었지 별을 먹기 위해 게임을 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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