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를 뒤에서 움직이는 로비스트들

Fortune의 Jessica Mathews가 발행하는 뉴스레터 Term Sheet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읽었습니다. 워싱턴 D.C. 만큼은 아니겠지만, 실리콘밸리에도 놀랄 정도로 많은 수의 로비스트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요.

대표적인 예가 젠 카(Jen Kha). 그는 우리가 a16z로 줄여 부르는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의 IR 헤드를 맡고 있고요. 네이선 어커트(Nathan Urquhart). 그는 뉴욕 헤지펀드인 코아츄(Coatue)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둘 다 등록된 로비스트(registered as lobbyists) 입니다.

베인 캐피털(Bain Capital) IR 팀에도 세 명의 로비스트가 있고, 아폴로 매니지먼트(Apollo Management)에는 아홉 명의 등록된 로비스트가 있다고요. 제너럴 아틀란틱(General Atlantic), 제너럴 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 그리고 인사이트 파트너스(Insight Partners) 역시 로비스트를 고용했습니다.

VC들이 로비스트를 고용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2011년부터 캘리포니아주법에 따라 CalPERS(California Public Employees’ Retirement System,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 CalSTRS(The California State Teachers’ Retirement System, 캘리포니아 교직원 연금) 같은 캘리포니아 연기금(年基金, pension funds)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려면 회사에 등록된 로비스트가 있어야 한답니다.

캘리포니아 연기금은 운용 요건이 더욱 엄격하기 때문에 예전에는 a16z가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하는데 최근에서야 a16z도 캘리포니아 연기금 쪽 자금을 모집하고 싶어했고, a16z 역사상 처음으로 CalPERS로부터 4억 달러를 유치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CalPERS는 미국에서 가장 큰 연기금이라고요.

미국 로비스트 제도를 깊이 아는 건 아니지만, 로비스트로 활동하려면 등록을 해야하고, 활동 내역을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로비 활동은 인간 사회에서 불가피한 것이니 어차피 할 거라면 숨기지 말고 공개적으로 하라는 취지로 이해됩니다.

반면, 한국은 로비스트가 공식적으론 없지요. 법률사무에 가깝다고 봐서 변호사만이 합법적으로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부 대형 로펌에서는 입법 컨설팅팀이 있기도 하고요. 기업에도 대관, 대외협력, GR (Government Relations) 같은 업무 영역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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